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에릭 “인생작 ‘또 오해영’, 안 끝났으면 좋았겠다”
[SS인터뷰] 에릭 “인생작 ‘또 오해영’, 안 끝났으면 좋았겠다”
  • 승인 2016.07.0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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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끝났으면 좋겠다.”

에릭은 30일 오후 강남구 청담동 모처에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연출 송현욱|극본 박해영)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종영 직후 만난 에릭은 ‘박도경’ 캐릭터에 빙의된 채 헤어나오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는 “안 끝났으면 좋겠다. 아쉬운 마음에 어제 스태프들이랑 새벽까지 화기애애하게 종방연을 즐겼고, 3차까지 함께 갔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에릭은 극중 츤데레지만 자신의 여자는 목숨 걸고 사랑하는 순정남 캐릭터, 박도경 역을 맡아 5,6월 브라운관을 설렘으로 꽉 채웠다. 많은 여성 시청자들이 ‘도경앓이’하면서 일주일을 행복한 ‘또요일’로 보낼 수 있게 한 데 일등공신이다.

‘또 오해영’은 매회 높은 화제성을 유지하며 인기몰이를 한 결과 마지막회 시청률은 10%(닐슨코리아 제공·전국 기준)를 돌파했다. 에릭은 ‘또 오해영’이 인생작이라고 자부하며 여러모로 감사해 했다. 그는 ‘또 오해영’이 tvN 히트작으로 탄생할 수 있었던 공을 함께한 동료와 제작진, 스태프들에게 돌렸다.

   
 

“사고 없이 현장도 좋고, 시청률도 좋기 힘들다. 이런 현장이 있을 수도 있구나 싶었다. 대사에 있던 것처럼 우주가 도와주는 느낌이다. 배우들이 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기가 쉽지 않다. 시간, 자리 채우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다들 열심히 해주시더라. 보통 작품을 하면 여자 배우의 경우 종방연이 돼서야 친해진다. 하지만 이번엔 합이 다 잘 맞았다. 드라마 초반에는 독이 될까봐 이야기 안했지만 다 가수출신이다. 영지, 현진이. 재윤이, 지석이, 훈이. 특히 지석이는 연습생 때 나한테 랩을 배운 적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촬영현장에 있어서 낯설지 않았고 동료애가 있었다.”

에릭이 분하고 있는 영화 음향 감독 ‘박도경’은 외모, 스펙도 완벽하지만 특유의 예민하고 까칠한 성격을 지닌 캐릭터다. 과거 ‘예쁜’ 오해영(전혜빈 분)과 결혼을 약속했던 사이인 박도경은 결혼식 당일 사라진 오해영 때문에 마음 깊이 상처를 받고, 그 뒤론 좀처럼 여자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철벽남이 되버린 것. 그런데 ‘보통’ 오해영(서현진 분)을 만나면서 시들어버린 감정이 다시금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에릭은 본인의 성격을 되돌아보며 박도경과 어느 정도 비슷한 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연애할 때 그렇게 까칠하진 않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챙겨주면서 내색 안하는 그런 부분이 비슷하다. 결국 여러 사람한테 좋은 사람이 되는 것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완벽한 편이 되어주는 게 중요하다. 저도 어린 시절부터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다. 조금 친해지고 편해졌다 싶으면 매니저형들이 사라졌다. 활동을 하다가 좀 친해진 가수들도 갑자기 사라졌다. 그런 걸 어느 정도 겪다보니 쉽게 사람들에게 말도 잘 안하고, 마음을 안 열게 됐다. 멤버들 외에는 친해지려고 하지 않았고, 이야기도 잘 안했다. 그런 면에서도 어느정도 도경이랑 비슷하다.”

   
 

에릭이 맡은 박도경은 감정표현을 많이 하지 않아 자칫 심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에릭은 캐릭터의 세심한 변화를 잘 살려내기 위해 자신의 연기를 잘 접목시켰다. 그는 캐릭터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 감독님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100점 만점에 7,80점. 스스로 만족도가 있었던 캐릭터였다. 이 씬 안에서 나를 돋보이고 드러내야겠다 하고 크게 노력하지 않았다. 감독님이 연출한 영상과 배경음악의 힘을 믿어서 여백을 많이 남겨두려고 노력했다. 그런 걸 잘하는 팀과 일을 했고, 내가 모든 걸 설명하기보단 그런 감정만 유지한 채 감독님을 많이 믿고 따랐다. 특히 저는 눈, 코, 입이 크고 얼굴이 길어서 각도에 큰 영향을 받는다. 앵글을 신경써서 잡아주지 않으면 달달하고 예쁘게 붙어야하는 씬에서 그런 느낌이 덜 할 수가 있다. 한동현 감독님이 촬영 2주전부터 우리를 연구하고 오셔서 단점을 알고 잡아주시니까. 이번작품을 하고 갑자기 예뻐지고 잘 생겨진 게 아닌데 진짜 잘생기고 예뻐 보이더라. 영상의 힘이 매우 크다고 생각했다.”

에릭은 현직 가수 겸 배우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아이돌 장수그룹 ‘신화’ 리더인 그는 하반기에 컴백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하며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멤버들을 꼽기도. 또 13년이란 세월동안 꾸준한 연기활동을 해온 배우로서 남다른 소신도 보였다.

   
 

“내가 뭘 꼭 보여줘야 하나? 그런 고민은 많이 하지 않는다. 신화면 신화, 연기자면 연기자. 대사에도 있듯이 ‘피투성이가 돼도 살아. 살아남는게 이기는거야.’ 신화로서도 그렇고 배우로서도 그렇고 좋은 작품에서 계속 활동하고 싶은 마음. 불새 때와 같은 유명세를 얻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근데 그때 받은 스포트라이트보다 지금이 더 맘에 든다. 그때는 크게 납득할만한 캐릭터가 아니었다. 연기력 논란도 있었고, 서브 주인공이기도 했고 하면서 많은 부분이 아쉬웠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뭐하나 아쉬운 게 없을 정도로 다 너무 좋았다. 장르물이나, 큰 액션이 필요한 드라마는 욕심을 안냈다. 내가 보기 좋은 로코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 물론 팬들은 장르물이나 사이코패스역을 원한다.”

에릭은 과거 드라마 ‘불새’에서 “타는 냄새 안나요? 내 마음이 불타고 있잖아요”란 명대사로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이후 ‘연애의 발견’, ‘또 오해영’에 출연해 사랑 앞에 솔직담백한 모습을 보여주며 로코킹으로 성공적인 안착을 했다. 끝으로 그는 “좋은 환경에서 지금 같은 작업을 하고 싶다”며 차기작 역시 로코나 멜로일 가능성을 암시했다. 군더더기 없는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인 에릭. 이쯤이면 ‘에릭표’ 차기작, 믿고 본다.

   
 

[스타서울TV 조인경 기자/사진=E&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