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그놈이다’ 주원, 도전으로 채운 20대…앞으로도 ‘주원이다’
[SS인터뷰] ‘그놈이다’ 주원, 도전으로 채운 20대…앞으로도 ‘주원이다’
  • 승인 2015.10.28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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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인터뷰] ‘그놈이다’ 주원, 도전으로 채운 20대…앞으로도 ‘주원이다’

주원은 ‘달린다’는 표현이 가장 적합한 배우 중 한 명이다. 20대를 쉼 없이 달렸다. 드라마, 영화, 뮤지컬까지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공백이 없다. 2015년 마지막 20대를 보내는 주원은 드라마 ‘용팔이’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다.

영화 ‘그놈이다(감독 윤준형)’에서 주원은 물이 빠진 작업복을 입고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꼬질꼬질한 모습을 한 시골 청년 ‘장우’로 분했다. ‘그놈이다’는 여동생이 전부이던 남자가 죽음을 보는 소녀와 함께 여동생을 살해한 범인을 쫓는 추적극이다. 천도재, 넋건지기굿, 죽음을 예지하는 소녀 등 독특한 소재를 더 한 스릴러 영화로 주원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스타서울TV와의 인터뷰에서 주원은 “언론시사회 때 유난히 떨렸어요. 그날 처음 봤는데 설레기도 하고 복합적인 기분으로 봤어요. 영화를 전체적으로 못 보고 제 장면만 보게 되더라고요”라며 떨리는 심정을 전했다.

   
 

■ ‘그놈이다’, 안정보단 변화 선택한 주원

“서른 살을 앞둔 시기에 관객들에게 안 보여준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갈망이 컸어요. 캐릭터나 작품 스타일 모두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우선 ‘그놈이다’는 스릴러라서 정말 좋았어요. 남자 배우는 스릴러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실화인 것도 마음에 들었고 제가 원래 가지고 있는 이미지도 완벽하게 버리거나 180도 바꿀 필요는 없어서 좋았죠. 감독님께서 기존의 제 이미지가 필요했어요. 원래 거친 이미지를 지닌 배우가 장우를 연기하기보다 풋풋한 청년 이미지의 배우가 장우라는 옷을 입었을 때 고생하고 무리하는 모습이 관객들로부터 응원하게 만들 거라는 말에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주원의 ‘그놈이다’ 선택은 모험이었다. 시청률 50%를 넘은 데뷔작 ‘제빵왕 김탁구’를 비롯해 ‘굿 닥터’, ‘용팔이’ 등 드라마에서는 승승장구한 주원이지만 영화에서 흥행성적은 드라마에 미치지 못한다. 그런 상황에서 스릴러는 위험한 도전일 수 있지만 주원은 20대를 스타의 길보다는 배우의 길을 택했다. 30대를 앞둔 시점에서 주원은 선배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모습들을 유심히 살펴봤고, 단단한 배우가 되기 위해 변화를 꾀했다. ‘용팔이’와 ‘그놈이다’는 선배들의 모습을 따라가고 싶어 선택한 작품이었다. 주원은 “이런 작품을 해야 나중에 저도 대중들도 변화된 모습에 익숙해질 거로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놈이다’에서 주원은 유해진을 자신의 동생을 죽인 범인이라고 생각하며 시종일관 그를 추격하고 관찰한다. 이전까지 주원이 보여준 액션과 달리 ‘그놈이다’에서는 분노와 집착이 많이 담겨 위험한 경우가 많았다. 촬영 말미에 주원은 카메라에 부딪혀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도 있었다. 감정을 추스리지 못해 컷 사인이 나고도 한참동안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윤준형 감독은 주원의 감정이 폭발하는 ‘유치장 장면’을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꼽으며 극찬한 바 있다.

“유치장 장면은 촬영 전부터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장우가 감정적으로 터지는 부분이 그 신이에요. 촬영에 들어갔을 때 저 자신을 놨어요. 어느 순간 감정이 격해지며 발버둥을 쳤는데 수갑이 풀리고 철장이 뜯어졌어요. 초인적이 힘이 나왔는지 스태프들도 당황했어요. 장우의 감정과 제 감정이 복합적으로 터져 나온 것 같아요. 컷 사인이 나오고 감정이 추슬러지지 않아 구석에서 40분 정도 울었어요. 태어나서 그렇게 운 적은 처음이었어요. 몸이 아주 힘들었어요. 너무 힘을 주면 힘이 안 들어가는 느낌이랄까. 손발도 저리고 온몸이 쭈뼛하게 서는 느낌이 들었어요.”

   
 

■ 도화지 같은 이유영, 믿음 주는 형 유해진

‘그놈이다’에서 주원은 신예 이유영과 호흡을 맞췄다. 2014년 영화 ‘봄’으로 데뷔해 밀라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유영은 마을의 살인 사건을 예지하는 의문의 소녀 시은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유영은 ‘그놈이다’에서 오컬트적은 극의 흐름을 조율하며 인상 깊은 연기를 보였다.

“유영이는 도화지 같아요. 처음 만났을 때는 특이하다고만 생각했어요. 저는 누군가를 볼 때 그 사람의 소품을 유심히 봐요. 휴대폰 액정이 깨져있고 엉망인 것을 보고 순진무구한 애 같았어요. 처음에는 특이한 애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유영이에게 ‘너는 볼매야. 볼 때마다 매력이 넘쳐’라고 말해요. 현장에서 감이 동물적인 것 같아요. ‘느낌’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스타일이에요. 그리고 밝아요. 평소에 행동이 해맑아서 좋아요. 볼수록 예쁜 아이죠.”

주원은 같은 소속사 선배이자 KBS 2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을 함께한 유해진과 ‘그놈이다’에서 첫 연기호흡을 맞췄다.

“언젠가는 만날 수 있겠지 생각했는데 지금 만나서 정말 좋고 다행히라 생각해요. 아무래도 해진이 형이 가지고 있는 연기적 힘이 있잖아요. 선배는 극에 믿음과 힘을 실어주세요. 그런 부분에 큰 감사함이 있죠.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적으로 더욱 존경스런 마음이 들었고, 사적으로도 더욱 믿음직스러운 형이 된 것 같아요. 속에 있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딴 사람에게 못할 이야기를 해진이 형에겐 할 수 있고, 저도 만약 형에게 무슨 일이 있다면 도와줄 수 있는 믿음이 있어요.”

   
 

■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있지만, 각오는 돼 있다”

2010년 KBS 2TV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로 브라운관에 데뷔하며 주원은 6년 동안 드라마 7편, 영화 6편(더빙 제외)에 출연했다. 그 사이 뮤지컬과 예능프로그램도 병행했다. 아직은 쉴 만한 마음의 역량이 안 된다는 주원은 내년엔 입대를 앞두고 있다.

“직업상 잊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죠. 하지만 각오는 돼 있어요. 언제까지 주인공을 하고 멋진 역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깐. 시간이 지나면 지금보다 관심도 줄어들 테고 그런 각오는 항상 해요. 예전에 ‘제빵왕 김탁구’가 끝나고 처음으로 두 달을 쉬었어요. 학교 다니고 뮤지컬하고 드라마 하느라 길게 쉰 건 처음인데 초반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저를 알아보더라고요. 그런데 두 달이 지나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어요. 사람들의 관심이라는 것이 이렇게 빠르게 변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뮤지컬 ‘고스트’를 할 때는 드라마 ‘굿닥터’를 끝내고 뮤지컬 연습 중이었고 영화도 두 개를 찍었고 드라마 ‘내일은 칸타빌레’도 준비 중이라 하루하루 정신이 없었는데 지나가다 누군가 ‘요즘에 왜 안 나와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난 이렇게 정신없는데 사람들은 잘 모르는구나’라고 생각했죠. 그런 시기가 지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요. 선배들도 보면 작품하고 중간에 쉬고 그래도 별일 없더라고요. 몇 번 겪었더니 편해진 것 같아요. 흔한 말이지만 저희는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사람이잖아요.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몫이죠.”

   
 

■ “따뜻함과 여운 있는 배우가 목표”

‘제빵왕 김탁구’의 구마준, ‘각시탈’의 이강토, 패션왕 ‘우기명’, ‘용팔이’ 김태현 등 주원은 매번 다른 작품과 캐릭터로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했다. 그중 진짜 주원은 어떤 모습과 닮았을까? 자신과 가장 닮아있는 캐릭터를 묻는 말에 주원은 자폐 3급과 서번트 증후군을 겪고 있는 ‘굿닥터’의 박시온을 꼽았다. 평소에 어린애 같은 면도 있고 장난도 많이 친다는 주원은 “‘굿닥터’에서 제 안에 내재한 순수한 모습을 모두 내보냈어요. 다른 캐릭터보다 시온을 연기할 때가 가장 편했어요”라고 말했다.

20대를 도전으로 채운 배우 주원의 30대는 어떤 모습일까?

“어떤 연기가 하고 싶은지 딱 정의를 내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용팔이’ 프로모션으로 해외를 다녀왔는데 그 곳에서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을 봤어요.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뜻함이었어요. 소소한 이야기들, 여자 주인공을 행복하게 해주려는 모습들을 보며 따뜻한 감정을 느꼈어요. 최근에는 로버트 드니로를 정말 좋아해서 ‘인턴’을 봤어요. 보면서 ‘역시 로버트 드니로’라면서 감탄했어요. 연기가 원래도 훌륭하셨지만, 살짝 미소 짓거나 작은 손짓에도 감동을 느낄수 있게 하는 모습을 보고 행복했어요. 저렇게 나이가 들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저렇게 연기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어요. 따뜻함을 주고 여운을 줄 수 있는 작품과 연기를 하고 싶어요.”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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