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①] 이동휘 “첫 주연작 ‘부라더’, 나무보다 숲 볼 수 있게 해준 작품”
[NI인터뷰①] 이동휘 “첫 주연작 ‘부라더’, 나무보다 숲 볼 수 있게 해준 작품”
  • 승인 2017.10.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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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시사회 때 감독님과 회사 직원들 사이에서 봐서 집중을 못 했어요. 제가 한 연기를 보고 웃기도 그렇고 울어도 주책으로 보일 것 같았어요. 나중에 극장가서 혼자 보고 싶어요. 원래 제가 나온 걸 잘 못 봐요. 더군다나 언론 시사회에서 처음 봐서 집중이 안 됐습니다.”

이동휘가 첫 상업영화 주연작 ‘부라더’로 취재진을 만났다. 다소 긴장한 듯 한걸음 떨어져 앉은 이동휘는 영화를 본 소감을 묻는 말에 나지막하게 답했다. 그의 이름을 알린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동룡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원작으로 한 ‘부라더’(감독 장유정)는 뼈대 있는 가문의 진상 형제가 100년간 봉인된 비밀을 밝히는 코미디 영화다. 마동석과 이동휘는 석봉, 주봉 형제를 연기하며 극을 이끈다.

“감독님이 드라마 ‘빨간 선생님’을 보시고 연락 주셨어요. 저는 코미디 장르라서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건 알겠는데 처음에는 주봉 캐릭터의 재미는 이해가 안 됐어요. 석봉은 뜬구름을 잡고 스스로 인디아나존스라고 말하며 계속해서 해프닝을 만들어내는데 주봉은 일에 대한 사명감과 절실함이 느껴져요. 하루하루 사는데 걱정이 많은 캐릭터라서 재미가 잘 표현될지 고민이 있었어요.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둘을 톰과 제리의 관계로 생각했어요. 기존 제 캐릭터는 밝고 걱정 없는 모습이 많았다면 이번에는 걱정이 많은 캐릭터라서 도전할 수 있는 부분도 있어서 참여하게 됐어요.”

‘부라더’의 장유정 감독은 뮤지컬 ‘김종욱 찾기’, ‘그날들’, ‘형제는 용감했다’ 등을 탄생시킨 스타 극작가이자 연출가이다. 감독은 원작의 탄탄한 구조적 강점을 유지하되 영화적 리듬을 가미하며 웃음과 감동을 이끌었다.

“감독님이 원작을 연출하셨던 분이라 원작에 대한 이해도가 이 세상 누구보다 완벽했어요. 7년의 준비 과정을 듣고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열정과 애정이 남다른 분이에요. 아무래도 공연을 하면 매번 같을 수 없잖아요. 그래서 생각이 많이 깨어있으세요. 이번에도 공연을 준비하듯 선배님과 감독님 셋이서 대사를 고쳐보고 많이 고민했어요.”

   
 

코미디 장르인 만큼 영화에는 폭소를 유발하는 장면들이 쏟아진다. 마동석과 이동휘가 티격태격하는 장면들은 애드리브인지 대본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 이동휘는 단순한 재미 유발보다 장면의 목적에 맞는 대사를 만들기 위해 부지런히 준비했다. 여기에 현장에서 나오는 신선한 애드리브가 더해지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

“애드리브는 현장에서 나온다기보다는 많은 감독님들이 프리 프로덕션과정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세요. 아무래도 현장에서 갑자기 애드리브를 많이 넣으면 이야기가 중심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그래서 미리 최대한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대사의 맛을 살리고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그동안 소통이 잘 되는 감독님들을 만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어요. 두 달의 프리 프로덕션 기간을 거치면서 대사를 고치고 연습했어요. 현장에서 나온 애드리브 같은 경우는 코미디를 의도했다기보다는 그 당시 느낌을 살린 게 많아요. 주봉과 석봉은 어려서부터 싸우고 지냈고 이불도 뺏고 장난도 쳤죠. 그래서 제가 이불을 덮은 상황에서 석봉이 장난으로 다리를 올렸다고 생각해서 짜증을 내면서 다리 내리라고 한 건데 모니터를 보니까 팔인 거예요. 준비를 한 대사는 아니고 현장에서 기적 같은 일이 생긴 거죠. 마동석 선배님이 옆으로 누워계신 모습도 처음 봤는데 태어나서 그런 장면을 처음 봤어요. 머리가 땅에 안 닿는 걸 보고 현장에서 애드리브로 대사를 쳤죠. 웃기려는 의도 보다는 신기한 나머지 말했는데 웃으시더라고요. 극장에서 보신 분들도 신기한 거죠. 마동석 선배님이 석봉이어야만 나올 수 있는 장면들이라 선배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이동휘와 마동석은 ‘베테랑’에 함께 출연했지만 호흡을 맞춘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동휘는  외모와 달리(?) 상냥했던 마동석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현했다.

“‘베테랑’ 쫑파티에서 처음 뵀어요. 촬영 중에는 못 만났는데 쫑파티 때 지나가시면서 ‘잘 봤어. 나중에 보자’라고 하셨는데 진짜 아트박스 사장님 같더라고요(웃음). 이렇게 영화로 다시 만날지 몰랐어요. 실제론 정말 조곤조곤 말씀해주시고 부드러우세요. 상상과는 너무 다르게 정말 편하게 해주시는 선배님이세요. 선배님 중에서도 가장 편하게 해주시고, 후배들에게 규율이나 태도로 문제 삼지 않으세요. 안 그래도 지킬 수밖에 없어요. 조화로운 관계라고 생각해요.”

20대 후반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데뷔했다. 단역과 조역을 거쳐 주연배우로서 작품에 임하게 된 이동휘는 ‘부라더’를 통해 새로운 책임감을 느꼈고 발전의 계기로 삼았다.

“처음에는 똑같이 작품하고 캐릭터를 완성하는 거라 생각했어요. 예전에는 촬영 중간에 투입되거나 제 분량에만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긴 호흡으로 가니까 새롭게 알겠더라고요. 나무보다 숲을 보고 주변을 둘러보게 됐어요. 책임감이 많이 생겼던 작품이라 저에게 큰 발전이 됐던 작품이에요.”

[NI인터뷰②]에서 계속.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 사진= 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