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개발자, 호주 기업인 라이트 진위논란…세무조사도 불가피
비트코인 개발자, 호주 기업인 라이트 진위논란…세무조사도 불가피
  • 승인 2016.05.0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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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개발자, 호주 기업인 라이트

호주의 기업가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가 자신이 비트코인의 진짜 개발자임을 밝혔다.

호주의 기업가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는 2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 BBC, GQ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사토시 나카모토란 이름으로만 알려졌던 디지털 화폐 비트코인의 발명자가 자신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은 달러나 유로화 같은 화폐나 은행을 이용하지 않고도 결제를 할 수 있는 수단이며 익명인데다 어떤 제도적 통제도 없이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유주의자들, 컴퓨터매니아, 금융투기꾼들과 범죄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디지털 화폐이다.

BBC에 따르면 라이트는 자신이 비트코인 개발자라는 기술적인 증거를 증명했으며 비트코인 주요 관계자와 핵심 개발팀도 그의 주장을 확인했다.

라이트는 BBC와의 회동에서 비트코인 개발 초기단계에 만들어낸 암호 키를 사용해 디지털 방식으로 메시지에 서명하는 방식을 선보였다. 이는 비트코인 개발자 ‘나카모토 사토시’가 만들어낸 비트코인 블록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비트코인은 2009년 1월 개발된 가상화폐로 특정 개인이나 회사 등 발행기간의 통제 없이 P2P로 사용자 간에 익명으로 거래되는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베일에 싸인 개발자 나카모토 사토시에 대한 정보는 7년간 밝혀지지 않았다. 가명을 통해 일본계나 아시아계라는 추측만 무성했을 뿐이다. 한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 이상이라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2009년 비트코인을 발명한 나카모토는 2010년부터 종적을 감추었지만 비트코인은 그가 사라졌든 누가 발명을 했든 관계없이 그 동안 꾸준히 세력을 확장해왔다. 또 누가 창시했는가 하는 사실을 아는 것도 비트코인 유통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비트코인 창시자는 엄청난 물량을 소지하고 있어 그것을 팔아치우는 것 만으로도 비트코인의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디지털 결제 수단의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나카모토는 약 100만 비트코인, 즉 4억4000만달러 어치의 비트코인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트는 자신이 정체를 밝힌 것은 최근 언론의 열띤 추측기사와 빈번한 취재로 자기의 측근 직원들의 사생활 침해가 심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BBC는 라이트가 “돈이나 명예를 원하는 게 아니라 자기를 내버려두어 주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그 이유 뿐 아니라 라이트가 호주 세무 당국에 의해 세무조사를 받게 돼 돈이 필요해서 신분을 공개하는 편이 나카모토의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바꾸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BBC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