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쇼핑왕 루이' 서인국 "술자리서 연기, 음악 얘기밖에 안 해"
[SS인터뷰] '쇼핑왕 루이' 서인국 "술자리서 연기, 음악 얘기밖에 안 해"
  • 승인 2016.12.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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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데뷔 8년 차인 가수 겸 배우 서인국(29). 이제는 배우 안했으면 어쩔 뻔 했나 싶을 정도로 노래에 이어 연기까지 섭렵한 만능 엔터테이너로 자리잡았다.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 역시 또 하나의 인생작으로 남을 듯하다. 스타서울TV가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서인국을 만났다.

‘쇼핑왕 루이’는 복잡한 소비의 도시,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온실 기억상실남 ‘루이’와 오대산 날다람쥐 넷맹녀 ‘고복실’의 파란만장 서바이벌 로맨틱 코미디다.

서인국은 극 중 기억상실증에 걸린 재벌 2세 꽃거지 ‘루이’로 분해 자신을 챙겨주는 시골 소녀 고복실(남지현 분)에 빠져 순수하고 풋풋한 사랑 연기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회마다 그는 손 제스처부터 말투까지 루이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노력을 쏟았다.

“이 캐릭터가 편하기도 편했지만 사실 기억 잃은 사람과 리액션에 대한 액팅적인 부분이 조금 남다른 캐릭터라 굉장히 불안했다. 과연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정답일지, 스스로는 정답이라고 가져왔는데 판단은 시청자 몫이니까 있는 그대로 받아주실지 하는 불안과 걱정을 매신마다 했다. 다시 한번 하게 된다면 지금과 또 뭔가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표현하는 방식이 루이 설정상 굉장히 독특한데 공감을 얻어야 하니까 접근 자체가 조금 어려웠다. 그걸 몸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손가락을 자꾸 움직이는 설정들은 그런 내재적인 불안감을 표현하고자 하는 설정이었는데 그런 걸 알아주셔서 너무 좋았다”

또한 그는 여러 가지 연기적인 아이디어를 내며 감독, 배우와 함께 고민했다. “‘복실아’ 이렇게 부르는 느낌보다 ‘복실’ 이게 뭔가 더 루이 같았다. 대본에는 ‘복실아’라고 돼있었는데 제가 제안했다. 또 김집사(엄효섭 분)와 얘기를 할 때 조금 더 김집사와 톰과 제리 같은 느낌을 내고 싶었다. 그런데 반말을 하면 건방져 보이거나 조금 불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김집사 뭐예요’라고 존댓말 하면 더 자유롭게 토닥토닥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부분들을 수용해주셔서 감사했다. 의도한 부분이 있다. 기억을 잃기 전 루이는 행복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면의 어두움을 표현하려고 노력했고 그 접근이 조금 어렵긴 했다. 원래 루이가 갖고 있는 감성과 현재 루이의 감성이 교류하면서 점점 루이가 색을 찾아가는 거다. 기억을 잃기 전 루이는 탁한 노란색이 어울렸다면 기억을 잃고 복실을 만나면서 점점 개나리색으로 색이 진해졌다. 루이의 성장기에 가까운 느낌이 있다. 자기 주도하에 사기극도 벌이고 복실에게 사랑도 표현하고 이렇게 자기 색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가 되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번 ‘쇼핑왕 루이’ 작품을 통해 또 다른 연기변신에 성공한 그는 “동화같은 작품”이라고 정의하며 따뜻한 의미를 더했다.

“동화 같은 작품이다. 교훈과 판타지가 있다. 나쁜 일이 벌어지고 나쁜 사람들이 있지만 ‘쇼핑왕 루이’라는 동화 세계에서 살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던 것 같다. 마지막 엔딩도 기억 많이 남는다. 루이랑 복실이가 결혼하는 신은 상상이었고 옥탑방에서 “사랑해”라고 하며 끝났다. 사실 이 장면도 애드리브이긴 했는데 그 마지막에서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내레이션이 나올 법한 엔딩이었다. 또 ‘지금 이 순간’을 부르는 신에서도 주변인들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작가님 자체가 사람을 함부로 미워하지 않으셔서 그런지 우리 드라마도 굉장히 따뜻하고 인간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무엇보다도 그는 로맨스 호흡을 맞춘 배우 남지현과 8살 나이차가 무색하리만큼 환상적 호흡을 선보이며 극의 중심을 이끌어 갔다. 키스신만 무려 네 번이었다. 남지현과 호흡은 어땠냐는 질문에 그는 남지현을 추켜세우며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작품을 함께 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현장에서 장난처럼 ‘선배님 오셨습니까’ 이랬다. 그 친구가 갖고 있는 감성이 어마어마하다. 사투리 자체가 자기 말투도 아니고 특히 강원도 사투리가 어렵다. 나는 흉내도 못 내겠더라. 그런데 그걸 하면서도 감정적인 변화는 전부 표현한다. 그게 너무 대단했다. 정말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나보다 나이가 어리고, 경력이 많고 그런 걸 다 떠나서 많이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감성 자체를 더 많이 배우고 싶었다. 기회가 된다면 더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첫 키스신이 기억에 남는다. 드라마든 영화든 첫 키스신 이후로는 뭔가 이야기가 너무 어렵게 풀리진 않는다. 그런데 그 첫 키스신 까지가 굉장히 어렵다. 나는 키스신을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건 그 앞의 서사라고 생각한다. 그 앞에 스토리가 있어야 아름답게 보인다. 만약 루이랑 복실이가 1회부터 키스했다면 아무도 아름답게 안 본다. 하지만 그 앞에 이야기가 있어서 아름답게 보일 수 있도록 한 신이라 가장 떨리고 긴장했고 가장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실제 연애스타일에 대해서 “나는 좀 여러가지 모습이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리드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서 뭘 선택할 때 선택 못하시는 분들 많은데 나는 그런 게 거의 없다. 그 부분을 사람들이 보면 '리드 잘한다', '남자답다'고 해준다. 애교부릴 때도 많다. 한번은 시장에서 엄마한테 애교한번 부려서 아줌마들이 다 부러워하셔서 엄마가 기분 좋아서 5만 원을 쥐어준 적이 있다. 그나마 루이와의 비슷한 점을 찾자면 솔직한 편이다. 감정에 솔직한 편이다. 조심스러운 건 되지만 너무 상대방에게 무례하게 하는 건 연애에서는 최악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물론 첫 방송 당시 다소 진부한 스토리와 과한 설정 등으로 동시간대 지상파 3사 수목드라마 가운데 가장 낮은 시청률인 5.6%로 출발하는 시련도 있었다. 그러나 점차 입소문을 타며 상승곡선을 그리더니 수목극 1위에 등극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 과정 속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서인국에게 심적인 부담이 어마어마했을 터. 이에 대해 그는 “기적같은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해서 행복했다”고 홀가분한 심경을 털어놨다.

“나는 사실 드라마 시청률은 시청자의 몫이라고 생각하긴 한다. 그래도 처음 5%대 시청률이 나왔을 때는 당연히 힘도 빠지고 현장 분위기도 걱정됐다. 그런데 너무 기적같은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해서 행복했다. 이런 일은 잘 없다고 하셔서 더 자부심을 갖게 되고 뿌듯하고 기분도 좋았다. 드라마의 겉모습이 아니라 드라마 자체로 판단됐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또 장르적인 부분이 많이 작용한 것 같다. CG나 뮤직비디오적 요소들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들어간 설정이지만 그걸 좀더 현실적으로 풀어내려고 많이 노력했다. 이런 합이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에 부담스럽다기보다 재밌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고 느끼신 것 같다"

드라마 ‘사랑비’(2012)로 연기자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마친 서인국은 ‘응답하라 1997’(2012) 첫 주연작부터 신드롬을 일으키며 단기간에 스타덤에 오르기도. 이후 ‘아들녀석들’, ‘주군의 태양’, ‘고교처세왕’, ‘왕의 얼굴’, ‘너를 기억해’, ‘38사기동대’ 등 매 작품마다 자신만의 연기 스펙트럼을 구축해왔다. 서인국에게는 매 작품이 뿌듯한 결과물이자 소중한 추억이었다.

“여러 장르를 해야겠다거나 변신에 대한 생각이 크지는 않다. 현재 정신상태와 감성, 트렌드가 복합적으로 하나가 됐을 때 작품을 선택하는 편이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필모그래피가 다양해서 나 스스로도 뿌듯하다. 앞으로도 그런 방향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각자 매력이 있다. 사극은 사극만의 감성이 있다. 극과 극 감정을 느낄 수 있고 판타지에 들어온 기분이라 인상 깊었다. ‘너를 기억해’는 어떤 늑대에 길러지느냐에 따라서 선과 악이 갈린다는 교훈이 매력있고 독특했다. ‘고교처세왕’은 로코물에 액션 활극이 들어있었다. ‘응답하라 1997’은 옛날 생각을 하게 하는 매력이 있었고 ‘38사 기동대’는 미묘한 긴장감이 있었다. ‘쇼핑왕 루이’는 편안하면서도 루이와 복실이의 아름다운 동화같은 세상을 응원하고 싶은 매력이 있었다. 편안하고 재밌게 즐겁게 볼 수 있고 드라마를 통해서 사람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각 장르가 뚜렷한 매력이 딱 있다.”

   
 

먼저 Mnet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1’(2009)의 우승자로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가수로 데뷔한 그는 이후 연기활동을 병행하면서 가수 겸 배우로서 자신의 입지를 탄탄히 굳혔다. 이에 대해 “감사하다”고 밝히면서 음악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포부도 얘기했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봤을 때는 신기하다고는 하는데 나는 내가 해야되는 입장이니까 신기하다기 보다는 주어진 것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다. ‘슈퍼스타K’에 나와서 노래로 데뷔했는데 지금 연기하고 있는 것도 감사한 일이고 연기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표면적인 부분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 같다. 드라마는 한 번하면 3개월 정도 하는데 음악은 그렇게 길게 활동도 못할 뿐더러 주목받는 시간도 짧다. 결국 지금 서인국이 뭘 하고 있느냐에 대한 이슈인 것 같다. 당연히 당장 전에 봤던 건 드라마니까 더 기억을 많이 하실 거다. 하지만 사실 음악은 항상 작업하고 있는 부분이다. ‘38사기동대’ 할 때도 노트북 들고 다니면서 현장에서 작업하고 내 핸드폰에 보면 음성 녹음이 어마어마하다. 굉장히 가깝게 있기 때문에 표면적인 부분에 대한 반응과 인식의 차이일 뿐 내 안에는 음악이랑 연기에 대한 생각밖에 없다. 형들이랑 술 먹어도 연기랑 음악 얘기밖에 안한다. 그게 좋아서 술자리를 많이 하는 편이기도 하다”

   
 

수목을 ‘루이 데이’로 만들던 중심에는 그가 있었다. 배우로서 서인국의 진화는 끝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난 서인국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서인국의 ‘서른 즈음’은 어떨까.

“아직 20대와 다른 건 못 느낀다. 정말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다. 그게 좀 아쉽다. 사실 20대 때도 아쉬웠다. 개인적인 시간을 투자하고 싶다, 여행 가고 싶다는 얘기를 드라마 끝날 때마다 했는데 계속 일만 하게 되더라. 한편으로는 뿌듯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30대에는 일도 하고 인생에 좋은 경험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스타서울TV 조인경 기자 / 사진 = 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