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이성경이 ‘역도요정 김복주’를 보내는 법
[SS인터뷰] 이성경이 ‘역도요정 김복주’를 보내는 법
  • 승인 2017.01.17 0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방연 가서 방송 보는 내내 울었어요.”

MBC ‘역도요정 김복주’가 종영한 다음날 이성경을 만났다. 노란색 티셔츠에 청바지, 갈색 단발머리를 한 채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이성경의 모습에 진짜 김복주를 만난 듯 했다. 종방연을 한 다음날 오후 만난 이성경은 “종방연가서 방송 보는 내내 울었다. 감독님이 ‘이제 두 컷 나오면 복주 끝난다’라고 하시는데 아쉬워서 계속 울었어요. 너무 행복했어요”라고 털어놨다.

전날 종방연 이야기를 하는 이성경은 ‘역도요정 김복주’의 끝을 진심으로 아쉬워했다. 아쉬운만큼 선물이었다. 김복주로 살아서, 김복주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어서 힐링이었고 행복이었다.

“복주가 순수하잖아요. 나이가 들면서 복잡한 생각을 가지는데 복주는 순수해서, 그런 게 정화되는 기분이에요. 가장 순수하고 정화되는 예쁜 감정들이요. 후반이 될수록 지쳐야하는데 더 행복해지고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그는 역도라는 종목이었기 때문에 배가 됐을 터다. 이성경은 ‘역도요정 김복주’를 통해 역도의 진짜 재미를 알았고 팬이 됐다.

“땀이 많이 반영되는 종목이에요. 내 몸, 컨디션 말고는 변수가 없어요. 역도란 종목이 생소했지만 그 삶에 귀 기울이면서 제대로 알게 됐어요. 이제 역도를 응원할 것 같아요. 역도에 편견을 가진 사람들도 있잖아요. 제한된 시선도 있고. 해외 역도 경기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관객들이 ‘어이!어이!’하면서 응원을 하더라고요. 선수들이 역도를 들고 안착되는 순간 환호를 보내고. ‘역도요정 김복주’를 통해 역도가 대중화되고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극중 김복주는 역도부라는 타이틀 탓에 소개팅 제의 한 번 못 받아봤지만, 그게 내 업이려니, 역도선수로서의 운명이려니,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는 인물.

이성경은 “여자 역도 선수를 보면 멋있잖아요. 하지만 여성성을 가지고 외모를 꾸미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체급별로 한계가 있으니까요. 대중적으로 예쁘다는 것과 기준점에서 멀어졌는데, 이해가 많이 됐어요. 복주가 짝사랑하는 재이 선생님 앞에서 역도를 들어 올리는데,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준 거잖아요. 공감이 많이 됐어요. 역도선수를 하면서 자존감이 낮아진 복주 앞에 준형이가 나타나서 다행이에요.”

이성경이 김복주에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양희승, 김수진 작가의 공이 컸다. 연기하기 편하게 감정을 쌓아줬다며 이성경은 대본을 극찬했다.

“대사가 표현하기 좋게끔 나와요. 연기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고마운 대본이에요. 대본덕을 볼 정도였어요. ‘역도요정 김복주’에 대한 작가님의 설명은 ‘첫사랑’ 이야기에요. 근데 첫사랑을 하는 청춘 여자에가 체대생일 뿐인 거죠. 주인공이 역도선수라 그걸로 인한 갈등, 어려움이 녹아 든 거예요. 대본에 재밌는 게 많아서 정말 욕심났어요. 현실적으로 복주가 돼야겠다. 평소 관리하던 대로 나오면 안 되니까 살찔 각오를 했어요. 어떻게 하면 여성스럽지 않은 복주가 나올까? 거추장스럽지 않은 바가지 머리로 잘랐어요. 처피뱅이란 트렌디한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 바가지 머리에요(웃음). 역도가 살이 많이 빠지더라고요. 운동 끝나고 야식 시켜먹었어요. 야식 먹고 붓는 게 최고에요. 짠 거 먹고 붓는 게 몸에도 안 좋고, 살찌고. 그래서 힘들었어요.”

시청률은 고전했지만, ‘역도요정 김복주’를 본 시청자들은 따뜻하고 힐링되는 이야기에 공감했다. 마치 내가 체대생인 냥 착각에 들게 할 정도였다. 시청자들은 ‘역도요정 김복주’에 ‘기억조작 드라마’란 이름을 붙였다.

“저도 알아요. ‘그리운 나의 체대 시절’이라고. 다니지도 않았는데. 같이 울어줬다는 뜻이잖아요. 다큐멘터리를 봤을 때 등장인물의 액션이 크고 표현을 잘해서 공감하는 게 아니라, 진심이 전해지니까 우는 거라고 생각해요. 복주를 연기할 때도 포커스에 둔 것은 진심이었어요. 제게 멋진 스킬이나 경험이 있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라 진심으로 그 감정을 가지고 있어서요.”

   
 

어려서부터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이성경은 고등학교 3학년 우연한 기회에 모델을 하게 됐다. 장래희망 칸에 늘 피아니스트를 적던 이성경은 모델의 꿈을 가지고 쇼에 오르고 또 이제는 연기를 한다. 김복주가 좋아하는 역도를 하는 것처럼 이성경 역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모델도 다 자기 일을 따야 해요. 이번 시즌에 발탁돼여 허눈 곳처럼 역도도 잘해서 무대에 올라야죠. 경쟁 사이에서 스트레스 압박감을 받잖아요. 쇳덩이 하나로 행복했으면 좋겠듯, 저도 내 일을 사랑해야죠.”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사진=YG엔터테인먼트, 초록뱀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