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새로운 빛으로 반짝이는 배우 안소희 (‘싱글라이더’)
[SS인터뷰] 새로운 빛으로 반짝이는 배우 안소희 (‘싱글라이더’)
  • 승인 2017.03.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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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걸그룹이라고 불리던 원더걸스가 최근 공식 해체했다. 2007년 데뷔한 원더걸스는 1년 만에 ‘텔미’로 압도적인 전성기를 맞이했고 그 중심에는 소희가 있었다. 당시 깜찍한 표정을 지으며 외치는 소희의 ‘어머나’는 전 국민이 따라하던 킬링파트였다. 원더걸스 활동당시 출연한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2008)로 연기의 즐거움을 알아가던 소희는 2014년 그룹을 탈퇴하고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원더걸스 소희에서 배우 안소희로 새 출발한 그녀는 지난해 영화 ‘부산행’을 통해 가능성을 내비쳤고 올해는 ‘싱글라이더’에서 모두가 믿고 보는 배우인 이병헌과 호흡을 맞췄다. ‘싱글라이더’에서 안소희는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떠난 재훈(이병헌 분)이 호주에서 만난 워홀러 지나 역을 맡았다. ‘부산행’이 배우로서 그녀의 출발을 알린 작품이라면 ‘싱글라이더’는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안소희는 인터뷰 내내 반복해서 질문을 곱씹으며 조곤조곤 답했다. 다소 긴장한 듯 보였지만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고 가끔 해맑은 미소를 보였다. 짧은 시간에 안소희의 모든 것을 파악할 순 없지만 배우로서 가진 열정과 진심은 확실히 전해졌다. 무대에서 내려와 스크린에 홀로 선 그녀는 새로운 빛으로 반짝이기 시작했다.

“일단 시나리오를 읽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앉은 자리에서 쉬지 않고 한 번에 다 읽었어요. 너무 좋은 작품이라 하고 싶었던 게 첫 번째고 두 번째는 지나라는 캐릭터가 2년 동안 호주에서 있었던 시간과 감정들에 공감이 많이 됐어요. 제가 미국에서 활동할 때가 지나와 비슷한 나이였어요. 당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물음표도 있고 두려움, 걱정도 있었지만 ‘지금이니까 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당시 솔로라면 결정 못했을 텐데 언니들도 함께 있었으니 가능했죠. 그런 과정들 덕분에 지나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안소희는 ‘싱글라이더’에서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난 20대 초반의 지나를 연기했다. 어린나이 인기 절정기에 미국에 진출한 안소희는 지나를 보며 자신과의 공통점들을 찾아냈고 공감했다. 영화에는 자세하게 나오지 않지만 안소희는 감독과의 이야기를 통해 지나의 전사들을 만들어 갔다. 2년 동안 호주 농장에서 고되게 일한 얼굴을 표현하기 위해 주근깨도 그려 넣었다.

“지나는 재훈과 다르게 호주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으니 호주라는 공간에서 이질적으로 보이지 않고 편하고 익숙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액션을 취할 때 편안해 보이고 공간을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어요. ‘부산행’에서는 평범한 10대 고등학생을 맡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일을 겪잖아요. 그래서 나오는 액션과 제스처가 평범하지 않았어요. 이번에는 좀 더 편하고 일상적인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보시는 분들에게 ‘싱글라이더’가 더 편하게 다가올 것 같아요.”

예전부터 연기에 관심이 있던 그녀는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를 통해 연기를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다. 당시 대중들이 그녀를 ‘연기하는 원더걸스 소희’로 봤다면 이제는 ‘배우 안소희’의 연기를 보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 책임감도 더욱 커졌다. 앞선 언론시사회와 인터뷰에서 이병헌, 공효진, 감독은 입을 모아 안소희의 열정을 칭찬했다. 최고의 걸그룹에서 배우로 전향하기까지 큰 결심이 필요했던 만큼 촬영 내내 의욕적으로 캐릭터를 연구하고 조언을 구했다.

“감독님께서 구체적인 행동보다는 지나의 감정을 생각하는 것으로 시작해달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지나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감독님께서 시간을 많이 내주셨어요. 어느 날에는 시나리오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훑기도 하고 매 신마다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또 하루는 온전히 지나라는 캐릭터에 관해서만 대화를 나누기도 했어요. 매 신이 고민이었는데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지나가 재훈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해변가신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초반에 촬영해서 긴장하고 있었어요. 표현이 잘 안돼서 다른 장면보다 테이크를 많이 갔던 것 같아요. 이병헌 선배님이 도와주셨어요. 저에게 ‘내가 정말 뒤를 돌아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아니면 돌아보지 않을 거고 돌아볼 수 없다’라고 말해주셨어요. 선배님이 카메라에 나오지 않을 때도 제 앞에 서서 같이 연기해주셨어요. 그래서 그 장면에서 ‘도와주세요’라고 외치는 건 지나가 재훈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 반, 제가 선배님께 도와달라고 외치는 게 반이었어요.”

   
 

‘부산행’에서 그녀의 연기에 관해 다소 아쉽다는 평들이 있었다. 이번엔 연기력에 있어 이견이 없는 이병헌과 호흡을 맞추니 그 부담감은 더욱 클 터. 이병헌과 함께 한다는 것을 알고 ‘대박’을 외친 안소희는 처음에는 마냥 신나고 좋았지만 촬영이 다가올수록 걱정이 커졌다. 하지만 걱정보다는 기대가 컸고 촬영이 없을 때도 촬영장을 찾으며 선배들의 연기를 살폈다. 공효진과는 한 장면도 마주치지 않지만 촬영 외 시간을 함께 보내며 친분을 쌓아갔다.

“공효진 선배님과 현장에서 부딪히는 신은 없지만 궁금해서 촬영장에 찾아갔어요. 언니 보면서 정말 배우고 싶은 모습들이 많았어요. 대기를 하다가 바로 촬영에 들어가는데 너무나 자연스러웠어요. 모든 게 매력이고 강점인 것 같아요. 촬영 외적인 시간은 거의 함께 보냈어요. 효진 언니가 먼저 편하게 해주셔서 생각할수록 감사해요. 먼저 밥도 먹자고 해주시고 시내 투어도 함께하고 테니스도 쳤어요. 그러면서 캐릭터 고민도 같이 해주셨어요. 조언도 해주시고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배우로 전향했지만 10대부터 20대 초반을 온전히 바친 가수활동은 지금의 안소희가 있기까지의 기반임은 분명하다. 끝으로 그녀는 작품을 통해서라면 얼마든지 노래하는 모습을 선보이고 싶다고 밝혀 기대를 모았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작품을 통해서 기회가 있다면 해보고 싶어요. OST도 좋고 요즘 ‘라라랜드’ 같은 음악영화도 많잖아요. 그런 작품으로 기회가 온다면 해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아직 해본 게 많지 않아서 막연하게 다 해보고 싶어요. 몸 쓰는 걸 좋아해서 액션도 욕심나요.”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