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부진에 경상흑자 급감…전월 3분의 1 수준 ‘심각’
수출부진에 경상흑자 급감…전월 3분의 1 수준 ‘심각’
  • 승인 2016.06.0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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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부진에 경상흑자 급감 / 사진= 뉴시스

수출부진에 경상흑자가 3분의 1로 급감했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16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4월 경상수지는 33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50개월 연속 흑자로 사상 최장 기간을 갱신했지만, 흑자 규모는 2014년 1월(18억7000만달러)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월 흑자 폭은 100억9000만달러였다.

경상수지는 대내외 충격에 대한 기초체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그간 자본유출 우려가 불거질 때마다 큰 경상수지 흑자 폭을 근거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4월처럼 흑자 폭이 급감하는 것은 대외건전성에 빨간 불이 켜지는 셈이다.

한은은 4월 수출부진에 경상흑자가 급감한 이유가 수출 감소와 배당금 지급 확대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배당금은 보통 3~4월에 집중적으로 지급되는 것에 비해 유입 기간은 일정하지 않은데, 4월에 지급 사례가 몰리면서 본원소득수지 적자는 사상 최대치인 40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신병곤 금융통계부장은 “경상흑자가 줄어든 것은 배당요인이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일단 일시적이라고 보며 다음 달에 배당 관련해선 상당폭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출이다.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목의 부진은 이미 구조적인 문제로 추세화하고 있다. 국제수지 기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 감소해 수입 감소 폭(-18.7%)을 넘어섰다.

그간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유지한 불황형 흑자 기조마저 위협받고 있다. 수출이 수입보다 더 많이 감소한 것은 2014년 10월(수출 -10.2%, 수입 -8.5%) 이후 처음이다. 4월의 경우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는 가운데 디스플레이패널, 가전제품과 승용차 등이 특히 부진했다.

한은도 수출이 예상보다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황상필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해외 생산 가공무역 부문의 수출이 상당히 부진했다”며 “올해 들어 수출 부진이 진정되는 듯했으나 4월에 다시 악화한 상황으로 일단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출 개선 여부가 유가 상승에 달려있다고 진단한다. 경상수지 흑자 폭에 대해선 일시적 요인이 제거된 이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은도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960억달러) 달성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5월에는 상당 부분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