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써클’ 공승연, 20대 여배우 기근 속 빛나는 성장형 배우
[SS인터뷰] ‘써클’ 공승연, 20대 여배우 기근 속 빛나는 성장형 배우
  • 승인 2017.07.07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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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공승연이 또 한 번 성장했다.

지난 27일 종영한 tvN ‘써클:이어진 두 세계’에서 공승연은 대학생 한정연, 외계인 별이, 해커 블루버드까지 1인 3역을 소화하며 2017년과 2017년 모두를 넘나들었다.

한 작품 속에서 세 가지 역할에 두 개의 세계를 연기로 풀어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테지만 공승연은 고충을 토로하기 보다는 해맑은 모습으로 세 캐릭터를 넘나들 수 있었던 자신만의 비법을 전했다.

“촬영을 동시에 했기 때문에 세 캐릭터를 왔다갔다 하면서 촬영했었어요. 별이, 정연이, 블루버드 세 캐릭터 사이에서 헷갈리기보다는 분장을 하면서 변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늘 그 캐릭터에 맞는 마음가짐을 다잡았었죠. 특히 외계인 별이 역은 역할 자체가 조금 어렵긴 했어요. 외계인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싶었죠. 감정도 없어야 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도 있어야 하고. 그냥 감독님 말을 믿고 이야기하면서 만들어 나갔던 것 같아요”

“외적인 변화로 캐릭터에 이입했다”고 설명한 공승연의 말처럼 ‘써클’ 속에서 공승연이 맡았던 역할들의 외적인 모습은 가지각색이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2037년의 해커 ‘블루버드’의 진한 스모키 화장이었다.

“맞아요. 블루버드처럼 작품 속에서 진한 화장을 했던 건 처음이었죠. 변화를 주고싶긴 했는데 처음엔 진한 화장을 한 제 모습이 너무 어색해서 거울도 잘 안봤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익숙해지고 블루버드의 모습도 점차 제 모습에 녹아들었죠. 파트1과 비교했을 때 진해진 파트2 화장 때문에 재미있는 댓글도 있었어요. ‘20년동안 는 건 화장법’이라는 댓글이었죠.(웃음)”

그럼에도 공승연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설명한 역할은 대학생 한정연이었다. 공교롭게도, ‘써클’에서 공승연은 동생인 트와이스 정연의 이름과 똑같은 이름의 캐릭터를 맡아 연기를 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정연에게로 흘러갔다.

“처음에 작가님께 이름에 대해서 물어봤었어요. 중성적인 이름을 찾고 싶으셔서 찾다보니까 그 이름이 나왔고, 그러다보니 정연이도 알게 되고 저도 만났다고 하시더라고요. 신기하게 딱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정연 반응은?) 동생이 사실 여태 제 드라마를 그렇게 재미있게 봐주고 본방사수 해 준 적이 없었는데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방송이 끝나면 물어보고, 고맙게 꼭 챙겨봐주고. 스포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했었지만 저는 끝까지 말해주지 않았었죠.(웃음)”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공승연이 ‘써클’에 출연을 결심한 계기가 궁금해졌다. 여러가지 캐릭터를 소화해야 했던 만큼, 자칫 삐끗하면 지금까지 이뤄놓은 것들까지 잃을 수 있는 조금은 위험한 선택이었기 때문.

“도전정신도 있었겠지만 역할로 봤을 때 3가지 역할을 맡게 되는건데 이런 기회를 또 언제 만날까 싶었어요. 제 연기인생 전후로 이런 캐릭터는 더 이상 없을 것 같았거든요.(웃음) 잘 해보고 싶었죠. 주변에서 다들 많이 걱정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촬영을 하고보니 감독님과도 너무 잘 맞았고, 걱정 하면서도 대본이 재미있어서 믿고 갔던 것 같아요.”

   
 

아직까지 종영의 아쉬움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작품 이야기를 하는 내내 초롱초롱한 눈을 감추지 못하던 공승연은 ‘써클’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밝혔다.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감독님도 젊으시고, 유쾌하시고, 자신감도 넘치셔서 사람들에게 직접 기를 주시는 것 같았다고 할까요?(웃음) 감독님 덕분에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고, 다들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김강우 선배님, (여)진구, 송영규 선배님 등 출연하셨던 모든 분들도 재미있으셨고요. 그래서인지 너무 소중하고 행복하게 찍었고, 작품을 떠나보내는게 아직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끝날 걸 알고 모였는데도 아직 익숙해 지지 않는 것 같아요. 아직도 정연이고 싶고 그래요. 매번 마지막 작품이 가장 아프고 소중한데, 지금은 ‘써클’이 가장 소중하고 미련도 많이 남는 작품인 것 같아요. 지금도 울컥해요. 카톡방에서도 다들 보고싶다고 난리에요.(웃음)”

이어 공승연은 ‘파트1-베타프로젝트’와 ‘파트2-멋진 신세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극을 이끌어 나갔던 여진구와의 호흡에 대해 언급했다.

“진구는 더 이상 할 칭찬도 없어요.(웃음) ‘어린 나이에 어떻게 저런 감정선을 표현하지?’ 싶었죠.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참 많은 것을 배웠고, 오히려 ‘진구가 어떻게 연기하는지 봐야지’ 하다가 저도 모르게 같이 연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정말 흡입력이 좋은 친구구나 싶었어요. (인간 여진구는?) 처음에 멀리서 봤을 땐 ‘오빠같고 선배답군’ 했었는데, 가까이에서 이야기 해보면 딱 그 나이대 대학생들 같아요.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고, 학교 생활 열심히 하고, 친구들 좋아하고. 하고싶은 것도 많고요. 딱 그 나이 같았어요.(웃음)”

‘파트1’에서 많은 시간을 여진구와 함께 보냈다면, ‘파트2’에서 공승연이 대부분의 호흡을 맞췄던 것은 김강우였다.

“김강우 선배님은 정말 배려심이 넘치시는 것 같아요. 일례로 제가 첫 촬영에서 눈물이 뚝 떨어지는 신이었는데 긴장을 한 탓에 감정이 제대로 안나오는거에요. 이미 선배님 대사는 끝났는데, 저는 눈물을 흘리지 못한거죠. 그래서 속으로 ‘어떡하지’하고 있는데 선배님께서 아무렇지 않게 바로 다시 대사를 해주시는 거에요. 그런 것들 처럼 평소에도 배려를 많이 해주시고 잘 알려주시고, 제가 긴장을 많이 했는데 그걸 다 캐치해서 편하게 해주시곤 했었죠. 마음 편히 선배님께 맡기면 알아서 따라라게 되더라고요.(웃음)”

배우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아 칭찬한 ‘써클’의 현장 분위기 덕분에 공승연 역시 시즌2에 대한 출연 의지를 밝혔다.

“제 외계인 얼굴을 바꾸시지만 않는다면… ‘시즌2’가 제작된다면 저도 꼭 출연하고 싶어요.(웃음)”

시청자들이 ‘써클’의 시즌2를 요청하고, 취재진들의 관심 역시 시즌2 여부에 집중됐던 이유는 다소 열린 결말을 맞았던 탓도 있다. 특히 공승연이 맡았던 역할인 ‘별이’는 진짜 외계인인지 아닌지가 밝혀지지 않은 채 모호한 결말을 맞았다.

“다들 정체를 궁금해 하시는데 저는 별이의 정체는 진짜 외계인이라고 생각해요. 단지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그게 열린 결말이었고요. 시즌2가 만약에 제작된다면 아직 풀리지 않은 이야기가 굉장히 많은데, 그런 것들이 담기지 않을까 싶어요. 별이가 지구에 온 이야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았고, 20년의 공백기도 그려지지 않았고, 큐브도 파괴되지 않았고. 진구는 3번째 복제인간이라고 하는데 그럼 앞던 두 명은 어디로 갔나 이런 것들이요. 종방연 때 누군가 ‘이 이야기를 다 풀어내려면 시즌 28 정도까지는 해야겠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이번 작품으로 공승연은 주연급 여배우로 한 단계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커리어에 남는 ‘인생작’이라는 평까지 받았다. 이 같은 이야기에 공승연은 수줍은 듯 미소를 지었다.

“안그래도 기사를 찾아보다가 ‘공승연이 여태 했던 것 중 인생작이다’라는 말에 너무 감사했어요. 항상 ‘내 인생작은 언제 만나나’ 했었는데 그렇게 봐주시니 좋았죠. 한상진, 여진구, 김강우 선배님들도 모두 인생작이라는 말을 듣더라고요. 그게 쉬운게 아닌데. 감독님게 항상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렸어요.(웃음)”

이어 공승연은 “주연급 배우로 올라선 것 같다”는 말에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내성적인 보스’ 감독님께서 제가 ‘써클’ 할 때 말씀해주신 게 있어요. ‘승연아. 네가 이제 주연인데, 네가 주인공이라는 건 그만큼 네가 모든 스태프들을 다 챙기고 더 책임감있게 잘 해야 된다는거야’라고요. 그만큼 책임감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2012년 데뷔 이후 공승연은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며 차곡차곡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아직까지 공승연은 제대로 된 휴식기를 가져 본 적이 없다.

“작품을 안 한 적이 없어서 쉴 때 뭘 한다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쉴 때도 대본을 못 놓는 편이거든요. 불안한 마음 때문인 것 같아요. (휴식 하고싶지 않나?) 이제는 조금 휴식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번에 ‘써클’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너도 인간이니’ 리딩을 갔는데 다들 저한테 극중 이름으로 불러주시는데 아직 마음은 ‘써클’ 속 정연이인거에요. 저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됐다는 게 너무 죄송했어요. 못하고 싶지 않고 잘 해내고 싶은데 리딩을 하면서 제 자신에게 화도 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이제는 작품끼리의 텀을 둬야겠구나’ 생각했죠.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제가 역할에 많이 빠져드는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했어요. 작품 속 배역에서 못빠져 나오는게 남 일인줄 알았는데 저도 이제 그러더라고요.”

   
 

아직까지 비행기를 타면 직업란에 ‘배우’를 쓰기가 창피해서 ‘학생’이라고 쓰곤 한다며 “제 자신에게 만족이 안돼서 그렇다. 언젠가 당당하게 쓸 수 있는 날을 위해서 달리고 있다”고 말하는 공승연은 배우로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고민 끝에 대답을 내놨다.

“후배들에게 힘이 돼 주는, 부끄러움 없이 한 마디 말이라도 해 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지금 제가 선배님들의 한 마디에 정말 힘을 얻는 것 처럼, 저 역시 그런 선배가 되고 싶거든요. 지금은 많은 분들이 저를 그냥 잘 커나가고 있다. 잘 성장하고 있다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스타서울TV 홍혜민 기자/사진=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