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청년경찰’ 강하늘 “2년 뒤 내 모습, 0에서 다시 시작해도 즐거웠으면”
[인터뷰] ‘청년경찰’ 강하늘 “2년 뒤 내 모습, 0에서 다시 시작해도 즐거웠으면”
  • 승인 2017.08.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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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유쾌한 청춘버디무비가 탄생했다. 영화 ‘쎄시봉’, ‘스물’, ‘동주’, ‘재심’, 드라마 ‘미생’,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 강하늘은 몇 년 사이 가장 두각을 보이는 20대 배우로 떠올랐다. 시나리오가 잘 나왔다는 소문이 이미 영화계에 퍼져있던 ‘청년경찰’은 언론시사회에서 처음 공개되며 여름 극장가 복병으로 부상했다. 눈앞에서 목격한 납치사건에 휘말린 두 경찰대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에서 강하늘은 파릇파릇한 청춘의 매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개봉과 입대를 동시에 앞두고 있는 강하늘에게 긴장한 구석은 보이지 않았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강하늘과의 인터뷰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강하늘과의 인터뷰는 기자들이 반기는 일정 중 하나다. 강하늘은 영화 홍보와 인터뷰 강행군에도 피곤한 기색 없이 어금니가 보일 것은 특유의 미소로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강하늘은 오는 9월 11일 입대한다. 모든 것이 가장 좋은 지금, 욕심이 많아지는 것 같아서 입대한다. 2년의 공백을 우려하는 기자의 말에 강하늘은 ‘0’으로 돌아가도 즐겁게 연기하고 싶다며 계속해서 미소를 보였다. 본인은 미담제조기가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지만 그의 인성은 계속해서 미담을 만들어 내고 주변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그래서일까. 남이 가는 군대는 빠르게 지나가지만 강하늘의 전역은 유독 길게 느껴질 것 같다.

Q. 무엇보다 박서준과의 케미가 돋보인다. 박서준과 첫 만남은 어땠나.

‘재심’ 때 함께 한 스태프한테 다음 영화를 서준이형과 함께 한다고 했더니 만나면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처음 서준이 형을 만난 건 SBS에서 축하공연을 할 때예요. 형이 MC를 보고 있었어요. 저는 무대에 있어서 멀리서 본 게 처음이었죠. 이후에 ‘부산행’ 시사회 때 만났는데 제 앞쪽에 있어서 인사는 못 드리고 뒤에서 보기만 했죠. 그때 옷을 멋지게 차려입어서 시크할 거라 생각했어요. 이번에 제대로 처음 만났는데 서준이 형뿐만 아니라 감독님과 셋이서 급속도로 친해졌어요. 조감독님이 원래 알고 지낸 사이냐고 물을 정도였어요. 특별히 친해진 계기는 없는 것 같아요. 되게 재미있었고 잘 맞겠다 싶었어요. 서준이 형을 보며 느낀 건 항상 자신감이 넘쳤어요. 남자로서 느껴지는 자신감의 아우리가 있어서 그런 걸 배울 수 있겠다 싶었죠. 연기할 때도 어떤 대사나 상황을 줘도 자신감이 있어요. 진짜 멋있다고 생각했죠. 깨는 부분이 있다면 웃을 때 ‘빙구’ 같아요(웃음). 천진난만한 구석이 있어요. 처음 이미지는 ‘훗’ 하고 웃을 것 같은데 빵빵 터지며 웃는 모습이 사람을 무장해제하게 만들어요.

Q. 애드리브가 많은 것 같다. 어떻게 준비했나.

개인적으로 애드리브를 좋아하진 않아요. 대본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감독님이 ‘이 대본은 80%다. 나머지는 같이 이야기하면서 채워나가 달라’며 열어두셨어요. 흔히 ‘핑퐁대사’라고 하는데 대사 주고받는 걸 따로 연습하지 않았어요. 찍기 전에 대략 적으로 맞춰보고 바로 들어갔는데 너무 호흡이 잘 맞았어요. 이런 느낌을 관객이 그대로 느낀다면 재미있겠다 싶었죠. 어느 신이든 호흡이 가장 중요했어요. 저와 서준이형뿐만 아니라 감독남과의 호흡도 좋았던 것 같아요.

   
 

Q. 이전 영화들이 대부분 성공했다. 강하늘이라는 배우에 대한 신뢰감이 높다.

운이 좋았어요. 흥행이나 관객수에 관해 물어보시면 항상 하는 말이지만 정말 흥행은 저희의 힘이 아니에요. 신들린 연기를 펼치는 누군가 있다고 해서 잘되는 것도 아니에요. 대신 손익분기점을 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꼭 해요. 다 같이 고생해서 찍었는데 슬픈 사람은 없어야죠.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손익분기점인 200만명은 넘겼으면 좋겠어요.

Q. 강하늘이 평가하는 강하늘은.

사람으로서 그래도 한 75점은 되지 않나 싶어요. 아직까지 저 때문에 힘들었다는 이야기는 안 들어봤어요. 좋다고도 안하지만 힘들다는 경우는 적은 것 같아요. 남자로선 80점이요. 친구들에게 정말 좋은 친구일 자신 있어요. 좋은 친구이자 좋은 샌드백도 될 수 있고요. 여러 가지로 자신 있어요. 여자 분들에게 좋은 남자는 아닌 것 같아요. 친구가 항상 우선이에요. 친구와 여자 친구의 약속 중 친구가 먼저예요. 나중에 나이 먹으면 바뀐다고 하는데 전 아직도 친구가 우선이에요.

Q. ‘미담제조기’라는 별명이 있다. 정작 본인은 ‘착하다’는 말을 부정하는데.

착하다는 말 들으면 기분 좋아요. 하지만 다른 것들을 묵살시키는 말인 것 같아요. 단면만 나타내는 것 같아요. 사람은 다양한 면이 있는데 단면만 보고 착하다고 하는 건 다른 면은 보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착하다고 이야기해주시면 고맙지만 다른 면도 있다는 거죠. 저도 친구와 있을 땐 편하게 욕도 하고 놀아요. 정말로 잠수를 타기도 해요. 휴대폰 뒤집어 놓고 혼자 영화보고 책 읽고요(웃음).

Q. ‘청년경찰’의 희열과 본인은 얼마나 닮아있나.

어느 작품이나 다 저한테서 시작하는 거예요. 연기는 그 중 어느 부분을 증폭시키는 거라 생각해요 희열도 모습도 제가 평소 친구들과 놀 때 바보 같고 철없는 모습에서 많이 따왔어요. 캐릭터를 만들면서 주변 친구들의 모습도 가져왔어요. 미드 ‘빅뱅이론’의 쉘든 같은 모습도 초반에 참고했어요. 희열과 저를 비교하면 깔끔함은 비슷해요. 저는 이틀마다 대청소해요. 발에 뭔가 걸리는 걸 못 참아요. 제가 생각해도 심했다고 느껴지는 건 새벽 4시에 촬영 마치고 집에 들어가서도 청소할 때였어요. 발에 뭔가 걸리면 불 다 켜고 청소해요.

   
 

Q. 현장에서 김주환 감독은 어땠나. 특별한 기억이 있다면.

이런 현장은 처음이었어요. 감독님이 모든 컷을 다 쓰고 싶어 하셨어요. 감독님은 머릿속에 모든 걸 그려놓고 각 컷마다 초를 재면서 촬영하셨어요. 그렇게 호흡을 조절했죠. 특이하고 철저하신 분이다 싶었어요. 보통 현장 편집본은 3시간 반에서 4시간 정도 나오는데 정확하진 않지만 저희 편집본은 2시간 15분에서 20분 정도 나왔어요. 상영본으로 만드는데 25분에서 30분 정도만 잘라냈다고 해요. 그 정도로 철저하게 했죠.

Q. 강하늘에게 ‘청년경찰’은 어떤 의미인가.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태양은 없다’, ‘투캅스’를 좋아했어요.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건 ‘태양은 없다’는 가장 멋진 듀오예요. 아직도 DVD 소장하고 가끔씩 봐요. 버디물을 좋아하는데 많지 않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청년경찰’은 제 20대 마지막에 만난 좋은 작품이에요. 제 인생에 남을 ‘버디 무비’라고 하면 맞는 표현일까요. 청춘물을 만나서 좋아요.

Q. 입대를 앞두고 있다. 2년 뒤를 그려본다면.

다녀와서도 즐거운 사람이고 싶어요. 저는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에요. 군대에 다녀와서도 큰 변함없이 즐겁게 사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부담감이라는 건 갖기 시작하면 생기는 것 같아요. 저는 배우로서 군대를 다녀오는 것에 대한 부담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제가 하는 일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제가 선택한 거니까요. 0에서 다시 시작해도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