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송은이, 23년차 코미디언의 새로운 도전
[SS인터뷰] 송은이, 23년차 코미디언의 새로운 도전
  • 승인 2016.07.2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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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송은이는 국내 대표 ’호감 연예인’이다.

요즘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그 흔할 ‘안티’도 찾아보기 힘들다. ‘호감’ 남자 코미디언에 유재석이 있다면 여자 코미디언에는 송은이가 있지 않을까.

FNC 사옥에서 스타서울TV와 만난 송은이는 자신이 받고 있는 사랑 만큼 국내 코미디계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이번에논 오는 8월 26일부터 열리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하 ‘부코페’)의 총 기획, 연출을 맡으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지금 국내 코미디계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도 많이 사라졌고, 후배들이 역량을 펼치기에는 무대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에요. 그래서 최대한 많은 코미디언들이 ‘부코페’에 참여해 자신의 무대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집행위원장 김준호에 의해 첫 선을 보이기 시작한 ‘부코페’는 벌써 4회 개막을 앞두며 꾸준히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간 국내 코미디언들이 각자 소속된 방송사 개그 프로그램에서 선보였던 코너를 다시 무대에 올려 관객들에게 선보여 왔던 것과는 달리, 4회 부터는 새로운 콘텐츠가 많이 선보여질 계획이다.

“이번 ‘부코페’의 콘셉트는 크게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어요. 먼저 콘텐츠의 다양화에요. 그간 국내 코미디 콘텐츠가 미비한 탓에 기존에 있는 콘셉트를 그대로 차용해서 ‘갈라쇼’라는 명칭으로 무대에 섰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TV 무대가 아닌 공연 무대에서도 개그맨들이 자신들만의 콘텐츠로 역량을 강화해서 해외 무대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자고 의견을 모았거든요.

그동안 국제 코미디계에 진출한 팀은 ‘옹알스’밖에 없었는데, 비트만 있으면 언어가 필요없이 언제든지 코미디를 할 수 있는 ‘비트파이터’나 좀비 호러개그 ‘코미디 몬스터’같은 콘텐츠들을 강화해서 우리도 해외 무대에 진출해 보자 하는 거죠.”

“두 번째 콘셉트는 여성 콘텐츠의 강화에요. 이성미 언니, 김지선 씨, 김효진 씨 세 사람이 모여서 주부로서, 여자로서 살아왔던 이야기를 하는 ‘사이다쇼’나 정경미, 김경아 씨가 뭉친 초보 엄마 이야기를 다룬 공감 코미디 토크쇼 ‘투맘쇼’ 같은 것들이 그런 거죠. 일부러 이런 공연들은 시간대도 11시, 오후 3시 등으로 정해서 장바구니를 잠시 던져두고 오셔서 가볍게 보실 수 있도록 기획해 봤어요.”

송은이의 합류로 한층 더 큰 날개를 달게 된 ‘부코페’는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는 쇼를 선보이며 국내 및 아시아를 대표하는 코미디 페스티벌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다. 실제로 현재 아시아 유일 코미디 페스티벌인 ‘부코페’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뉴질랜드, 브라질, 호주, 이탈리아, 일본 등 다양한 해외 코미디 팀들이 올해 부코페에 참여하는 것도 이러한 관심을 증명한다.

“‘부코페’의 가장 큰 취지는 전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의 개발과 해외 진출의 발판 마련이에요. ‘부코페’의 개막식부터 폐막까지 모든 부분을 전적으로 코미디언들이 소화한다는 것이 특별한 점이고요. 실제로 이번에 처음으로 만든 ‘부코페’ 대표 캐릭터 퍼니, 버디도 김대희 씨가 아이디어를 내고 디자인 초안을 김경아 씨가 만드는 등 모두 저희 손으로 만든 거에요. 이 외에도 광고 티저는 유세윤 씨네 광고회사에서 만들었고요. 이런식으로 코미디언들이 자의적으로 의기투합해 모여서 축제를 알리는 데 의미가 있는거죠.”

최근 ‘부코페’는 이경규가 직접 코미디 무대에 나선 ‘이경규 쇼’의 매진소식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경규 선배님이요? 윤형빈 씨와 이윤석 씨가 ‘공연 한 번 해 보시는 거 어떻냐’고 제안을 드렸던 것 같아요. 후배들의 제안과 ‘무대에 가서 초심으로 돌아가 보자’는 심리가 작용하셨던 것 같아요. 그 위치에 계시면서도 안주하지 않고 멋있는 일 같고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공연은 관객이 많이 와도 180~200명 정도인데도 몸을 던져서 공연을 하시더라고요.”

송은이는 “미스터 빈 씨를 모시고 싶었는데 섭외비가 ‘부코페’ 예산이랑 맞먹더라”며 “김준호 씨가 과거 언급했던 짐캐리 씨는 접촉 조차 못한 걸로 알고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잭블랙 같은 분들도 모시고 싶다. 앞으로 이 행사가 조금 더 탄탄하게 사랑과 관심을 받게 되면 그런 날이 빨리 오지 않을까 한다”고 미소를 지어보이기도 했다.

   
 

“그간 코미디 축제를 이끌기에 인력이 부족한 점도 있었고, 개그맨들 스스로가 축제에 참여해서 축제를 발판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하겠다는 인식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번 ‘부코페’를 계기로 타의가 아닌 자의로 의기투합해 콘텐츠도 계속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의미있죠.”

2년 전 김준호가 ‘부코페’에 함께하자는 제안을 한 이후로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이를 고사해야했던 송은이는 이번 ‘부코페’에 합류한 이상 범국민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행사로 키워내고 싶은 욕심을 내비치며, 국내 코미디 계에 대한 대중들의 ‘너그러움’을 당부했다.

“사실은 안타까운 점도 있어요. ‘코미디’에 있어서 코미디언들의 몫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시청자 분들이 여유를 가지고 봐 주셨으면 하는 건데 유난히 국내 시청자분들은 ‘코미디’ 장르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계시는 것 같아요. 조금만 웃기지 못해도 “쟤 왜 저렇게 못웃겨”하는 것 처럼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코미디 장르가 시청률 경쟁에서 밀리고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등의 상황으로 이어지게 되는거죠. 그러다보니 조금만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또 이번 ‘부코페’를 기반으로 코미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나아가 코미디가 방송사에서 부활되고 개그맨들이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면, 더 바랄게 없겠죠.”

[스타서울TV 홍혜민 기자/사진=FNC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