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그날의 분위기’ 유연석, 숨 가쁘게 달려온 ‘유연석의 분위기’는?
[SS인터뷰] ‘그날의 분위기’ 유연석, 숨 가쁘게 달려온 ‘유연석의 분위기’는?
  • 승인 2016.01.2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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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인터뷰] ‘그날의 분위기’ 유연석, 숨 가쁘게 달려온 ‘유연석의 분위기’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응팔’ 신드롬을 일으키며 종영했다. 응팔의 인기에 앞서 ‘응답하라 1994’가 있었고 유연석은 절절한 순정남을 연기했다. 유연석은 ‘응사’를 통해 그동안의 악역이미지를 완전히 반전시키며 밀크남에 등극했다. 그리고 ‘그날의 분위기(감독 조규장)’에선 처음 보는 여성에게 원나잇을 제안하는 대담한 작업남으로 또 다시 이미지 반전을 꾀했다.

“요즘 무거운 영화들이 많았는데 밝고 유쾌하게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어 재미있게 봤어요. 주위에도 공감하시는 분들도 많고 재미있게 보셨다는 분들이 많아서 좋아요.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와 다른 느낌이고 보여드리지 않았던 모습이라 생각했어요. 조금은 낯설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한 캐릭터인데 매력적으로 그려낸다면 신선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영화 ‘그날의 분위기’는 KTX에서 우연히 처음 만난 ‘안 하는 거 참 많은’ 철벽녀 수정(문채원 분)과 ‘맘만 먹으면 다 되는’ 맹공남 재현(유연석 분), 그들이 하룻밤을 걸고 벌이는 밀당 연애담을 그린 로맨틱코미디 영화다. 영화 속에서 유연석은 KTX에서 문채원을 만나 ‘자고 싶다’도 아닌 ‘자려고요’라는 예언성(?) 작업멘트를 한다.

“‘자려고요’ 말고도 다른 말도 하도 바나나우유도 챙겨주는데 그 대사가 워낙 인상적이에요. 실제 저는 재현처럼 막 들이댈 수 있는 성격은 아니고 수정 같이 철벽도 아니에요. 그래도 재현이 가지고 있는 능청스러움이 저에게 있어요. 작품을 통해 보여드리지는 못했지만 오랜 지인이나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재미있는 부분들이 담겨있어요. 만약 제가 같은 상황이라면 어디까지 가는지 물어볼 것 같아요. 요즘 그런 대화가 무색해졌어요. 옆에 있는 사람에게 인사하는 것이 낯간지럽고 상대방의 개인 시간을 방해하는 건 아닐지 걱정하게 됐어요. 특히 우리나라 문화에서 말 거는 것에 소극적인데 그런 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나쁜 건 아니니 인사정도는 자연스레 나눴으면 해요.”

   
 

‘그날의 분위기’는 원나잇을 소재로 하지만 자극적이지 않다. 하루의 만남이 사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분위기’에 초점을 맞춰 서정적으로 그려낸다. 하지만 시나리오 초고는 지금의 영화와 차이가 있다. 좀 더 자극적인 대사와 장면들이 있었다. 유연석은 초고에 담긴 날 것의 느낌이 좋았고 각색에 적극 참여해 타협점을 찾았다.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는 날 것 같은 대사들이 좋았어요. 그런데 촬영을 앞두고 6개월 사이에 각색이 되면서 많이 가다듬어졌어요. 원래도 크게 자극적이거나 격정적인 부분은 없는데 너무 약해질 뻔 했죠. 처음 본 시나리오의 느낌이 새빨간 색이라면 촬영 전에 받은 시나리오는 핑크색이더라고요. 저는 처음 시나리오의 날 것 같은 느낌이 좋아서 대화를 많이 나누고 다시 각색하며 이전 상태의 느낌으로 조금 돌려놓은 편이에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연애관도 바뀌면서 로맨틱코미디의 소재도 더욱 대담하고 다양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원나잇을 소재로 하는 영화에 거부감이 표하며 남성중심의 연애에 반기를 들기도 한다. ‘그날의 분위기’의 소재로 인해 선입견을 지니고 있는 이들에게 유연석은 소재보다 과정을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영화 자체가 이야기의 출발은 재현이 던지는 작업 멘트고 자유분방한 연애를 추구하지만 결극 이 영화가 그린 건 진정한 사랑의 의미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소재만으로 남성 중심적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영화를 다 보시고 판단해주셨으면 해요. 재현이라는 캐릭터 자체도 하룻밤 연애와 자유분방함을 고집하지만 그 이전에 많은 아픔과 상처가 있었을 거예요. 어쩌면 재현도 예전에는 수정처럼 사랑을 했고 그로 인해 아팠기에 그런 사랑을 부정하고 오랜 사랑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것일 수 있어요. 그런 와중에 수정을 통해 잊고 있던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이니 다른 선입견 없이 봐주셨으면 해요.”

   
 

실제로 영화 속 재현은 수정에게 작업을 걸지만 행동에 거짓은 없다. 솔직히 자신을 드러내고 배려하는 모습에 수정은 재현에게 마음을 열었고, 재현 본인도 잊고 있던 사랑이 떠오르며 진정한 사랑을 고민하며 성장한다.

지난해 유연석은 영화 ‘은밀한 유혹’, ‘뷰티 인사이드’, 드라마 ‘맨도롱 또똣’으로 대중들에게 다가섰다. 또한 지난해 11월부터 2016년 2월까지는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공연을 이어가며 영화 ‘해어화’ 개봉도 앞두고 있다. 특히 뮤지컬은 대학시절 외에 정식으로 관객들 앞에 서는 것은 처음이다.

“뮤지컬은 정말 재미있어요. 매번 공연할 때마다 새롭고 무대라는 공간이 배우에게 주는 굉장히 큰 에너지가 있어요. 저도 학교 다닐 때 공연을 계속했던 터라 무대라는 공간에 동경이 있었나 봐요. 카메라 앞에 서는 활동이 많아지면서 무대로 돌아가기 쉽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니 정말 좋아요. 쉬는 걸 포기하면서 선택했는데 잘한 것 같아요. 공연에 많은 분들이 와주셨어요. 천우희 씨도 왔고 이연희도 왔고 한효주, 남보라, 회사 식구인 이광수, 박희순 선배, 박민우 등 많이 와주셔서 힘이 됐어요.”

   
 

영화, 드라마에 뮤지컬까지 도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는 유연석은 지난해 이태원에 바를 오픈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좋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소소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에 직접 아지트를 만들었다.

“여행하면서 좋았던 기억이나 맛봤던 음식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됐어요. 포르투갈을 여행하다가 접한 와인이 있었는데 너무 좋아서 한국의 친구들과 함께 즐기고 싶었어요. 그리고 작품을 시작할 때면 배우 분들, 감독님과 술을 한잔 곁들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마땅히 갈 데가 없더라고요. 매번 집으로 초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내 집처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장소가 있었으면 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같이 나누는 아지트가 필요해서 오픈하게 됐어요. 와인도 좋고 위스키도 좋아해요. 술 자체보다는 그런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은 거죠. 어제도 영화 ‘해어화’ 팀 같이 만났어요. ‘그날의 분위기’ 편집본 첫 모니터도 함께 바에 모여서 봤어요. 뮤지컬 팀 회식도 하고 적극 활용하고 있어요.”

   
 

바쁜 2015년을 마무리한 유연석은 2016년의 포문을 ‘그날의 분위기’로 열었다. 흥행에 부담감은 없느냐는 물음에 유연석은 “배우가 항상 흥행을 우려하고 고집하고 고민해야할까요?”라고 반문했다. 캐릭터의 완성도와 새로운 이미지 발견에 욕심을 부리는 것이 배우의 몫이라는 것. 그렇다면 지금 유연석의 ‘분위기’는 어떨까.

“굉장히 바쁘고 숨 가쁘게 달려왔어요. 새해를 여는 분위기는 굉장히 기대되고 설레요. ‘그날의 분위기’를 통해 올해는 좋은 분위기에서 시작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사진= 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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