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①] 자이언티 “‘이 노래는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 진짜 의미는요...”
[SS인터뷰①] 자이언티 “‘이 노래는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 진짜 의미는요...”
  • 승인 2017.02.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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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티가 돌아왔다.

‘돌아왔다’는 단 네 글자로 자이언티가 가요계에 미친 영향은 대단했다. 컴백 전부터 자이언티의 신곡에 대한 추측과 기대감이 연일 이어졌으며, 음원 공개된 직후에는 국내 주요 음원차트 1위를 올킬하는데 성공했다. 타이틀곡 외에 수록곡들 역시 음원차트 상위권 줄세우기에 성공하며 그야말로 ‘열풍’을 몰고 왔다.

2015년 10월 발표한 ‘No Make UP’ 이후 약 1년 반 만의 새 앨범이자 YG ‘더블랙레이블’로 이적한 후 선보인 첫 번째 앨범인 ‘OO’도 보란 듯이 성공시킨 자이언티. ‘다 이룬 듯’ 보이는 그는 지금 어떤 고민,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자이언티에게 궁금한 것이 더욱 많아졌다.

1일 오후 ‘더블랙레이블’에서 만난 자이언티는 그야말로 후끈거리는 인터뷰 열기에 “와우”라는 감탄사와 함께 경쾌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만의 시그니처였던 안경을 쓰지 않고, 다소 빈티지했던 과거 스타일 대신 댄디하기 이를데 없는 스웨터 차림에 낯선 듯, 낯설지 않은 모습이었다. 패셔니스타가 많기로 유명한 YG기에, 자이언티 역시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하게 된 것인지 조심스러운 질문을 던졌다.

“(안경은 왜 벗었는지?) 안경을 평상시에 많이 끼고 다니긴 해요 그런데 눈이 나빠서 쓰는 건 아니라서 벗고 다닐 때도 있죠. 처음에는 단순히 무대에서 멋져 보이려고, 또 관객 분들과 눈을 마주치기가 불편하고 시선 처리하기가 힘들어서 아버지 선글라스를 꼈었는데 그게 지금까지 이어오면서 제 아이덴티티가 된거죠. 여전히 안경을 벗으면 잘 못 알아보시더라고요.(웃음)”

이어 자이언티는 “이번 앨범에서 외모가 한층 업그레이드 됐는데, YG에 와서 스타일의 변화를 꾀하는 거냐”는 질문에 만족스러운 미소와 함께 “그렇게 봐 주셨으면 너무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 작업해 온 회사 식구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정말 몰골이 말이 아니었어요. 작업 마스터하고 집에 들어가서 거울을 봤는데 정말 한 대 치고 싶더라고요.(웃음) 거울 속에 웬 할머니가 있는거에요. 노랗게 탈색한 머리는 길어져 있지, 그 와중에 까만색 뿌리는 합성한 듯이 자라있지. 그래서 이건 진짜 아니다 싶어서 ‘몰골이 이게 뭐냐’ 하면서 조금 다듬었는데, 좋게 봐주시니 감사해요. 그냥 대중 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사실 제 모습이 진짜 향상 됐겠어요, 거기서 거기겠죠.(웃음)”

   
 

인터뷰 당일 0시 음원이 공개된 후 차트를 휩쓸고 있는 ‘OO’ 덕분에, 축하와 함께 소감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오랜만에 앨범이 나왔어요. 도깨비 OST도 있었고, 레드벨벳 분들 등 정말 대단하신 음원 강자 분들이 같은 날 나오면서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좋은 반응이 있어서 정말 기뻐요. 타이틀곡 한 곡만 들어주셔도 좋지만 욕심을 좀 부리자면 다른 곡들도 조금 주의깊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건 음원 성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많은 분들이 같이 제 음악을 같이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가요계에서는 ‘음원 깡패’로 통하는 자이언티. 자이언티는 ‘음원 깡패’라는 수식어가 마음에 드냐는 질문에 천편일률적인 답 대신 예상치 못한 귀여운 답을 내놓았다.

“깡패라는 말은 일단 무서운 것 같아요. 저는 과격한 사람이 아닙니다. 깡패가 아니고 음원이 잘 되니까 ‘음원 강자’라고 해주시는데 칭찬으로 들리고, 부담감으로 작용하기 보다는 좋은 창작의 소스가 됐으면 좋겠어요.”

자이언티는 ‘양화대교’ ‘쿵’ ‘뻔한 멜로디’ 등 자전적인 이야기를 노래에 담는 것으로 유명한 뮤지션 중 하나. 이번 앨범 ‘OO’에서 역시 그의 이야기와 감정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앨범은 아이디어와 영감, 사소하고 작은 것부터 큰 감정들까지 다 담고 있는 앨범인 것 같아요. 제가 이번에 앨범 소개를 스스로 적어보려고 노력해봤는데 길게 못쓰겠더라고요. 그러다가 딱 한 줄 쓴 것이 ‘최근의 생각들을 담았다’ 였어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저의 주된 영감이 되어 줬던 건 가장 최근의 ‘저 자신’인 것 같아요. 지금을 살고 있는 제 자신이 담긴 앨범이라서 더 의미가 있는 것 같고요.”

자이언티의 새 타이틀곡 ‘노래’는 티저 공개 당시부터 “이 노래는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라는 가사로 화제가 됐었다. 해당 가사를 두고 ‘유명해지고 난 뒤 행동 등에 제약이 생긴 것을 빗대 표현한 것이 아니냐’ 등의 추측이 이어지며 가사의 속 뜻에 궁금증이 커졌다.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지금 하는 것 같아요. 유명해지고 난 뒤 행동에 제약이 생겼다, 그런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노래가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 하는 것이 왜 타이틀곡이었겠어요. 전적으로 이건 농담이고, 이 노래는 유명해져야해요.(웃음) 제가 어쩌다보니 자전적인 음악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수가 됐는데, 제가 결코 말하고 싶지 않았던, 혼자만 알고 있었던 이야기를 노래하면서 유명해졌어요. 예를 들면 ‘양화대교’ 등인데, 그런 곡들이 사랑을 받으며 뭔가 놀랍고 당황스러운 감정들이 있었어요. 나 혼자 쓴 일기장이 사람들에게 알려졌다고 생각하면 창피할 수 있잖아요. 조금 부끄럽기도하고 낯뜨거운 감정이 있었는데 그런 감정이 이 곡에 묻어난 것 같아요.”

   
 

‘양화대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자연스럽게 이번 앨범 수록곡인 ‘콤플렉스’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콤플렉스’ 속에서 자이언티는 “전화 좀 그만했으면 좋겠어/특히 너네 양화대교 지나갈 때/그래그래 그 노래 좋아해/근데 그다리가 뭔 상관인데”라는 일침을 날렸기 때문. “실제로 양화대교를 지나갈 때 지인들에게서 전화가 많이 왔었냐”는 질문에 자이언티는 “지금은 조금 잠잠해졌는데 한동안 진짜 많이 전화가 왔었다”며 농담섞인 고충을 털어놨다.

“지금은 시큰둥하게 반응했더니 조금 잠잠해졌는데, 한동안 전화가 정말 많이 왔었어요. 패턴은 다 비슷해요. 우선 전화가 오면 ‘양화대교’ 노래가 나오고 있어요. 그리고 ‘나 양화대교야’라고 말하면서 꼭 옆에 있는 지인을 바꿔주고 인사를 해달라고 해요. 그럴 때 ‘어쩌라고’라는 말 밖에 할 말이 없어서 그런 가사를 쓰게 됐어요. (가사 때문에) 당사자들이 좀 상처를 받았을 것 같은데 상관 없어요.(웃음)”

농담 섞인 이야기로 ‘양화대교’의 전화 에피소드를 이야기했지만, 자이언티가 해당 가사를 쓴 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콤플렉스’ 속에 ‘그 다리가 뭔 상관인데’라는 가사가 있어요. 양화대교가 정말 저에게 소중한 ‘인생곡’이라고 할만한 곡이지만 한 편으로는 양화대교라는 이미지 안에 저를 가둬서 보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다양한 음악을 만들고 싶은데 제가 펼치는 다른 활동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그 때가 좋았어’ 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그런데 사람이 항상 같을 순 없잖아요. 항상 달라지고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제 모습을 봐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 가사를 쓰게 됐고, 나름 펀치라인이라고 생각하고 쓴 부분이에요.”

[SS인터뷰②] 자이언티, “‘흥행하는’ 이미지 부담스러워...커리어 이어나가는 것이 욕심”

[스타서울TV 홍혜민 기자/사진=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