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닥터스' 윤균상 "믿고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서른, 이제 시작
[SS인터뷰] '닥터스' 윤균상 "믿고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서른, 이제 시작
  • 승인 2016.09.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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훤칠한 키, 깔끔히 잘생긴 미모, 하얀 피부, 시원시원한 성격,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훅 들어오는 꽃미소에 애교까지. 게다가 군필자…절로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이 남자 겸손해도 너무 겸손하다. “외모랑 하는 행동이 다르대요. 외모는 차가울 것 같고 잘 놀 것 같다고 친구들도 그런 얘길 많이 했었어요. 허당기도 많고 사람을 좋아해서 어울리는 걸 좋아하고 애교도 있대요.(웃음) 어리숙한 모습도 있는데 그래서 예뻐해 주시는 거면 감사하죠. 저는 부족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최근 서울 용산구 이태원 모처에서 진행된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 종영인터뷰에서 만난 그는 ‘신의’(2012)로 데뷔해 ‘피노키오’(2014)로 이름을 알린 겨우 5년 차 배우다. 짧다면 짧고 길면 긴 시간이지만 그는 어떤 누구보다도 강렬하고 빠르게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나갔다. ‘너를 사랑한 시간’(2015)을 거쳐 ‘육룡이 나르샤’(2015)와 ‘닥터스’(2016)를 통해 그야말로 대세남으로 떠오른 신인 아닌 신인 배우 윤균상의 얘기다.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어르신들은 ‘무휼’로, 여성분들은 ‘정윤도’로 알아봐 주세요. ‘사진 찍어달라’, ‘사인해달라’고 하세요. 절 기억해주는 분들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거니까 기분이 좋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저를 알아볼 때마다 제가 더 당황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귀까지 빨개져서 도망가요.”

윤균상은 ‘닥터스’에서 신경외과 의사 ‘정윤도’로 분해 단순하고 까칠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순애보적인 면모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인기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이상적인 사랑을 보여주고 연민을 느끼게 한 ‘정윤도’란 캐릭터에게 공을 돌렸다.

“매력적인 캐릭터 때문이 아닐까요. 윤도가 하는 사랑이 이상적이잖아요. 윤도는 바라는 것 없이 누군가를 좋아해요. 책에나 나올 법한 그런 사랑이죠. 현실적으로 힘든 사랑을 해서 저를 좋게 봐주시고 예뻐해 주시는 것 같아요. 사랑이 이루어지는 역할이 아니었거든요. 멋있게 남는 역할이었죠. 그 모습을 보면서 연민을 느끼신 것 같다. ‘외롭겠다’ ‘사랑받고 싶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저도 사랑해주시는 게 아닐까요.”

   
 

극 중 윤균상은 ‘쿨한’ 짝사랑남으로 남았다. 박신혜와 김래원의 사랑을 응원하면서도 “짝사랑 무시하지 마라. 세상에 ‘사랑’이라는 단어 들어가는 건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낫다”란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채 혼자만의 사랑을 택한 것. 그는 “밥도 못 먹어요 친구끼리? 우리 이제 친구잖아요”란 정윤도 대사가 제일 슬펐다고 곱씹으며 실제 상황이라면 정윤도 결말에 고개를 저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짝사랑을 해봤는데 계란으로 바위 치는 거다. ‘정윤도’는 삼각관계에서 밀려난 사람의 이상적인 모습이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멋지고 쿨하게 사랑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웠어요. 다른 누군가와 사랑이 이뤄질 수도 있겠지만 혼자의 길을 가는 결말도 쿨하고 멋지더라고요. 근데 저라면 그렇게 못 할 것 같아요. 미련이 남아 보는 것도 힘들 것 같아요. 현실의 윤균상은 정윤도 같은 사랑은 절대 못하죠.(웃음) 개인적으로 윤도가 혜정이가 아니더라도 서우가 아니더라고 누군가와의 사랑을 하게 되면서 끝났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친구도 사랑을 했으면”

전작 ‘피노키오’, ‘육룡이 나르샤’에서도 그렇고 ‘닥터스’에서도 유독 윤균상에게는 쌍방 로맨스가 없었다. 그래도 이쯤이면 브로맨스의 종결자라고 봐도 될 듯 싶다. 불행 중 다행인지 매 작품마다 브로맨스는 넘쳐났고 늘 로맨스 못지않은 남남케미를 발산했기 때문.

“‘피노키오’에서는 형제로 출연한 이종석 씨와 케미가 돋보였죠.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유아인 씨와 브로맨스를 형성했고요. 이번 작품에서는 김래원 선배와도 연적이지만, 사람으로서는 존경하는 그런 묘한 사이였죠.(웃음)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의 케미가 좋았다는 말이기 때문에 기분이 좋죠”

차서후와 무휼, 이번에 정윤도까지. 본의 아니게 짝사랑 전문 배우가 되어 버린 그이기에 로맨스에 대한 갈증을 풀 때가 됐다. 그는 자신있게 로맨틱 코미디도 달달하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점쳐봤다. “저도 여자 배우분과 로맨스를 형성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죠. (실제 연애스타일은) 표현을 많이 하고 바라는 편이다. 많이 의지하는 편이다. 로맨틱코미디를 한다면 잘하지 않을까요. 제가 봐도 매력적인 캐릭터였으면 좋겠어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었고 해왔어요. 제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어요.”

   
 

요즘은 모델 출신 배우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강동원, 공유부터 이종석, 김우빈까지 이들은 안방극장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일찍이 배우로서 입지를 굳혔다. 윤균상 역시 이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모델 출신 배우’라는 타이틀에 대해 자랑스러우면서도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었다. “‘모델 출신 배우’로 거론되는 것이 부끄러워요. 워낙 모델 분야에서 짧게 일하기도 했고, 유명하지도 않았어요.”

연기를 하게 된 배경에는 이들 못지않은 열의가 있었고, 덕분에 배우인생 군필자라는 프리미엄을 가지게 됐다. “‘연극이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 더군다나 군대도 안 갔다 왔는데’라는 아버지의 말에 덜컥 입대를 지원했어요. 지원 방법을 모르니까 그날부터 찾기 시작했어요. 40일 있다가 바로 갔어요. 지원해서 다음 달에 간 거에요. 반대가 심하셨던 아버지도 군대 갔다 왔는데도 제 생각이 확고하니까 ‘네가 젊으니까 해봐’라고 그때부터 믿어주셨던 것 같아요.”

그는 배우로서 빛나는 성장을 이뤄낸 자신의 모습을 그 어느 때보다 응원해주고 있는 아버지에 대해 존경심을 표했다. “아버지가 제가 어릴 때나 지금이나 겸손과 예의를 항상 강조하셨어요. 인기가 많아지면 점점 알아봐주시는 사람도 많아 때로는 귀찮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늘 아버지의 말씀을 떠올리게 돼요. 겸손하라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친구, 가족, 회사 식구들)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윤균상은 다가오는 추석 고향(전주)에 내려갈 예정이다. “’육룡이 나르샤’ 끝나고 혼자 있고 싶어서 처음으로 한 달 반을 쉬었는데 몸도 마음도 아픈 게 혼자가 된 느낌이었어요. 혼자 있고 싶었던 게 되레 병이 됐죠. 이제 곧 추석이잖아요. 고향에 가서 가족, 친구들 만날 생각이에요”

   
 

윤균상은 매 작품마다 그만의 신선한 매력을 보여주면서 차세대 기대주로 우뚝 섰다. 대세들만 찍는다는 자동차 광고도 꿰차며 청년기의 막바지인 30살(1987년 생)을 화려하게 마무리하고 있는 그. 늦게 데뷔한 탓에 아직까지 보여주지 못한 모습도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모습도 많이 있다. 그런 윤균상에게 서른 살은 시작에 불과했다. 윤균상은 ‘믿고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면서 향후 왕성한 활동을 기대케 했다.

“남자 냄새가 물씬 나는 느와르 같은 장르도 해보고 싶고.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그런 나쁜 역할도 한번 해보고 싶은 욕심이 좀 있어요. 나이를 빨리 먹고 싶어요. 나이만큼 제 경험이 쌓이면 연기도 달라질 테니까요. 배우에겐 경험이 실력이고, 내용이잖아요. 그래서 나이를 먹는게 좋아요. 그래서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누군가 제가 작품을 했을 때 ‘윤균상이 나온다고 그럼 이건 봐야겠다. 재미있을 거야’라고 얘기할 수 있는 배우요.”

[스타서울TV 조인경 기자 / 사진 = 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