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육룡이 나르샤’ 땅새 윤찬영, 소년은 자라서 ‘어엿한 배우’가 된다
[SS인터뷰] ‘육룡이 나르샤’ 땅새 윤찬영, 소년은 자라서 ‘어엿한 배우’가 된다
  • 승인 2015.11.0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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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연출 신경수 l 극본 김영현 박상연)이 10회까지 방영이 됐다. 김명민, 유아인, 신세경, 변요한, 윤균상 등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 등장 인물들의 연결고리가 4회에 걸쳐 소개됐다. 윤찬영은 변요한(이방지 역)의 어린 시절 땅새 역을 훌륭히 소화해 냈다. 올해 15살 윤찬영은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진지하게, 그리고 중2병을 이야기할 때 역시 진지했지만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윤찬영은 ‘육룡이 나르샤’를 시청한 소감에 대해 “연기를 저렇게 했나 이런 생각도 들고 부족한 점도 느낀다. 시간이 오래 걸려 촬영을 했다. 옛날에 찍은 거랑 최근에 찍은 거랑 연기가 다르다. 하면서 발전하는 부분이 있다. 보면서 그랬었지, 옛날 추억하듯 봤다”리고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한 여름이던 6월 말에 시작한 촬영은 9월 초가 돼서야 끝이 났다. 사극, 그리고 그리 넉넉하지 않은 땅새와 분이(이레 분)의 상황 덕에 산골을 찾아 다녔다. 반 가발을 썼던 윤찬영은 촬영이 끝나자마자 길어버린 머리를 잘라 버렸다. 긴 머리 덕분에 일상에서도 몰입이 수월했지만 친구들의 “느끼하다”는 놀림 아닌 놀림 때문이었다. 그래도 ‘육룡이 나르샤’는 윤찬영에게 기분 좋은 추억이다. 성인 땅새, 변요한에게 칭찬까지 들었다.

“촬영장에서 한 번 봤는데 저를 안아줬어요. 고맙다고 잘한다고 칭찬해주셨어요. 변요한 형 뿐 아니라 모든 배우, 스태프들이 다 잘해주셨어요. 변요한 형이 나오는 ‘미생’을 본 적이 있어요. 머리를 정갈하게 넘기고 나오시는데 아무나 그런 머리가 잘 어울리는 게 아니잖아요.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정도전 김명민과의 촬영도 잊을 수 없다. ‘육룡이 나르샤’ 3회에서 땅새와 분이는 어쩌면 어머니를 알고 있을 지도 모를 정도전과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정도전은 안타깝게도 유배를 떠나는 길이었다.

“김명민 선배님이 수레 타서 잡혀가는 장면에서 같이 연기를 했어요. 김명민 선배님이 가까이서 조용조용 말하는 장면이었는데 진짜 저를 잡아먹을 듯이 눈빛을 보내셨어요. 그렇게 하시고 저한테 대사를 하는데 무섭기도 하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 선배들을 주로 사진 찍는데 김명민 선배님과는 아쉽게도 사진을 못 찍었어요.”

윤찬영이 연기한 땅새는 ‘똑쟁이’ 동생 분이와 함께 다닌다. 어린 나이게 맞는 말만 골라서 하는 동생 분이와 달리 땅새는 느릿느릿 어수룩한 면이 있었다. 윤찬영이 해석한 땅새는 두글자로 표현된다. ‘어.눌.’

“땅새는 어눌하지만 가족애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사람과의 관계에서 잘 챙겨주려고 하고요. 몸집, 행동이 어눌해서 동생한테 맞고 살고. 어눌하다는 것으로 설명이 돼요. 땅새가 사는 지방이 충청도 쪽이 아니라고 했는데 어눌하게 하려고 고민을 하다 사투리로 결정을 했어요. 사투리 때문에 더 어눌해졌다. 늘리고 더 어눌하게 행동하려고 동작도 이상하게 했다. 이레가 되게 잘 해서 저도 잘 맞춰서 할 수 있었어요. 이레가 진짜 실제로도 어른스러워. 진짜 또래처럼 보였죠. 키는 조그맣고 귀여웠어요.”

   
 

땅새에게 동생 분이가 있듯 윤찬영 역시 14살의 여동생이 있다. 15살 윤찬영은 실제로 어떤 오빠일까?

“옛날에는 많이 싸웠는데 요즘에는 서로 챙겨주고. 많이는 아니고요. 한살차이니까 둘 다 유치하게 굴었어요. 동생은 오빠가 한살차이니까 대들고 저는 화내고. 초등학교 때는 유치했는데 중학교는 친구들 분위기가 바뀌더라고요. 저도 거기에서 지내다 보니까 무게가 들었어요.”

윤찬영은 지금 그 유명한 중2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나타나는 중2다. 한 웹툰에서는 중2병을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불행하고 고독하며 세상을 등진 존재라 여기는 증상을 몇 학년 더 먹은 사람들이 비꼬아 만든 신조어”라고 설명했다.

“저는 초등학교 때 사춘기가 지났다. 초등학교 때 별것 도 아닌데 화내고 그랬어요. 엄마가 사춘기는 한번만 오는 거라고 하셨어요. 저도 사춘기가 지나갔다고 믿고 있어요. 중2병은 친구들이 몇몇이 그러고 있어요. 학교에서 자다가 이상한 소리를 내거나, 가을 타는 것처럼 분위기 잡고 고독을 즐기고. 저는 ‘저렇게 안돼야지’ 생각을 해요. 그 친구들의 중2병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웃음)”

본인 스스로 말하는 사춘기가 지나고, 중2병을 극복한 윤찬영. 어쩌면 여러 편의 작품을 하느라 중2병이 올 틈도 없었을 듯 싶다. 지난해 10월 종영한 MBC ‘마마’ 이후 ‘화정’ ‘육룡이 나르샤’에 출연하고 영화에도 얼굴을 비췄다. 그 사이 윤찬영은 키도 쑥쑥 자랐다.

“‘마마’ 촬영할 때 키가 148cm인데 지금은 166cm에요. 키가 많이 컸어요. 작년만 해도 또래들 보다 키가 작았는데 올해는 애들 정수리를 보고 다녀요. 침대가 살짝 기울어져서 요즘에 방향을 바꿨더니 얼굴이 덜 부어요. 그리고 젖살도 빠져서 얼굴도 달려져 보이고요. 아빠가 올해 안에 170cm를 넘으면 소원을 들어주신다고 하셨어요. 친구랑 산책으로 운동을 하고 그래요. 자신만만했는데 지금은 힘들 것 같기도 해요. 소원은 휴대폰 바꾸기요!”

   
 

여러편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는 윤찬영은 10년 뒤의 꿈도 배우다. 유치원에 입학하기 전에는 가장 큰 이동수단이라고 생각했던 버스기사를 꿈꾸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연기를 냉철하게 평가하며 ‘배우’의 꿈을 꾸고 있다.

“저는 모든 역할이든 잘 어울리고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 처음 시작하면서 자기 소개할 때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었어요. 근데 하다보니까 바뀌었어요. 힘들다고 게으름 피우지 말고 아직 노력할 게 많아요. 밤에 촬영할 때는 졸려서 ‘아,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생각을 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 끝나고 보면 ‘좀 더 열심히 할 걸’하는 후회가 들때가 있어요.”

‘모든 역할이 잘 어울리는 배우’를 꿈꾸는 윤찬영의 롤모델은 공유다.

“‘마마’하기 전에 감독님이 ‘커피프린스’의 공유 선배님이 저랑 비슷한 캐릭터라고 하셨어요. 재방송을 보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 해서 봤어요. 영화 ‘용의자’에서는 과묵한 스타일이잖아요. 아무역할이나 다 소화하는데 전부다 멋지니까 좋아하게 됐어요. 미래에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하고, 할리우드에 가서 영화를 찍고 싶어요. 10년 뒤에는 액션, 못된 악역도 좋을 것 같고요. 능청스러운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윤찬영은 ‘육룡이 나르샤’ 이후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풍선껌’(연출 김병수|극본 이미나)에서 이동욱(박리환 분)의 아역으로 또 다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윤찬영은 “이동욱 형이침을 놓으면 저로 장면이 바뀌고, 제가 앉아있는 부분을 촬영을 했어요. 친절하시고 제 머리 만져주시고 연기도 직접 봐주셨어요”라며 즐거워했다.

선배 연기자들의 칭찬과, 스킨십에도 기뻐할 줄 아는 윤찬영. 키도 자라고, 마음도 자라고, 필모그라프를 차곡차곡 쌓아 누구의 아역도 아닌 윤찬영을 만날 날이 기다려진다.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사진=판타지오,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