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달콤한 원수’ 김호창의 ‘100편 출연’ 꿈은 현재 진행 중
[SS인터뷰] ‘달콤한 원수’ 김호창의 ‘100편 출연’ 꿈은 현재 진행 중
  • 승인 2017.07.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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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하면 헌신짝 된다는 말이 있다. 현재 방송 중인 SBS 일일드라마 ‘달콤한 원수’(연출 이현직|극본 백영숙)에 출연 중인 오달님(박은혜 분)이 그렇다. 몇 년 동안 고시생 남자친구를 뒷바라지 했는데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남자친구가 식품회사 회장 딸이자 연예인과 결혼했다. 그 남자친구가 홍세강이다. 홍세강을 연기하는 김호창과 만난 것은 드라마가 23회를 방송하고 난 후였다. 100부 정도의 방송을 남겨두고 김호창과 앞으로의 홍세강, 달콤한 원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소 수동적이고 엄마 마유경(김희정 분)과 동생 홍세나(박태인 분)에게 휘둘리는 ‘마마보이’ 아들 홍세강.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되느냐란 질문에 김호창은 “더 악랄해지고 못 되게 변한다”라고 알려줬다. 이날 아침 방송에서는 전 여자친구이자 동생 대신 살인 누명을 쓴 오달님이 최고식품 계열사 식당에 취업을 했다.

김호창은 “그동안은 왔다 갔다 했다. 오달님이 내가 일하는 일터에 와서 제거 해야한다는 사명감을 가진다. 불안하고 초조하고 긴장하면서 지내면서 계속 호시탐탐 없애려고 소리 지르게 될 거예요. 더 나쁜 캐릭터로 갑니다”라며 캐릭터에 대한 변화를 설명했다.

한강에서 구해준 여자친구를 버리고, 동생의 살인 누명을 뒤집어씌우는 캐릭터. 김호창은 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분석해 연기했을지도 궁금했다. 돌아온 대답은 간단했다. 라디오 사연, 인터넷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사연 등을 참고했다고.

그는 “홍세강이 시대에 있는 현실적인 인물이다. 공부 열심히 해서 뒷바라지 성공하면 도와주겠다는데 밖에 나가면 사회적 위치가 올라간 나와 달리 여자친구는 그 자리 인거다. 감독님이 너무 현실적이면 너무 미우니까, 포지션은 미운데 연기하는 당신은 밉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하셨다. 그래서 대사를 할 때도 엄마를 맹신하는 것처럼 강조해서 했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김호창은 SBS 아침 드라마를 즐겨보는 시청자라면 낯이 익을 거다. ‘사랑이 오네요’ ‘아임쏘리 강남구’에 연이어 출연한 뒤 후속작인 ‘달콤한 원수’까지 나오게 된 것. 이현직 PD가 ‘점차 악역이 돼 가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한 배우’로 그를 꼽았다고.

김호창은 이현직 PD에 대해 “오디션을 보러 왔는데 연극하다 왔냐면서 연극하는 애들 좋아하는데 연기해보라고 하셨다. 그때부터 관심을 가져주셨는데, 섭외 전화도 직접 하셨어요. 작품 하실 때 바다 불러 주셨는데 이번에는 기회가 됐어요. ‘아임쏘리 강남구’는 전작을 한 상태라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함께해서 ‘역할에 생기를 불어 넣어 달라’라고 하셨다”라며 3편에 연속 출연하게 된 사연을 들려줬다.

앞선 전작들에 합류한 이유가 ‘연기’였다면 ‘달콤한 원수’ 역시 그랬다. 김호창은 “이현직 감독님이 저와 박은혜 누나를 먼저 생각했다. 젊은 배우인데 흔치 않고, 조연스럽게 생기지 않고 너무 주연스럽게 생기지 않은 배우를 찾았는데 내가 올랐다고 하시더라. 어려서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서울에 왔을 때도 잘생긴 애들이 너무 많아서 ‘난 연기로 나가야 겠다’라고 생각했다”라며 웃었다.

쉼 없이 연기를 하게 된 것도 김호창의 과거 노력에 대한 보상이 아닐까 싶다. 연습실을 구할 돈이 없어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을 찾아 소리를 지르고 100개가 넘는 프로필을 돌리기도 했다.

김호창은 “현실을 찾아간 친구들도 많다. 나는 제대로 가고 있나? 싶었다. 말 그대로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였다. god의 ‘길’ 이 노래를 진짜 많이 들었다. 아르바이트, 연습, 공연을 하면서 드라마와 영화를 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버텼다. 아직까지는‘ 버티길 잘했다’ 싶다”라고 과거를 떠올렸다.

   
 

23살에 최연소 국립극단 단원이 되는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출연이 결정됐다 최종 합류가 불발된 작품도 있었다. 미련 없이 고향 포항으로 내려간 김호창에게 찾아 온 첫 번째 터닝 포인트가 ‘푸른거탑’이었다.

김호창은 “작가님이 전화를 주셔서 5회짜리 프로그램이 있다면서 ‘안하실 거 아는데 전화를 했다’라고 하시더라. 그게 ‘롤러코스터’ 속 콩트였다. 이것만 기분좋게 하자고 올라갔는데 5회를 찍고 나니까 연장이 계속 되더라. 작가님에게 내 캐릭터에 약간 싸이코 느낌이 나게 연기를 해도 되겠냐고 물어봤더니 해보라고 하셨다. 그렇게 연기를 했는데 시청자들한테 터졌다. 그렇게 출연하는데 60분짜리 독립 프로가 됐다”라고 ‘푸른거탑’ 당시를 회상했다.

김호창은 스스로를 ‘잡초같은 인생’이라고 평했다. 불가항력으로 출연이 좌절되고 쓰레기 매립장을 찾아 연습을 하며 버텼다. 사람들이 의문을 가질 때는 국립극단에 들어가고 SBS 공채 탤런트로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입증했다.

2003년 최연소 국립극단 단원이 된 김호창은 지금 연기학원을 차려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김호창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힐링된다. 아직 부족한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제가 망각한 걸 끄집어낸다. 날 리와인드시킬 수 있다. 가르치면서 얻는 것도 있다. 전 수업할 때 무섭게 하는데 수업 외 시간에는 웃고 떠든다. 절대 진리라고 얘기하는 게 있다. ‘못하는 사람에게 기회 안가고 못하는 사람 안 쓴다’는 거다”라고 학원 생활 이야기를 공개했다.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김호창은 바쁘게 살아간다. 18일이면 삼성역 인근에 피자집을 오픈하는 사장님이 된다. 원장님이자 사장님이 되는 것. 또 100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는 꿈도 진행 중이다.

32편의 작품에 출연한 것에 대해 “깜짝 놀랐다”라는 김호창은 “사람들은 ‘네가?’라고 한다. 크고 작은 역할 안 가리고 다했다. 꿈에 다가가고 있다. 이제는 롤을 더 키워서 내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 빨리 100편을 채우고 싶은 마음이다. 100편 되면 꿈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영화감독 꿈이고, 새로운 걸 도전할 수 있다”라고 다짐했다.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사진=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