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하루’ 변요한 “열정이 욕심처럼 보이던 때 있었다…메시지에 충실한 연기할 것”
[SS인터뷰] ‘하루’ 변요한 “열정이 욕심처럼 보이던 때 있었다…메시지에 충실한 연기할 것”
  • 승인 2017.06.15 16: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변요한에게 질문을 할 때는 잠시 시간을 줘야한다. 인터뷰에서 정적이 흐르는 걸 싫어하는 기자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대화를 이어가지만 변요한과의 인터뷰는 조금 다르다. 그는 언변이 뛰어난 배우도 아니고 게다가 낯까지 가린다. 오죽하면 한때는 TV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잔뜩 긴장하는 모습을 보여 ‘동공지진’이 연관검색어로 있었다.

그래서 그와 인터뷰할 때는 중간 중간 정적이 흐른다. 변요한은 유려하진 않지만 신중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 그래서 으레 건네는 질문에도 시간은 걸리지만 솔직한 답이 나온다. 친구를 사귈 때에도 처음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인연이 오래간다는 변요한은 독특한 매력을 풍기는 배우이자 남자였다.

“캐릭터에 집중하기 보다는 영화 전체에 중점을 두고 싶었어요. 일상을 보내던 중에 갑자기 사건이 터지잖아요. 타임루프라는 소재보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중요했어요.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고 반대의 경우가 되는 상황들이 모순적이었어요. 극이 진행되면서 결국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사랑이에요. 타임루프라는 장치보다는 상황과 메시지에 끌렸어요.”

‘하루’는 매일 눈을 뜨면 딸이 사고를 당하기 2시간 전을 반복하는 남자가 시간에 갇힌 또 다른 남자를 만나 비밀을 추적해 나가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변요한은 ‘육룡이 나르샤’에서 한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명민과 영화에서도 인연을 이어갔다. ‘하루’는 김명민이 직접 변요한에게 역할을 제안했다.

“명민 선배님께 너무 감사하죠. ‘하루’의 어떤 부분이 좋으셨는지 많이 물었어요. 그리고 꼼꼼하게 읽고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육룡이 나르샤’를 찍을 때 제안해주셨어요. 문경에서 갑자기 ‘이런 작품이 있는데 읽어볼래?’라고 하셨죠. 선배님이 먼저 말씀해주신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죠. 이전에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서 윤석 선배님도 그렇고 좋은 선배님을 만났어요. 연기적으로도 많이 배웠지만 그분들의 자세를 보면서 제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에 관해 고민할 수 있었어요. 너무 감사해요. 제가 표현을 잘 못하는데 되게 존경해요.”

   
 

타임루프를 소재로 한 만큼 영화에는 비슷한 장면들이 반복된다. 이러한 장면들은 자칫 잘못 하면 관객들에게 피로감을 주고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변요한은 같은 공간에서 반복되는 장면에서 각기 다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캐릭터의 심정과 영화의 메시지에 더욱 집중했다.

“반복해서 깨어나는데 결국 악몽 같은 거잖아요. 악몽의 강도를 점차 높이고 싶었고 마지막 감정에도 차이를 줘야 했어요. 타임루프는 장치이니 계산을 하고 연기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 외에 것들은 감정에 충실했어요. 결국 가장 중요한건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는 감정이고 자신이 피해자라는 생각이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것 같아요. 미경을 만나는 장면에서 눈물이 너무 나더라고요. 얼굴과 몸이 다 떨렸어요. 두 테이크로 끝냈는데 그 장면은 뭔가 속에서 요동치는 느낌이었어요.”

드라마 ‘미생’에서 한석율 역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은 변요한이지만 실제 성격은 정반대에 가깝다. 스스로 진중한 성격이라는 변요한은 “친한 사람 앞에서 까불기도 하지만 보통 예의를 갖춘다”며 자신의 성격을 정의했다. 이와 함께 그는 류준열, 지수, 엑소 수호, 이동휘 등이 포함된 일명 ‘변요한 사단’ 모임에 관해 해명했다.

“‘모임’이라고 나오면 속상해요. 저희는 어떠한 목적이 없는 친구예요. 저희가 회의를 하거나 집회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새벽에도 슬리퍼 신고 나와서 만나는 사이예요. 그래서 ‘모임’이라고 규정된 것이 없어졌으면 해요. 다들 열심히 연기했고 독립 영화를 찍을 때 혹은 그 전부터 친구예요. 한 결 같이 연기를 사랑하고 순수한 친구들이에요.”

   
 

변요한이라는 이름이 대중들에게 알려진 건 이제 겨우 3년이지만 그는 이전부터 독립영화에서 묵묵히 경력을 쌓아왔다. 몇 년 사이 갑작스레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지만 변요한은 들뜨지 않았다. 바라는 수식어는 없느냐는 물음에 그는 “수식어도 모르겠고 그냥 본업에 충실해 천천히 걷고 싶다”고 답했다.

“첫 작품을 보고 연기를 그만둘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영화제에게 계속 상을 타니까 독립영화가 꾸준히 들어왔어요. 계속 욕심을 내면서 찍다보니 어느 날 제 연기를 봤는데 너무나 보기 싫었어요. 그래서 1년을 또 쉬었어요.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용기를 갖고 했어요. 두 번 다시 과한 욕심을 내면서 연기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는 다짐을 했죠. 독립영화를 찍으면서 많은 경험을 했어요. 처음에는 열정이 많잖아요. 그런데 그 열정이 욕심처럼 보였어요. 메시지를 안 보고 좋은 캐릭터만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메시지를 보고 싶어요. 그렇게 연기하는 게 제 바람이에요.”

어색하게 시작했던 인터뷰의 분위기가 조금씩 풀리면서 농담과 사담이 오고갔다.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많았다는 변요한은 기자들에게 반대로 질문하고 싶다며 몸을 들썩거렸다. 긴장이 풀린 변요한은 어느새 “공적인 자리에서는 못 웃기지만 사석에서 친한 분들과 있을 때는 은은하게 웃긴다. 집에 가서 생각나는 개그다”며 개그 욕심을 부렸다.

영화도 자신도 꾸미지 않았다. 포장되지 않은 진솔함에서 연기와 영화를 향한 진지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그는 빠르지 않아도 멈추지 않으며 믿음을 쌓아갈 것이다.

“한국영화의 자부심이 있어요. 저희 영화만 말하는 건 아니에요. 저도 외화 많이 좋아하고 자주 보지만 한국영화도 정말 많이 봐요. 그들이 안 갖고 있는 걸 저희가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사람들도 한국영화를 본다고 생각해요. ‘미이라’나 ‘트랜스포머’를 보셔도 좋고 ‘하루’를 보셔도 좋아요. 그래도 이왕이면 극장에서 봐주시면 좋겠어요. 피와 땀이 섞였는데 한국에서 흘린 피와 땀과 외국에서 흘린 건 다르잖아요(웃음).”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CGV아트하우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