[NI인터뷰] ‘부라더’ 마동석 “후배 배우, 나이 다른 친구라 생각…버릇없게 하지도 않아”
[NI인터뷰] ‘부라더’ 마동석 “후배 배우, 나이 다른 친구라 생각…버릇없게 하지도 않아”
  • 승인 2017.10.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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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의 시대가 왔다. 기획부터 참여했던 ‘범죄도시’가 관객수 500만을 넘겼고, ‘부라더’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극장가에 두 편의 마동석 주연작이 동시에 걸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데뷔 초기 “배우를 하기엔 몸이 너무 크다”, “역할에 제한이 있다”는 말을 들어오던 마동석은 어느새 액션과 코미디 모두를 아우르는 주연배우가 됐다.

11월 2일 개봉을 앞둔 마동석, 이동휘 주연의 ‘부라더’는 뼈대 있는 가문의 진상 형제가 100년간 봉인된 비밀을 밝히는 코미디 영화다. 마동석은 유물발굴에 빠진 철없는 형 석봉 역으로 ‘범죄도시’와는 180도 다른 캐릭터를 선보인다. 이전 작품들에서 코믹한 모습을 종종 선보였던 마동석은 ‘부라더’를 통해 대놓고 코믹연기를 펼친다. 영화에는 마동석의 큰 체격만이 할 수 있고 유도되는 웃음들이 있다. 동생 주봉으로 분한 이동휘는 마동석의 누워있는 모습을 대사로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큰 웃음을 자아낸다.

“원작인 ‘형제는 용감했다’에서도 형이 덩치가 커요. 그 설정을 가져온 거죠. 극 중에 이동휘 씨가 절 보고 애드리브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진짜 웃겨서 겨우 참았어요. 후배들도 나이가 다른 친구라 생각해요. 저도 어려서 한국에서 태어났으니 서로 간에 예의는 지키지만 편하게 해요. 그리고 동생들이 버릇없게 하지도 않아요. 합은 미리 감독님과 상의하고 계획대로 했어요. 이마를 치는 장면 같은 건 동선을 정확히 맞춰놓고 하는 거죠. 코미디가 의외의 것이 나와도 재미있지만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해야 돼요. 그렇게 해도 실패하는 경우가 있죠. 준비는 그걸 최소화하는 노력인 것 같아요. 드라마에 집중할 수 있게 웃긴 부분은 호흡과 타이밍을 완벽히 준비하는 게 중요해요.”

‘부라더’는 대책 없이 웃기는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후반부로 전개될수록 진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다. 마동석은 가장 공을 들인 장면으로 극 후반부 감정이 터지는 신을 꼽았다. ‘부라더’의 시나리오가 들어왔을 당시 로맨틱코미디 영화도 함께 제안을 받았던 마동석은 따뜻한 가족이야기에 더욱 끌려 ‘부라더’를 선택했다. 집안이 기울어 미국행을 택했던 마동석은 일찍이 돈을 벌고 가장 역할을 해야 했다. 생계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막연하게 보일 수 있는 배우의 꿈을 키운 마동석은 영화 속 석봉의 심정을 십분 이해했다.

“저는 집안도 꾸려야하고 쌓인 빚도 갚아야 했지만 마음은 이해할 수 있어요. 석봉은 보물을 찾아 다녔는데 이뤄지지 않는 뜬구름을 잡는 상징 같은 거잖아요. 저에게 연기도 그렇게 볼 수 있어요. 원래 경찰시험을 준비하다 운동을 했는데 그러면서도 막연하게 배우를 꿈꿨으니 뜬구름 잡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싶었죠. ‘록키’를 보며 영화배우를 꿈꿨어요. 교회에서 성극을 하면서도 영화가 하고 싶었고요. ‘대부’, ‘스카페이스’도 대단하지만 저의 심장을 움직인 건 ‘록키’였어요.”

   
 

무명의 실베스터 스탤론을 스타로 만들어준 ‘록키’는 실베스터 스탤론 본인이 시나리오를 쓰고 주연으로 참여한 영화다. 공교롭게도 마동석 역시 ‘범죄도시’를 비롯해 다수의 작품에 기획으로 참여하고 있다. 개봉을 앞둔 ‘원더풀 고스트’, 현재 촬영 중인 ‘챔피언’ 등도 모두 마동석이 기획에 참여한 작품들이다.

“배우를 하면서 기획에 생각이 있었는데 쉽게 말할 수 없었죠. 무슨 일이든 도전할 때 조용히 시작하는 편이에요. 전문회사처럼 하는 게 아니라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하는 거죠. 계약할 사람은 하기도 해요. 웹툰으로 기획하는 경우도 있어요. 제작이나 연출은 제 분야가 아닌 것 같고 기획정도예요. 기획도 물론 콘셉트를 잡아가는 중요한 과정이지만 영화에서 글을 직접 쓰고 연출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100kg에 육박하는 몸무게에 시선을 압도하는 근육을 지닌 마동석의 별명은 아이러니하게도 ‘마블리’다. 마동석은 자신의 별명에 관해 “아직 어색하다. 학생들이 ‘마블리’라고 외치는데 ‘그래’라고 답하면 인정하는 게 된다. 그건 정말 이상하다. 그래서 그냥 ‘아아’ 이렇게 답한다”며 민망한 듯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강인한 인상이 대중에게 사랑을 받지만 극의 중심으로 들어가 얼굴을 알리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여러 가지 했어요. 게이역도 하고 많이 했는데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건 비슷한 캐릭터라서. 예전에는 행인8 같은 걸로 시작했어요. ‘천군’이라는 영화에서 배역이 커서 다른 영화를 할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싶었는데 다시 단역을 계속했죠. 겨울에 민소매 차림으로 12시간씩 기다린 적도 있어요. 생활도 어려웠는데 당시에는 어차피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입장이니 단역이라도 여러 편 하자는 생각이었죠. 전 이전에 경험이 없으니 많이 쫓아다니면서 단역하고 조연하고 저예산 영화 주인공하고 멀티캐스팅 주연을 했어요. 하면서 연기가 열정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어요. 내공도 필요하고 전체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도 느꼈고 에너지를 조절하는 법도 배웠어요. ‘범죄도시’ 같은 경우가 첫 상업영화 주연 같아요.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계획이나 계산이 없었어요. 캐릭터가 겹치기도 하고 이번처럼 코미디가 나오기도 하는 거죠. 그런 건 계획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순서대로 찍어도 개봉이 뒤바뀔 수도 있는 거고요.”

   
 

역할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받던 큰 체력과 강한 인상은 그를 통쾌한 액션과 독특한 유머 코드를 동시에 선사하는 독보적인 배우로 만들어줬다. 최근 체격을 키워 더욱 강해보이는 마동석이지만 실제로 그는 크고 작은 부상들로 매일 진통제를 먹어야 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미국에서 운동하던 시기에는 120kg까지 나갔고 십몇 년을 살았어요. 한국에 들어와서 모두가 연기하기 힘들 거라고 했어요. 배우는 유연하고 말라야 한다고 해서 90kg까지 뺐어요. 촬영을 안 하고 쉴 땐 100kg이에요. 90kg일 때는 통증으로 밤마다 깨요. 지금도 매일 약을 먹고 일주일마다 관절에 주사를 맞아요. 근육을 키워서 100kg이 되면 덜 아픈데 90kg일 때는 몸이 안 좋아요. 오른쪽 어깨는 뼈가 기형으로 자라서 연골을 찢고 있어요. 나중에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할지도 몰라요.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범죄도시’부터는 촬영 때도 100kg을 유지했어요.”

현재 그는 그가 기획에 참여한 영화 ‘챔피언’을 촬영 중이다. 팔씨름을 소재로 하는 영화에서 마동석은 전설의 팔씨름 선수 마크 역을 맡았다.

“건강할 때는 작은 대회도 나갔을 정도로 좋아하는 스포츠예요. 우리나라는 팔씨름이 놀이처럼 인식되는데 씨름처럼 기술이 있어요. 카자흐스탄이나 러시아에 가면 국기처럼 양성하는 학교도 있고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만들려는 노력도 있어요. 우리나라도 국가대표 선수가 있는데 이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많이 알리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