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육룡이 나르샤’ 신세경 “끝까지 분이가 분이이길 바랐어요” (인터뷰①)
[SS인터뷰] ‘육룡이 나르샤’ 신세경 “끝까지 분이가 분이이길 바랐어요” (인터뷰①)
  • 승인 2016.04.0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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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의 한계, 핍박 속에서도 남성 못지않은 강한 생존력과 순수하고도 현명한 추진력으로 백성들의 반촌 행수까지 거머쥔 그는 욕심이라곤 그저 조직이 경작할 수 있는 작은 땅덩어리뿐. 자신의 위치에서 본분을 다하며 그저 ‘백성을 위한 세상’이란 소박한 꿈을 꿨던 민초 분이 얘기를 신세경의 입으로 직접 들어 봤다.

신세경은 SBS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연출 신경수|극본 김영현, 박상연)에서 조선건국을 이루게 되는 ‘육룡’중 한 명인 대장부 분이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일각에서는 분이가 극 초반부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준 것에 비해 중·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역할이 다소 미약했다는 평도 있다. 하지만 신세경은 “저는 끝까지 분이가 분이이기를 바랐다”라고 분이 캐릭터에 신뢰를 보였다.

“분이가 처음부터 마음에 품었던 목적은 마지막까지 그대로 남아있었고 요만큼의 흔들림이 없었어요. 물론 행동의 변화를 보면 초반보다 소극적으로 변할 수도 있었지만 그건 당연한 흐름이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인물과 관계가 생기기 전과 후의 상황은 확연히 달랐고, 초반의 분이처럼 마냥 때리고 불을 지를 수 없었잖아요.”라며 “저는 끝까지 분이가 분이이기를 바랐어요. 분이는 오로지 혼자서 빛나기보다는 인물들 사이에서 버무려지는 것이 중요했어요. 다양한 이념과 세상을 가진 인물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잘 섞이고 조화를 이루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분이는 반촌 행수이기 전에 한 남자의 여자였고, 왕의 여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도 민다경(공승연 분)과 그 흔한 삼각관계도 없이, 이방원(유아인 분)과 사랑의 결실도 보지 못한 채 백성을 택하며 홀연히 섬으로 떠났다. 평생을 그리워하면서도 이방원을 외롭게 만든 야속한 분이었다. 신세경은 그래서 분이의 사랑이 고귀하다고 말했다. 정말로 이방원과 분이는 시청자들의 가슴에 고결한 사랑 ‘낭만 커플’이란 전설로 남았다.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방원과 분이의 사랑은 일반적인 사랑 형태랑은 달라서 신선했어요. 오히려 일반적인 연인 모습 이상으로 서로의 행동과 생각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라 귀하지 않냐”라며 “삼각관계도 단순히 서로를 투기하는 모습으로 보이지 않았어요. 고작 한 명의 백성인 분이의 그 깊이를 알고 존중해줬어요. 서로 개개인의 생각을 존중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또한 분이는 이방원과 정도전의 정치적 이념 싸움 속에서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조직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몫을 충실히 해냈다. 또한 신흥 권문세족을 중심으로 새 판도가 짜지는 형국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자신의 사람이 다치거나 죽으면 진심으로 아파한 분이가 백성을 위한 참된 지도자였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지막 회에서도 할머니가 된 분이는 자신의 원했던 단순하고 소박한 꿈에 가까워진 현실을 보고 “방원이 아들이 해낸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훈민정음을 감싸고 잠들지 않았던가.

“분이는 이방원과 정도전처럼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을 쫓아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실현해야겠다는 사상을 가진 인물이 아니에요. 훨씬 더 단순하고 소박한 꿈을 꾸고 있죠. ‘밥만 잘 먹게 해주면 세금 잘 내고 성실하게 일할 사람들이다’란 분이의 대사처럼 국가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진 건 아니기 때문에 사실 어느 쪽을 택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육룡이 나르샤’ 신세경 “데뷔 13년차 배우 신세경이 강해지는 법”(인터뷰②)에 계속

[스타서울TV 조인경 기자 / 사진 = 나무엑터스,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