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원스텝' 산다라박 “장래희망은 만능 엔터테이너, ‘포스트 엄정화’ 꿈꿔요”
[SS인터뷰] '원스텝' 산다라박 “장래희망은 만능 엔터테이너, ‘포스트 엄정화’ 꿈꿔요”
  • 승인 2017.04.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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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치면 쓰러질 듯 가녀린 체구에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긴장한 듯한 표정, 혼자만의 행보를 시작한 박산다라의 첫 인상이었다.

방송에서 늘 밝고 통통튀는 투애니원의 산다라박으로 활약해오던 그녀는 작년 팀의 해체 이후 첫 솔로 활동으로 ‘영화 배우’를 선택했다. ‘투애니원’이라는 그늘을 잠시 벗어나 홀로서기를 시작한 영화 ‘원스텝’의 주연 배우 박산다라는 그간 보여줬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진지하고 차분한 느낌으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영화 ‘원스텝’ 속에서 제가 맡은 배역인 시현과 저는 비슷한 부분이 참 많아요. 겉으로 비춰지는 모습은 밝은데 평소에는 어둡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조용하고 낯도 가리는 성격이거든요. 학창시절에는 주변과 잘 못어울리기도 했었고.. 그래서 시현이의 모습을 표현하고 몰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어요.”

생각보다 훨씬 진중한 모습으로 자신의 생각들을 전하는 박산다라에게서 데뷔 9년차 스타의 노련함과 동시에 갓 발을 뗀 신인 배우로서의 풋풋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그 과정에서 분명히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박산다라는 생각보다 훨씬 단단하고 강단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이었다.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최근 영화 ‘원스텝’의 여주인공 시현 역을 맡아 관객을 만나고 있는 산다라박(본명 박산다라)을 만났다.

몇 편의 웹드라마와 MBC ‘한번 더 해피엔딩’의 조연 출연을 제외하곤 첫 정식 연기에 도전인 산다라박은 아이러니하게도 영화 주연이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타이틀로 영화계에 발을 내딛었다.

일반적으로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드라마 조주연부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는 것과는 다소 상반된 행보에 부담감은 없는지,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사실 촬영 현장에 가면 ‘주연이다’ 이런 생각 없이 촬영하기 때문에 별 생각이 없었어요. 막상 개봉을 하게 되고 생각보다 너무 극장이 크고 하다보니 부담감이 생기기도 하는데, 사실 처음부터 주연을 하겠다 생각한것도 아니고 우연히 접하게 된 대본이 마음에 들었고 시현 캐릭터가 저랑 어울려서 선택한 거라서요.(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개봉 이후로 오히려 부담감이 더 생길 것 같기도 해요.”

첫 영화, 첫 주연 도전에서 산다라박은 생각보다 훨씬 더 해석이 어려운 연기를 맡았다. 국내에서 한 번도 제대로 다뤄진 적 없는 소재인 ‘색청’(음(音)에 의해서 본래의 청각 외에 특정한 색채 감각이 일어나는 현상)을 연기로 표현해야 했던 것.

“아무리 찾아보려고 해도 너무 희귀병이라서 정보가 많지 않았어요. 참고할 수 있는 레퍼런스도 없는 상태였고, 주변에 경험자도 없어서 오직 상상과 감독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만들어갔던 것 같아요. (결과물은 마음에 드나?) 촬영이 끝나고 CG로 색청을 표현한 걸 처음 봤는데 재미있었어요. 촬영 당시에도 상상으로 그려오던 게 있으니까 실제로 색들이 눈에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했었거든요.”

남다른 도전정신이 필요했던 이번 영화 작업은 짧은 촬영시간과 카메라 1대만을 이용한 간소한 촬영 기법 등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산다라박은 자신의 첫 연기 도전의 결과물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봤을까.

“짧은 촬영 기간(한달) 정도 밖에 촬영을 하지 못해서 배우분들과 더 친해지지 못하고 헤어진게 아쉬웠어요. 하지만 촬영 회차도 적었고 카메라도 한 대였음에도 밤 샌 적도 없었을 정도로 감독님께서 콘티를 잘 짜오셔서 추위만 뺀다면 즐거웠던 현장이었어요. (자신의 연기는?) 제 연기요? 어리둥절한 마음이에요. 내가 해석한 색청이 맞을까 싶기도 했는데 연기에는 맞고 틀린 것이 없다고 하니까, 어떤게 맞는진 모르겠지만 잘 한 것 같아요. 물론 부족한 모습도 느껴지고 아쉬운 점도 있죠. 그럼에도 첫 번째 자식같은 느낌이라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난 뒤에 지금의 연기를 보고 아쉬운 점이 많이 보일 수도 있지만 소중한 추억이고, 이 작품을 통해서 많이 성장해 있을 것 같아요.”

   
 

앞서 언론시사회 당시 전재홍 감독은 “산다라박이 영화를 통틀어 NG를 한 번 정도밖에 내지 않았다”며 극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산다라박은 순간 집중력을 비결로 꼽았다.

“평소에 하던대로 한건데..(웃음) 촬영장에서도 크게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가 카메라 슛이 들어가면 순간 집중을 하는 편이에요. 짧은 촬영기간이었는데 그 안에 큰 딜레이 없이 잘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었죠. 원래 성격상 NG 없이 한 번에 가는 걸 좋아해서 확 집중을 했던 거예요.”

실제로 투애니원 활동을 하면서도 ‘연기적 갈증’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힌 산다라박은 현장에서 휴대폰조차 잘 보지 않을 정도로 집중하는 모습으로 촬영에 임했다.

“영화가 코미디 장르였으면 놀다가 가기도 했을텐데 ‘원스텝’ 자체가 괴롭고 슬픈 신이 많다보니까 현장에서 감정 유지를 위해서 휴대폰도 잘 안봤던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칭찬해주셨던 것도 그런 모습들을 좋게 봐주신 것이 아닐까 싶어요. 투애니원으로 활동하면서도 연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런 마음을 꾹 참고 다른 일에 집중하다가 늦게 연기를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원스텝’에서 색청을 앓고 있는 시현 역을 연기한 산다라박은 ‘음악 영화’라는 주제에 걸맞게 다양한 노래를 선보였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투애니원 때와는 또 다른 산다라박의 청아한 목소리였다.

“저도 처음 듣는 제 목소리를 발견했었어요. 투애니원 활동 당시에는 기계음도 섞이고 화려한 음악들을 주로 했었기 때문에 목소리도 랩에 가까운 형태로 냈었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서 노래다운 노래를 완곡으로 처음 한 거였거든요. 들으면서도 신기했고, 녹음을 하는 와중에도 굉장히 신기했던 것 같아요.”

   
 

지난 6일 관객들에게 ‘원스텝’이 첫 선을 보이기 시작한 지금, 산다라박은 또 다른 작품으로의 도전을 예고했다. 영화 ‘치즈 인더 트랩’의 주인공 홍설의 절친한 친구 보라 역으로 캐스팅 된 것. 앞서 방송된 드라마에서 배우 박민지가 맡았던 해당 역할은 극 중 묘미를 더하는 러브라인과 발랄한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치즈인더트랩은 원스텝과 또 다른 매력으로 새로울 것 같아요. 원스텝은 출연 배우 분들도 많지 않고 단체 신보다는 1:1 신이 많아서 집중이 잘 됐었는데 ‘치인트’는 출연진도 많고 시끌벅적한 신도 많아서 NG걱정도 되고 완전히 새로운 현장일 것 같아요.”

공교롭게도 산다라박의 두 번째 선택 역시 영화가 됐다.

“드라마를 하고 싶었는데 운명처럼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영화를 해야지’ 하고 생각했던 건 아닌데 운명적으로 찾아온 게 영화여서.(웃음) 영화의 매력에 푹 빠져버릴까봐 걱정되고 있어요.”

당분간은 오랜 시간 이어오던 가수 활동을 잠시 접어두고 연기 활동에 매진할 계획인 산다라박은 “가수 활동 역시 포기할 계획은 아니다”라고 자신의 행보에 대해 언급했다.

“제가 연기를 하니까 앞으로 연기자로 전향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가수를 하다가 연기를 하는 친구들을 보면 저처럼 음악이 너무 좋아서 무대에 계속 서야겠다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가수에 미련이 없는 친구들도 있더라고요. 저는 두 가지 다 하고 싶다는 마음을 꼭 밝히고 싶었어요. 팬들도 제가 무대에 안 선 뒤로 2년이 넘어가니까 많이 그리워하시고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돌아올거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앞서 산다라박은 지난 2016년 7년간의 투애니원 활동을 마무리하고 팀 해체 수순을 밟은 바 있다. 그 결과 산다라박과 멤버 씨엘은 YG 잔류를, 공민지와 박봄은 YG를 떠나 따로 행보를 걷게 됐다.

“그 때는 연인과 헤어지는 정도의 아픔을 느꼈던 것 같아요. 연습까지 치면 거의 10년을 같이 했으니까 그게 굉장히 컸던 것 같아요. ‘이제는 투애니원이 아니고 남인가? 함께할 수 없다’는 생각에 많은 멘붕이 왔었는데 지금까지도 가장 많이 연락하고 만나는 것도 멤버들이고, 변한게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같이 활동을 하진 않더라도 음악적인 조언도 해주고, 저한테 뭐가 어울리는지 이야기도 해주소 상의도 해주고 하기 때문에 지금은 너무 좋아요.”

이후 산다라박과 씨엘은 솔로 활동에 집중할 것을 예고한 상황. 산다라박은 “향후 음악 활동 시 씨엘과는 함께 하지 않을 예정이냐”는 질문에 “당분간은 그럴 것 같다”는 대답을 내놨다.

“지금은 아마 각각 솔로로 먼저 집중해서 활동을 할 것 같아요. 서로 언젠가는 피처링이던 이벤트성이라도 함께 하게 된다면 제일 좋을  것 같고요. 조합이 좋은 멤버들끼지 모여있었던 팀이 투애니원이었으니까 그렇게 언젠가 같이 작업을 해봐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파워풀하고 강렬한 음악을 주로 해왔던 투애니원에서 벗어난 산다라박의 음악적 변화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모였다.

“예전에는 센 음악을 하고 쿵쾅거리는 리듬을 자주 하다보니까 오히려 혼자 있을 때는 어쿠스틱 장르의 음악을  주로 들었었어요. 언젠가부터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저에게 잘 어울리는게 있고, 대중들이 보고싶어 하는 게 있을텐데 그 중에서는 팬들이 원하는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요. 그게 제가 재미있어 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최근 ‘원스텝’ 홍보차 부산에 갔을 때도 관객분들 앞에서 OST 라이브를 하는데 혼자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는게 너무 떨려서 ‘나는 춤춰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조용한 무대에 혼자 서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웃음)”

새로운 출발선에 선 산다라박에게 ‘투애니원’은 소중한 기억이 분명하다. 하지만 다소 강렬했던 투애니원의 이미지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터. 산다라박은 이에 “잊혀지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이상하게 ‘투애니원’의 산다라박이 잊혀지진 않았으면 좋겠더라고요. 저는 연기 뿐 아니라 무대에도 서고 싶은 사람이고, 투애니원이라는 추억이 굉장히 잊고 싶지 않은 소중한 추억이기 때문에. 지금도 그렇게 봐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연기에 몰입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요. 화려한 저의 모습을 잃고싶진 않아요.”

가수와 배우, 이를 넘어 다양한 장르에서 종횡무진하는 ‘만능엔터테이너’가 되고 싶다는 산다라박은 ‘라디오DJ’를 새로운 목표로 언급하기도 했다.

“제 장래희망은 만능엔터테이너예요. 원래부터 그런 걸 원했었고, 혼자서 원하는 걸 해볼 수 있는 시기가 왔으니까 다 해보는 중이에요. 앞으로도 그렇게 활동을 하고 싶고요. 요즘에는 라디오 DJ도 너무 해보고 싶어요. 일주일 동안 유인나 언니 대타로 DJ를 해봤었는데 그 전에는 사실 라디오를 잘 듣지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너무 재미있고 중독성이 강하더라고요. 매일 같은 시간대에 청취자분들과 대화를 하면서 즉각 소통을 하는게 너무 매력적이라서 일주일 하고 끝날 때 울었잖아요. 작가님들께서 어이없으셨을텐데(웃음) 저는 그만큼 재미있었어요. 또 해보고 싶었던 MC는 ‘겟잇뷰티’를 통해서 하고 있고, 싱글은 최근 버킷리스트에 조그맣게 썼다가 미니앨범으로 바꿨어요. 해나갈 게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만능엔터테이너를 ‘장래희망’으로 꼽은 산다라박의 롤모델은 엄정화. ‘포스트 엄정화’를 꿈꾼다고 밝힌 산다라박은 가수와 배우, 다양한 장르에서의 성공을 이룬 엄정화에 대한 ‘리스펙’을 전했다.

“두 가지 분야에서 다 잘해내기 쉽지 않아요. 예를 들어 제가 드라마에 나오는데 ‘어 투애니원이네?’ 이렇게 생각이 드시면 몰입이 안되잖아요. 그런데 엄정화 선배님은 무대에서 너무 화려하고 멋있으신데 드라마에서 수수한 역할로 나오시면 또 그 캐릭터 자체로 보이시더라고요. 저도 무대에서는 ‘배우가 노래하네’가 아니라 가수의 모습이고, 작품 속에서는 배우의 모습이었으면 좋겠어요.”

   
 

한편 앞서 다른 인터뷰에서 ‘여름 컴백’에 대한 언급으로 가수 산다라박의 복귀를 희망케 했던 그녀는 그게 대한 질문이 나오자 “오해를 하실까봐 걱정이다”라며 난색을 표했다.

“제가 ‘여름에 활동하고 싶다’는 것을 버킷리스트에 써놨었어요. 그냥 단순히 계절적으로 여름에 가수 활동을 하고 싶다는 뜻이었는데 그게 올 여름은 아니었거든요. 만약 올 여름에 나오려면 지금 모든 준비가 돼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전혀 아니고요. 그런데 해외 팬 분들은 번역된 기사를 보시니까 오해를 하실 것 같아요. ‘기대를 할텐데 어떡하지?’ 싶더라고요. 본의아니게 희망고문을 하게 됐네요.”

이제 갓 홀로서기의 첫 발을 뗀 산다라박은 최근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모토가 생겼다고 밝혔다.

“원래 제가 소심한 성격이라서 ‘이건 내 실수’라는 생각으로 살아왔었는데 주변에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면 더 멋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해 주더라고요. 그래서 단점보다는 장점을 찾아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위기가 왔을 때 기회로 만든다던지 하는 것은 마인드의 차이였던 것 같아요. 예전 같았으면 VIP 시사회에 와달라는 이야기도 못했는데 이번에는 제가 먼저 다가가며 부탁드렸더니 다들 너무 좋아하시면서 와 주시는 것을 보고 ‘이게 긍정의 힘이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그간 제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하면서 살아와서 이제는 조금 긍정적으로 살아보려고요.”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고 세상에 한 발을 내딛는 주인공 시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원스텝’ 처럼 ‘박산다라’라는 이름으로 제 2막에 첫 걸음을 떼기 시작한 그녀. 이번 영화를 통해 한 걸음 성장한 산다라박이 앞으로 보여 줄 활약이 기대된다.

[스타서울TV 홍혜민 기자/사진=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