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그녀는 예뻤다’ 박서준,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SS인터뷰] ‘그녀는 예뻤다’ 박서준,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 승인 2015.11.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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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준. 어쩜 이름도 지성준. 최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연출 정대윤 l 극본 조성희)에서 박서준은 고집 세고, 독단적이고 독종인 그렇지만 마음속에 첫사랑의 추억을 간직한 순정남 지성준을 연기했다.

신입 직원이 일하는 게 못마땅하고, 직원들도 내 생각만큼 따라오지 않는다. 지성준이 부편집장을 맡고 있는 더 모스트지의 판매율을 1위로 끌어 올려야 하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래서 지성준은 회의 시간에 살 떨리는 지적을 서슴지 않았고, 신입 직원 김혜진(황정음 분)은 이름 대신 ‘관리’라고 불렀다. 관리지원부에서 파견 나왔다는 게 이유다. 아무리 지성준이라도 내 직장상사라면….

“초반에 지성준이 조금 셌죠. 말 자체가 심해서 그런 것도 있어요. 막상 찍을 때는 그렇게 못 느꼈다. 방송을 보니까 심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제가 신경 쓴 거는 어쨌든 캐릭터가 일관성이 있어야한다는 거예요. 지성준이 첫사랑 혜진이를 만났을 때는 안 그러잖아요. 굉장한 경쟁 사회에서 살다왔고 팀을 살리기 위해 왔다는 목적이 있잖아요.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이죠. 화를 내거나 독설한 장면에서 얘기 과연 익숙한 사람일까? 생각이 들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화를 안내던 사람이 독설하고 화를 내면 웃기잖아요. 표현이 능숙하기보다 어색함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런 게 전달 됐는지 모르겠어요. 가장 지랄 준 같았을 때는 스튜디오에서 혜진이가 신발 신고 들어갔을 때. 회의실에서 단체로 있을 때도 어쨌든 쇼잉도 있는 거잖아요. 제가 너무 생각이 많았을 수도 있고요.”

이렇게 ‘센 상사’인데 알고 보면 순정남이다. 이민 생활에서 첫사랑이 보낸 편지로 위로를 받고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퍼즐도 소중히 간직한다. 같이 일하고 싶지 않는 상사이긴 하지만 ‘지부편 앓이’를 만들어 낸 힘은 뭘까?

“첫사랑인 것 같아요. 여자들이 생각했을 때 뿐 아니라 남자들이 첫사랑을 애틋하게 간직하잖아요. 첫사랑 아이콘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첫사랑을 대변하는 캐릭터이지 않았을까요? 첫사랑이 중요한데, 그게 가장 큰 포인트이지 않았나 싶어요.”

   
 
   
 

‘그녀는 예뻤다’는 박서준의 첫 공중파 주연작 이였다. 결과는 ‘성공적’. 박서준은 ‘지부편앓이’을 일으킨 것 뿐 아니라 최고 시청률이 18.0%까지 오르는 흥행을 맛보기도 했다. 박서준이 ‘그녀는 예뻤다’를 선택한 이유는 대본이었다.

“대본이 재밌었어요. 드라마는 초반 밖에 대본이 나와 있지 않잖아요. 뻔할 것 같지만 뻔하지 않은 뻔함…. 재밌는 장면이 그런 상황하나하나로 갈려요. 시트콤 느낌이 들긴 했지만 느낌이 담겨 있었어요. 대본을 보는데 초반에 자일리톨 장면이 있더라고요. 만화책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제가 난독증이 있어서 제가 집중이 안 되면 절대 못 보거든요. 한 번에 넘어가는 작품이었어요.”

2012년 KBS 2TV ‘드림하이2’를 통해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춘 박서준은 벌써 데뷔 5년차가 됐다. ‘드림하이2’를 종영하고 같은 해에 ‘닥치고 패밀리’, ‘금나라와 뚝딱’(2013) ‘따뜻한 말 한마디’(2013-2014), ‘마녀의 연애’(2014), ‘킬미힐미’(2015) ‘그녀는 예뻤다’에 출연하며 쉼없이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올해는 ‘악의 연대기’ ‘뷰티인사이드’ 두 편의 영화가 개봉했다. 이렇게 달려온 박서준에게 ‘휴식이 필요해’란 말이 떠올랐다.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쉬려고 하면 술이나 마시고 더 망가지는 기분이에요. 이번에 ‘그녀는 예뻤다’할 때는 시작하기 전에 술을 마시고 마실 시간이 없어요. 잠이 더 부족하죠.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에 있을 때가 제일 좋다는 거예요. 내가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 같고 고민도 하고. 그 시간을 가장 소중하게 쓰는 느낌이죠. 충전이란 게 필요하기도 해요. 저는 역할이 파고 있다고 분석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많은 사람을 볼 때 떠오르는 게 있잖아요. 쉬는 시간이 필요있다고 생각해요.”

   
 

데뷔 4년 만에 주연으로 성장한 박서준을 두고 일부에서는 ‘빠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전의 과정이 있었다. 지금의 소속사 키이스트 대표를 만나고 차근차근 박서준을 알렸다. 힘든 시간이 있었고 쉽게 무너지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이런 시간 동안 목표는 세워졌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제대했을 때는 올해 안에 내년 초까지 회사 들어갔으면 좋겠다, 준비하는 시간 가지면서 오디션 보는 기회 있었으면 좋겠다,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 이런 목표를 세웠어요. 작년, 올해 목표들은 많은 작품을 하자였어요. 제대할 때 세운 목표는 이뤘어요. 앞으로 큰 목표는 생각해 봐야겠어요. 서른 될 때 까지 똑같을 것 같아요. 한 작품 한 작품 하면서 아직까지 겪어보지 못한 역할 많아요. 비슷한 느낌도 있겠지만 다 달랐어요. 조금씩은 다른 역할을 서른이 되면 생각해 보려고요.”

지금은 한 작품을 이끌어 가는 배우가 됐지만 ‘감독’이란 호칭을 가진 감독이 어려웠고 현장에서 주눅이 들 때도 있었다. 신인시절 오디션에서도 위축될 때가 있었지만 ‘나를 100%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현장에서의 어려움은 현장에서 극복했다.

“작품을 하면서 깨달은 게 주눅이 들면 안 된다는 거예요. 마음이 여유로워야 많은 게 나오더라고요. 신인 때는 정말 눈치 많이 봤어요. 저 때문이 아닌데 NG가 나면 나 때문인 것 같고. 다 나만 쳐다보는 것 같고. 근데 ‘닥치고 패밀리’를 하면서 현장이 여유로워 졌어요. 120부작이었는데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금방 적응을 했어요. 최우식과 함께 했는데 많이 배웠죠. 외국에 살아서 표현이 남다르더라고요.(웃음)”

박서준은 ‘감각이 살아있는 배우’를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 감각을 놓치지 않은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시청자들은 ‘그녀는 예뻤다’에 공감하고, 이는 시청률로 응답했으니.

“배우는 감정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직업이에요. 사람들은 TV, 영화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잖아요. 비슷한 감정을 느껴서 같이 눈물 흘리잖아요. 어떻게 보면 그게 연기자의 역할이죠. 그들을 느끼게 하려면 감각이 살아있어야 해요. 고정관념보다 열어 놓고 생각을 해야죠. 그럴 수도 있구나 싶게요. 제가 더 살아있는 사람이었으면 하고 그럴 려고 노력해요.”

더 큰 목표를 준비하는, 박서준의 다음 차기작도 “가시오다!”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사진=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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