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보안관’ 이성민 “아재 말고 ‘기장 어벤져스’라 불러주세요”
[SS인터뷰] ‘보안관’ 이성민 “아재 말고 ‘기장 어벤져스’라 불러주세요”
  • 승인 2017.04.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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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배)정남이 이야기만 하네요.(웃음)”

인터뷰 전날 방송된 ‘라디오스타’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가 된 덕분에, 한결 편안하고 밝은 모습으로 등장한 이성민이 가장 먼저 던진 말이었다. 정작 본인이 ‘라디오스타’에서 깜짝 등장 했을 때와 같은 옷을 입고왔다는 기자의 말에는 쑥스러워하면서도 ‘보안관’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정남, 조우진, 김성균, 김혜은에 대한 칭찬은 쉼없이 늘어놓았다.

“어제도 ‘라디오스타’ 방송을 보고 나서 통화 했는데 (배)정남이가 ‘형님, 보안관이 검색어 1위 못해서 죄송합니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사람을 감동주고 막…(웃음) ‘보안관’ 영화 홍보차 후배들이 방송에 출연해줬던건데 어제 좀 많이 고마웠었어요. 촬영 날도 대기실에 끝까지 있었어요. 촬영을 마치고 나오는데 애들이 긴장을 한 탓에 눈이 시뻘겋게 돼서 나왔더라고요.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죠. 몰카요? 몰카는 촬영장에 간 김에 몰카 어떠냐고 물었는데 제작진도 좋아해서 급하게 했던 거였어요. 방송에서는 많이 편집이 되긴 했는데 실제로 현장에서는 난리가 났었어요. 정남이는 그게 방송인지 우리랑 모임을 하는 건지도 모르고 좋아서 소리 지르기도 했고요.(웃음)”

오는 5월 3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만큼, 시작 전부터 예능에서 발군의 입담과 예능감으로 화제몰이에 성공한 ‘보안관’의 첫 스타트가 좋다. 하지만 이성민은 이같은 화제가 뿌듯하겠다는 기자의 말에 “뿌듯한 마음보다는 고마운 마음이 컸다”고 답했다.

“어차피 성균이나 혜은이나 이런 애들은 자리를 잡은 상태고. 성균이 같은 경우에는 처음부터 이슈가 안될 줄 알았어요. 단물도 다 빠졌고.(웃음) 사실 촬영 전날 저희가 만나서 작전 회의도 했었거든요. 혜은이가 부른 ‘넬라판타지아’도 거기서 급하게 바꾼거에요. 처음엔 요즘 아이돌 노래를 부른다길래 ‘넬라판타지아’ 부르라고 했거든요. 전에 들어보니까 가요는 또 그만큼 잘 못하더라고요.(웃음) 그리고 정남이한테는 얼굴 부으니까 전날 술 먹지 말라고 했었고요. 그래서 쫄쫄 굶고 운동하고 간거였어요. 몰래카메라로 제가 잠깐 등장하기도 했지만 이번에 방송을 보면서 반성을 많이 했어요. 내가 해야 할 일을 이 친구들이 하는 것 같은 마음 때문에요. 앞으로 이런 영화를 하게 되면 피하지 말고 수용해야 할 부분은 해야겠다고 반성했어요. 어제 방송 끝나고 너무 고마워서 밤에 다 문자하고 그랬었죠.”

   
 

이성민은 ‘보안관’에서 과잉 수사로 경찰에서 해직된 뒤 부산 기장으로 낙향한 전직 형사 대호 역을 맡았다. 영화 속에서 동네의 보안관을 자처하며 남다른 오지랖으로 마음을 휩쓸고 다니는 이성민은, 김성균, 김종수, 조우진, 배정남, 임현성과 함께 6명의 동네 수호대같은 느낌을 제대로 표현했다. 하지만 이성민은 자신들을 ‘아재’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억울해 하며 정정을 요구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저는 앞서 인터뷰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저의 목표거든요. 그래서 찾아봤더니 저보다 한참 형님이더라고요. 아이언맨에 나오시는 분들도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 많고. 그런데 그 분들보고 ‘아재’라고 하지 않잖아요. 물론 관리를 잘하시지만…(웃음) 아무는 저는 아재보다는 ‘기장 어벤저스’라고 불러주셨으면 좋겠어요. 자꾸 주변에서 ‘아재 영화’라고 하시는데, 저는 정말 저희가 어벤저스라고 생각하거든요. 진웅이까지 하면 7인. 딱 사람수도 맞고요. 저희 캐릭터요? 아마 멋있고 잘난 사람들이 와서 했으면 안웃겼을거에요. 다들 동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사람들이라서 웃긴거겠죠. 마치 만화책을 보면서 웃듯이 웃을 수 있는 것 처럼요.”

이어 ‘보안관’의 보도자료 속 사진을 찾던 이성민은 7명이 각자 스타일대로 옷을 빼입고 전진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골라내더니 “바로 이거다”라며 뿌듯한 미소를 날리기도 했다.

“팜플렛 사진만 보면 어디 홍콩 영화 같지 않아요? 저희 약간 그런 느낌도 있거든요. 저는 그래서 ‘기장 어벤저스’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웃음) 사실 저희가 생각보다 나이가 많지도 않거든요. 3명 빼고 다 30대에요, 저희. 그리고 참 여기 있는 사람들이 영화 속에서 처럼 다들 순박하고 그래요. 세상 정말 착한 사람들만 다 모아 둔거거든요. 저는 제가 세상에서 제일 착한 줄 알았는데 안 그렇더라고요. 정말 착해요, 사람들이”

   
 

앞서 ‘라디오스타’에서도 엿볼 수 있었듯 ‘보안관’의 출연 배우들은 서로 잘 맞는 성격과 즐거운 현장 분위기 덕분에 남다른 친목을 자랑했다.

“(임)현성이와는 ‘하울링’을 찍으면서 친해졌었는데 현성이도 정말 순진하고 착한 친구에요. 그렇게 착하다보니까 성균이나 정남이가 동생인데도 막 현성이를 놀려요, 그러면 또 현성이는 저를 물어뜯고요.(웃음) 그만큼 모든 배우들이 다 형, 동생 없이 막역하게 지냈었어요. (술을 못마셔서 아쉬웠겠다) 네, 맞아요. 저 빼고 다들 술을 좋아해요. 잘 마시기도 하고요. 술 안먹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불편할까봐 애를 썼는데, 처음에는 제 방 냉장고에 맥주 채워놓고 불러서 다같이 친해지게끔 하기도 하고 했었죠. 그런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처음에 서먹서먹 할 때는 제가 불러서 왔는데 나중에 친해지니까 좋은 덴 지네들끼리 가고, 슬슬 딴 방에 모이더라고요. 저는 고등학교 때 부터 약 30년째 이렇게 술을 마시지 않고 술자리에 끼기 때문에 이제 적응이 됐죠.(웃음) 술을 먹어보려고 먹어보려고 노력을 해보기도 했는데, 몸이 너무 힘드니까. 다들 술을 마시다보면 는다고 하는데 저처럼 분해 효소가 없는 사람은 안되더라고요.”

이번 영화에서 그간 보여줬던 진중한 모습에서 벗어나 다소 가볍고 앞뒤 가리지 않는 정의감의 소유자 대호로 분한 이성민은 자신의 새로운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동안 진중하고 신뢰를 얻는 캐릭터를 연기했다면 지금은 온통 사고만 치고 다니는 캐릭터죠.(웃음) 앞뒤 계산을 안하는 캐릭터다보니 나를 놔 버리는 느낌이라서 현장에서도 편했고, 촬영 없는 날에도 편하게 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또 배우 전체의 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현장에서 배우들끼리도 늘 즐거웠었죠. 쉬는 날에는 아주 난리났었고. 영화 성격을 배우들이 따라가는 것 같아요. 영화가 우울하고 그러면 쉬는 날에도 우울하고 쉬고 하거든요. (실제 성격은?) 실제로는 저는 전혀 대호 같은 성격이 아니에요. 전혀요.(웃음)”

또 이성민은 이번 영화 속 ‘기장 보안관’의 다부진 체격을 표현하기 위해 열심히 몸을 만들기도 했다. 그 결과, 영화 속에서 이성민은 딱 붙는 티셔츠 등을 입고도 빛나는 몸을 자랑할 수 있었다.

“어차피 감독님께서 처음부터 그렇게 근육이 많은 조각같은 몸을 원하신 건 아니었고 건강한 중년 아저씨의 몸 정도만 원하셨어요. 그런데 저는 그 정도 몸이 안돼서 운동을 좀 많이 해야했었죠. 지금은 다시 돌아오긴 했는데, 운동도 운동이지만 먹는걸 잘 가리는게 중요하다 싶더라고요. 촬영 당시에는 태닝도 많이 했었고, 웃통도 많이 벗고 다녔었죠. 요즘에는 안벗어요.(웃음) 확실히 몸을 키우니까 액션 찍을 때 몸은 편하더라고요. 덜 다치기도 하고.”

   
 

영화 초반부터 기장으로 내려와 비치타운 사업을 추진하는 성공한 사업가 종진(조진웅)을 집요하게 의심하고 뒤쫓는 이성민은 대호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정’으로 표현했다.

“대호가 왜 그러냐는 행동의 이유에 대한 질문이 많은데, 형사 시절에도 그랬고 낙향한 이후에도 남의 불편한 것을 지켜보지 못하는 천성을 가진 것 같아요. 따뜻함과 정? 이런 것들. 수컷으로서의 질투인 것 같기도 하고요. 주민들하고 관계에 있어서 대호는 이웃간의 정, 친구간의 정, 따뜻함 등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니까요. 저희 영화는 굉장히 건강한 웃음을 주는 영화에요. MSG 없는 그런 영화인 것 같아요.”

이어 이성민은 자신과 가장 많이 합을 맞췄던 조진웅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영화로 최근 대한민국을 덮친 시국을 헤쳐나갔으면 한다는 마음도 전했다.

“진웅이가 너무 잘한거죠. 진웅이가 연기를 잘 해줘야 영화가 풍자하는 것이 반추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연기를 잘 해줘서 영화의 흐름이 자연스러웠죠. 게다가 이후에 대한민국에 이런 사태가 터져버렸잖아요. 우리한텐 충격이었죠. 그런 지점이 시국와 너무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져서, 이 영화를 보면서 지난 몇 달 동안의 추억을 웃음으로 털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가 됐으면 해요.”

   
 

‘로봇, 소리’ 이후 두 번째로 이야기의 중심에서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캐릭터를 맡게 된 이성민에게 ‘보안관’은 더욱 특별한 작품이다. 이날 인터뷰를 마치면서도 이성민은 영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잘됐으면 한다’는 순수한 바람을 전했다.

“‘보안관’은 저한테는 기로에 있는 작품이에요. 배우들이 다 주연을 해서 성공하진 않잖아요. 진짜 지존들 몇 명 아니면 실패하는 경우도 있고… 저한테는 ‘로봇, 소리’ 이후로 두 번째인데 잘 됐으면 하는 기대도 크고, 이것이 또 저한테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에 있는 작품 같아요. 과장하지 않고 낚지 않는 그냥 ‘기장 어벤저스’로 봐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스타서울TV 홍혜민 기자/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