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②] ‘군함도’ 송중기, 좋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더 좋은 남자
[인터뷰 ②] ‘군함도’ 송중기, 좋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더 좋은 남자
  • 승인 2017.07.2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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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으로 1300만명이 넘는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은 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가 공개됐다. 2017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혔던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을 그린 220억원 규모의 블록버스터라는 점과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의 배우의 합류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모두에게 그러하겠지만 특히 송중기에게 ‘군함도’는 특별하다. 군 시절부터 그토록 바라던 스크린 복귀작이자, 최고 히트작인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통해 인연을 맺은 송혜교와 결혼 발표 직후 공개되는 차기작이다. 그를 향해 쏠리는 대중의 시선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송중기는 의외로 혹은 예상대로 침착했다.

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눈빛은 성숙하다. 실제로 만난 송중기는 외모는 동안이지만 풍기는 이미지는 그보다 단단했다. 이는 ‘군함도’에서 그가 연기한 강직하면서도 그 속에 따뜻함을 지닌 박무영과도 닮아있다. 배우로서는 다소 이르다는 느낌을 주는 시기에 결혼을 결심한 것도 그의 확고한 눈빛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인터뷰 도중 그는 ‘끼리끼리 논다’라는 말을 믿는다고 했다. 차태현, 이광수, 박보검 등 그의 주변에는 인간성 좋기로 소문난 선후배 동료 배우들이 있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이야기할 때 송중기는 한층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이는 그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을 끌어당기나 보다.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Q. 소속사에 훈훈한 배우들이 많다. 회식도 자주 하나.

회식은 잘 안 해요. 온통 남자라서 소소하게 만나서 커피를 마시고 그러는 건 아니니까요. 따로따로는 모여요. 워낙 바쁘니 개개인이 만나요. 차태현 형을 필두로 해서 너무나 푸근한 장미꽃 같은 고창석 형도 있고 보검이도 있죠. 이서원이라는 친구도 요즘 주목받고 있는데 회사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끼리끼리 논다’는 말을 믿는 편인데 긍정적인 에너지를 지닌 배우가 많이 모인 것 같아요. 그 중심에는 태현이 형이 있고요. 보검이는 술도 안 마시는데 회식하면 자주 와요. 워낙 인성이 훌륭해요. 이광수 같은 친구는 단점이 그냥 보이거든요(웃음). 보검이는 언젠가 찾아내야죠. 뭔가 있겠죠(웃음).

Q. 박보검 이야기를 하니 지난해 ‘연기대상’의 눈물이 떠오른다. 송혜교의 반응은 어땠나.

완전 울보가 됐어요. 그때 혜교씨 반응은 화면에 나온 그대로예요. 보검이는 워낙 착한 친구인데 어릴 때 고생을 많이 했어요. ‘구르미 그린 달빛’을 하기 전에 부산에서 함께 기차를 타고 내려오면서 하고 싶은 드라마가 생겼다고 그랬어요. 제목을 잘 기억 못했는데 그 드라마가 ‘구르미 그린 달빛’이더라고요. 상을 받으니 그런 소소한 기억도 나고 착한 친구가 고생 많이 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으니 그 감정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조금 아는 형으로서 제 마음도 좀 그랬어요.

   
 

Q. 송혜교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아직까지 많이 실감은 안 나고요. 다들 결혼하신 말씀 들어보면 결혼식 당일에 실감난다는데 똑같고요. 그보다 먼저 ‘군함도’를 잘 마무리해야 속이 후련할 것 같아요. 그래야 결혼에도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현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배우로서 다소 이르다는 느낌도 있는데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제가 스스로 이르다는 생각을 했다면 결정을 안 했겠죠.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해요. 결혼은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 잖아요. 어떤 일이 앞으로 있을지 모르지만 신중하게 생각해서 결정했어요. 결국 상대방이 가장 중요하니까. 혜교씨가 평생 함께 할 사람이라는 판단이 서서 하게 된 거죠. 진부한 표현인데 그게 진심인 것 같아요.

Q. ‘군함도’에서 이강옥 부녀 이야기를 감명 깊게 봤다고 했는데 앞으로 가정을 꾸리면 아버지 역할도 기대해볼 수 있겠다.

자연스럽게 진행되겠죠. 앞으로 다양한 일이 생기면서 배우로서 그동안 못 느꼈던 감정도 느낄 수 있고. 저나 혜교씨나 자연스럽게 진행될 거라 생각해서 부담이나 걱정은 없어요. 살면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지만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게 배우니 기대하고 있는 게 사실이에요.

Q. 과거 멤버로 참여했던 ‘런닝맨’에서도 송중기의 결혼이야기가 나왔다.

멤버들의 케미가 워낙 좋고 형들과 광수의 성격을 알아서 보면서 웃었어요. 다만 저와 절친이라는 이유로 광수씨가 희화화되는 건 친구로서 미안하죠. 굉장히 연기 욕심이 많은 친구예요. 저도 ‘좋은 친구들’이라는 영화를 좋아하고 연기도 굉장히 잘했는데 저 때문에 놀림 받는 게 미안해요. 근데 어쩌겠어요(웃음).

   
 

Q. 이참에 이광수의 칭찬을 한다면.

보검이는 가만히 있어도 배우는 게 많은데 걔는 손이 많이 가는 친구라 끄집어 볼게요(웃음). 광수는 주변사람을 굉장히 많이 배려해요. 아마 지금처럼 이야기하다가도 옆 사람 커피가 떨어지면 채워줘야 하나 생각할 거예요. 저는 그런 게 부족할 때가 있어요. 그 친구에게 많이 배우고 가끔은 피곤하게 산다는 생각도 들게 만들어요. 되게 많이 배우진 않아요. 재석이형이나 종국이 형한테 많이 배우죠. 사실 이번에 진짜 고마웠던 게 VIP시사회 때 광수가 아시아프린스라 영화를 비롯해 스케줄이 정말 많아서 못 오는 걸로 알고 있었어요. 시사회 끝나고 새벽에도 촬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와중에 와서 잘 봤다고 하는데 고맙더라고요. 광수가 배우로서 부럽다고 했어요. 광수의 ‘탐정2’도 많이 사랑해주세요(웃음).

Q. ‘군함도’가 관객들에게 어떤 영화가 되길 바라나.

아직 영화라는 작업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짜릿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늑대소년’의 GV 행사를 앉아있는 가족이 있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중학생 정도 되는 팬이었어요. 이런 저런 선물을 주시면서 인사를 나눴는데 그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군함도’도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해요. 오랜만에 가족끼리 모여서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아름다운 일이 될 것 같아요. 전 세대가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많지 않은데 그런 이유에서라도 가족 분들이 함께 보길 바라죠.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 사진=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