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①] ‘아버지가 이상해’ 이준 “호평 속 입대 아쉬움? 지금이 군대 갈 타이밍이라고 생각”
[NI인터뷰①] ‘아버지가 이상해’ 이준 “호평 속 입대 아쉬움? 지금이 군대 갈 타이밍이라고 생각”
  • 승인 2017.09.0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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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이상해’가 최고시청률 36.5%를 기록하며 호평 속 종영했다. 

현실을 반영한 사이다 대사들과 가족간의 따뜻한 사랑을 다루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던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중심이 됐던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안중희 역을 연기한 이준은 이번 작품을 통해 ‘아이돌 출신’ 딱지를 떼고 어엿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약 5개월의 길었던 여정에 마침표를 찍고 최근 휴식을 즐기고 있다는 이준은 “후련하다”는 종영 소감을 전했다.

“굉장히 후련하고 잠도 많이 잘 수 있어서 좋아요. 하루에 10시간 씩 자는게 목표에요. 사실 주말 드라마다보니 처음 시작할 땐 ‘편하게 찍을 수 있겠다’ 하고 경쾌하게 시작했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장소 이동도 많고 그러다보니 촬영이 없는 날이 거의 없더라고요. 많이 잘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못잤어요.(웃음) 그래서 요즘엔 잠을 많이 자고 있어요.”

   
 

‘안 배우’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5개월간 큰 사랑을 받아왔던 이준은 변한수 역의 김영철과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희노애락을 모두 겪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표현해냈다. 이에 이준 역시 “김영철 선배님과 함께 하는 신이 어려웠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김영철 선생님과 함께 붙는 신들은 어려움이 많아서 그런 신이 있을 때는 삶이 힘들었어요.(웃음) 감정연기 신들은 대본을 처음 받아봤을 때 부터 ‘잘 못할 것 같은데’하고 자신감이 없었고, 촬영 하면서도 힘들었어요.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제가 촬영이 끝난 후에 김영철 선생님이랑 함께 했던 감정연기가 굉장히 힘들었다고 하니까 김영철 선생님도 저랑 붙는 신이 제일 어려웠다고 하시더라고요. 다들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외에 능청스러운 신들은 굉장히 장난도 많이치고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했었죠.”

그 중에서도 이준에게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뭐가 더 할 것 없이 다 힘들었어요. 뭐가 더 힘들고 덜 힘들고 하는 건 없었고 전체적으로 중 후반부 쯤에 감정신이 많이 나왔는데 그 때가 예민했던 것 같아요. 특히 드라마는 순서대로 찍는 것이 아니다보니 하루에 5~6신 씩 찍어야 할 때도 있으니 그럴 땐 눈물이 더 이상 안 나올 때도 있더라고요. 정말 뭐만 하면 힘들 때였죠.”

아버지와의 복잡한 감정을 다루는 신이 어려웠다는 이준은 해당 장면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믿으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정신적으로 혼란이 컸어요. 대본을 받고도 자신이 없었고, 하면서도 자신이 없었는데 어쨌든 촬영을 했어야 했기 때문에 저 조차도 저를 못믿으면 그 신은 망해버리니까 최대한 자신을 믿으려고 했던 게 컸던 것 같아요. 하지만 김영철 선생님이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평소보다 편안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죠.”

   
 

이렇게 힘들었던 촬영 과정 덕분이었을까. 이준은 역대 자신이 연기했던 작품들 가운데 가장 큰 사랑을 받으며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신기하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고 그런데, 사실 이 작품을 더 열심히 했다거나 하는 건 아니였어요. 다른 작품들도 똑같이 임했는데 유독 이번에 팬 분들이 많이 생겨서 그런 점이 신기한 것 같아요. (아주머니 팬들도 많이 늘었겠다) 연령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팬카페 회원수가 2배로 뛰어서 그게 참 신기했어요. 아직 인기가 늘었다는 게 그렇게 강하게 와닿지는 않는데 최근 할머니께서 저희 집에 오셨다가 ‘너 때문에 내가 인기가 좋아졌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런 점에 있어서 ‘뿌듯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부분은 잘 모르겠어요.(웃음)”

앞선 인터뷰들에서 자신의 얼굴을 “멜로형 얼굴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던 이준이지만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안중희로 분했던 이준은 정소민과의 달달한 애정신을 누구보다 잘 소화해 냈었다.

“멜로 연기를 할 때도 모르겠고, 모니터를 봤을 때도 (잘 했는지를) 잘 모르겠지만 보시는 분들의 반응을 보면서 큰 힘을 얻었어요.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고요.(웃음) 제 멜로 연기에 100% 확신은 없었는데 연기를 해야했기 때문에 확신을 가지려 하면서 연기를 했었어요. 하면서도 ‘이게 맞을까, 틀릴까’ 하는 생각이 컸었는데 반응들을 보고 용기를 많이 얻었죠.”

변미영 역의 정소민과 우여곡절 끝에 연애를 시작하면서 촬영 쉬는 시간에도 집으로 찾아가는 등 알콩달콩한 면모를 보였던 안중희처럼 실제 이준 역시 ‘직진남’ 다운 연애 스타일인지 궁금해졌다.

“촬영 도중에 잠시 나가고 이런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에요.(웃음) 사실 저는 중, 고등학교 때 굉장히 열렬한 사랑을 했었어요. 특히 중학교 때는 ‘이 여자를 위해 죽어도 되겠다’는 생각으로 연애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신기한게 성인이 되고 나선 감정이 메마르게 된 것 같아요. 연애 뿐만 아니라 밥도 어릴 땐 되게 잘 먹었는데 성인이 되고나선 식욕이 뚝 떨어졌고… 사랑의 감정도 똑같이 ‘좋아한다’ 이런 느낌은 있지만 ‘사랑까지 느껴봤나’ 하는 의문이 들어요. 대신 아빠들이 퇴근했을 때 보이던 힘든 모습, 이런 것들이 많이 이해가 가요. 학생 때는 모르던 그런 감정들을 성인이 되면서 많이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이준의 연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과거 한 매체가 이준의 열애설 취재 중 이준의 김치볶음밥 먹는 모습만 보고 돌아왔다던 유명한 일화가 떠올랐다. 

“김치볶음밥이요? 제가 아니라 매니저 형이 좋아했던 걸 계속 같이 먹었던 거에요. 저는 배만 부르면 되니까 매니저 형이 주면 뭐든 다 먹거든요.(웃음) 그래서 그 때도 매니저 형이 좋아하는 걸 저한테 계속 줬던거고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김밥천국 브랜드는 굉장히 좋다고 생각해요.(웃음) 마땅히 먹을 곳이 없을 때 웬만한 지역에는 한 군데씩 다 있고, 어떤 메뉴를 시켜도 기본 이상은 하고 가격도 괜찮은데 품질이 참 좋거든요. 이번 촬영 할 때도 자주 가서 먹었어요.”

   
 

그간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 다양한 장르를 거쳐왔던 이준이지만 ‘아버지가 이상해’는 여러모로 이준에게 특별한 의미로 남은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연기를 하면서 젊었을 때 이것저것 다 도전해 보는 건 굉장히 좋은 거라고 생각하고, 어떤 것도 따지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다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보니 단막극부터 시작해서 점점 부작이 늘어나는 작품들을 한 번씩은 다 해봤더라고요.(웃음)  그런 것에 있어서 굉장히 뿌듯함을 느끼고 있고,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놀랍기도 해요. 지금까지 어떤 관심이나 상 같은 걸 바라고 작품을 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고, 그런 생각을 해 본적도 없었는데 팬 분들도 많이 늘어나고 하니까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이런 좋은 반응 때문에 주변에서 몇몇 분들은 “타이밍 좋은데” 하면서 아쉬워 하시기도 하는데 오히려 저는 이 타이밍이 군대갈 타이밍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오는 10월 입대를 알린 이준은 “아쉬움은 없냐”는 질문에 이야기를 이어갔다.

“한 작품 더 하고 갔으면 하는 아쉬움은 전혀 없어요. 사실 원했다면 한 작품 더 하고 갈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되면 촬영을 끝내자마자 다음 날 바로 입대해야하는 수준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연기도 연기고, 일도 일이지만 제 삶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조금 쉬고 입대를 하고 싶다는 생각대로 입대를 결정했던 거고요. 팬 분들은 저에게 ‘예능도 나왔으면 좋겠다’ ‘화보를 찍고 갔으면 좋겠다’ 하시기도 하는데, 아무것도 안하고 갈 생각이에요. 어떻게 보면 스무살 때부터 계속 달려왔기 때문에 약간 숨돌릴 시간을 갖고 생각해서 발전해서 나오기 위해서 놀다 가려고요.(웃음)”

입대 전까지 ‘놀다 가겠다’는 이준의 말을 듣다보니 그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 계획인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이준의 대답은 예측 불허였다.

“딱히 정해진 건 없는데 그래봤자 잠을 많이 잘 수 있는 것 정도일 것 같아요. ‘그것이 알고싶다’ 같은 프로그램을 좋아해서 마음 편하게 다시보기도 하려고요. 집에 있고, 동네 돌아다니고 그런 것 자체가 힐링이라고 생각해요. 원래 혼자 있는 생활을 좋아하기도 하고, 공허하게 있는 것도 좋아해요. (여행 계획은 없나?) 혼자 하는 여행은 저한테 잘 안맞더라고요. 예전에 혼자 제주도를 다녀왔었는데 진짜 후회를 많이 했고, 재미도 하나도 없었어요. 갈 데도 없어서 혼자 숙소에서 TV만 보다가 3시간 자고 집에 돌아왔었어요. 집 나가면 고생인 것 같아서 여행도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삶이 왜이렇게 피곤한지 모르겠어요.(웃음) 저는 그냥 자고 싶을 때 자고, 집돌이 스타일인 것 같아요.”

[뉴스인사이드 홍혜민 기자/사진=프레인T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