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국가대표2’ 오연서 “29살에 온 사춘기, 나이 들수록 좋은 사람 되는 것 느껴”
[SS인터뷰] ‘국가대표2’ 오연서 “29살에 온 사춘기, 나이 들수록 좋은 사람 되는 것 느껴”
  • 승인 2016.08.1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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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서가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것은 오래되지 않았지만 사실 그녀는 2002년 가수로 데뷔해 어느덧 15년째 연예계에 몸담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능숙하다. 사람을 대할 줄 알고 당당히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기도 한다. 드라마 속 이미지와 달리 의외로 수더분하고 해맑은 모습은 보는 이에게 미소를 자아낸다. 아직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무궁무진한 오연서가  오랜만에 스크린에 도전했다. 그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영화 관계자분들이 러브콜을 보내주셨으면 해요”라며 귀여운 포부를 밝혔다.

“언론시사회에서 처음 봤는데 되게 재미있었어요. 저희 영화가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잖아요. 그런 부분이 굉장히 잘 나와서 기분 좋았어요. 후반부 수애 언니 장면은 촬영 당시 못 봤는데 극장에서 보고나니 슬프더라고요. 울었어요. 경기에 시원함과 감동이 같이 버무려져 있어서 재미있게 봤어요.”

영화 ‘국가대표2’는 최초의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의 탄생 과정을 모티브로 했다. 오연서는 강제퇴출 당한 전직 쇼트트랙 국가대표 채경을 연기하며 이전과는 다른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길었던 머리를 자르고 목에는 타투를 새겼다. 매사에 불만이고 욕을 입에 달고 산다. 영화에는 오연서를 비롯해 수애, 하재숙, 김슬기, 김예원, 진지희 등 여러 여배우와 호흡을 맞춘다. 새로운 캐릭터 도전, 다수의 여배우가 함께 호흡한다는 것은 오연서가 오랜만에 스크린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됐다.

“‘돌아와요 아저씨’를 찍기 전이었는데 보이시하고 털털한 이미지가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스포츠 영화는 아무래도 훈련부터 함께 하잖아요. 미리 함께 준비하는 것도 좋았어요. 3개월 전부터 연습했고 촬영하면서도 계속 훈련을 받았어요. 대부분이 참석해서 함께 연습했어요. 스케이트는 아예 처음 타보는데 훈련이 스파르타식이라 낙오될까봐 힘들었죠. 그래도 보호 장비를 하니까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과감히 했더니 금방 늘더라고요.”

   
 

사전 훈련을 통해 기본적인 자세를 익힌 배우들은 실제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에게 선수들이 사용하는 골 세리머니나 항의 제스처 등을 배웠다. 실감나는 장면을 위해 배우들은 거친 바디체크도 직접 소화했다.

“경기장면을 촬영할 때 카메라가 많았어요. 스틱도 찍고 퍽도 찍고 바스트샷, 풀샷 등 다양하게 찍어서 완성본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어요. 사실 아이스하키가 생소한 스포츠인데 영화 장면을 보니 이해도 잘 되더라고요. 잘 담긴 것 같아서 뿌듯해요. 경기장면은 모두 베스트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골 넣고 기뻐하는 장면들이 좋았어요. 진짜 기뻐하고 친한 모습이 잘 보였어요. 영화 찍기 전에는 훈련은 함께 하지만 깊이 친하진 않았어요. 영화를 순차적으로 촬영해서 경기는 거의 마지막에 찍었는데 그때는 정말 친해져서 실제로 기뻐하고 몸도 때리고 그랬죠. 당시 촬영이 끝나가는 것에 시원섭섭한 감정도 있었고 힘들게 훈련했던 것들도 떠올랐는데 그런 진짜 감정이 담긴 컷들이 정말 좋아요.”

‘국가대표2’는 영화 특성상 아이스하키 장면을 완벽히 소화해야 했다. 배우들은 3개월 동안 철저히 준비했고 김예원과 하재숙은 어깨 탈골, 무릎 인대 파열 등의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촬영 전부터 훈련을 열심히 하다 보니 서로 짠한 마음이 있었어요. 그리고 첫 촬영 날 갯벌에서 전지훈련 장면을 찍었어요. 발이 푹푹 들어가고 속옷 안으로 진흙도 들어가면서 고생했죠. 서로 닦아주고 챙겨주면서 하나가 된 기분을 느꼈어요. 정말 힘들게 촬영마치고 집에 가는 줄 알았는데 스태프가 샤워하고 분장을 다시 받으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한마음으로 제작진을 욕하면서 친해졌죠. 진짜 엄청 많이 찍었어요. 그래서 ‘이거 100% 얼마 안 나온다. 몇 초 나오는 지 세보겠다’고 했는데 정말 얼마 안 나왔더라고요(웃음).”

   
 

오연서가 어느덧 서른 살이 됐다. 어린 나이에 가수로 데뷔했던 오연서는 곧바로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의 길을 걸었지만 오랜 시간 무명을 거쳤다. 그동안 대학교도 다니고 작은 연극도 했다. 차근차근 길을 다져온 오연서는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통해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고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 오연서는 “29살이 아홉수라서 그런지 사춘기가 왔어요. 새벽에 괜히 놀이터에서 그네 타면서 존재의 이유에 관해서도 고민하고 일에 관해서도 생각이 복잡했어요”라며 지난해를 회상했다.

“서른을 기점으로 20대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나이가 들수록 좋은 사람이 되어간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어릴 땐 술도 좋아하고 많이 마셨는데 지금은 안 마셔요. 술이 나쁘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술을 안마시니 다음날 힘들 일이 없어서 좋아요. 그리고 성격이나 이성관도 달라진 것 같아요. 이제는 따뜻한 사람이 좋아요. 마음이 넓고 배려해주는 남자요. 어릴 땐 잘생기고 키가 큰 사람이 좋았는데 이제는 다른 면을 많이 보는 것 같아요. 말을 얼마나 따뜻하게 할 줄 아는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지니고 살아가는 지를 많이 봐요.”

   
 

오랜만에 스크린에 도전했고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국가대표2’는 호평이 주를 이뤘다. 8월 극장가는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지만 ‘국가대표2’의 만듦새와 배우들의 열연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끝으로 오연서는 영화의 흥행은 물론 여자 아이스하키의 발전을 기원했다.

“여자 아이스하키는 환경이 열악하고 인지도가 낮아요. 경기가 있을 때 저희가 관람을 가거나 홍보가 필요하면 당연히 도움을 줄 용의가 있어요.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을 할 때 다 같이 응원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희 영화는 스포츠 불록버스터니까 극장에서 안보면 후회하실 겁니다. 끝날 때 감동도 있어요. 전 연령대가 함께 보기 너무 좋은 영화에요. 연인들도 시원하게 극장에서 데이트 하세요.”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영화사 하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