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서부전선’ 여진구, 거침없이 나아가는 청춘의 배우
[SS인터뷰] ‘서부전선’ 여진구, 거침없이 나아가는 청춘의 배우
  • 승인 2015.09.2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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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인터뷰] ‘서부전선’ 여진구, 거침없이 나아가는 청춘의 배우

원하는 바를 명확히 알고 앞으로 거침없이 나아가는 청춘의 남자는 언제나 매혹적이다. 언젠가부터 스크린에 존재감을 드러내던 청년은 꿈을 확장시킨 후에도 잔꾀를 부리지 않았다. ‘해를 품은 달’(2012)은 대중에게 여진구(18)라는 배우를 확실히 각인시킨 작품이 됐지만, 영화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2013)는 그를 단숨에 어떤 한 지점으로 옮겨놨다. 여진구는 여느 10대가 그러하듯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게 역력했지만, 시간의 간격을 두고 새로운 작품으로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건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분명 축복받은 일이다. 삶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덧씌워 더욱 성숙해진 캐릭터로 작품에 빠질 수 있으니.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서부전선’(감독 천성일)은 농사짓다 끌려온 남한군과 탱크는 책으로만 배운 북한군이 전쟁의 운명이 달린 비밀문서를 두고 위험천만한 대결을 벌이는 내용을 다룬 작품. 우연히 비밀문서를 손에 쥐게 된 북한군 학도병 졸병 ‘영광(여진구 분)’과 비밀문서를 끝까지 사수해 본부에 전달해야하는 임무를 맡은 남한군 졸병 ‘남복(설경구 분)’이 서부전선에서 맞닥뜨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유쾌하게 그려낸 전쟁휴먼드라마다.

   
 

“‘영광’이는 지금까지 맡았던 모든 캐릭터 중에 저와 가장 닮았어요”

‘서부전선’에서 우리는 여진구의 두 가지 얼굴을 보게 된다. 하나는 열여덟, 평범한 학생이자 ‘옥분’의 첫사랑이고, 또 하나는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일념으로 전진해가는 탱크병 영광이다. 학생으로서 영광이 순수한 모습으로 모성애를 자극한다면, 탱크병 막내 영광은 어딘가 어설프지만 한편으론 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 작품 속 영광의 얼굴을 똑바로 응시한다면, 이제껏 보지 못했던 여진구의 진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영광’이는 제가 지금까지 맡았던 모든 캐릭터 중에 저와 가장 닮았어요. 그 이전 작품들은 저와 달라서 끌렸거든요. 특히 극중 영광은 행동하는 모습이 비슷해요. 그래서 이 친구를 보고 있으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느껴졌고, 또 왜 이런 생각들을 하는지 이해가 잘 됐어요. 평소에 저는 캐릭터와 저를 분리시키는 편인데 이번엔 캐릭터와 떨어지는 게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설경구 선배는 이미 그 캐릭터가 되어 계셨죠.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새드무비’의 9살 꼬마는 어느덧 10년차 배우가 되어 성인배우 못지않은 내공을 드러내는 배우로 성장했다. 여진구는 ‘화이’의 아버지 김윤석과 대립했고, 이민기와 호흡한 ‘내 청춘을 쏴라’에서는 ‘수명’으로 분해 정신병동을 누볐다. ‘서부전선’에선 29살차 설경구와 콤비를 이뤄 밀리지 않는 연기력을 펼치며 극을 이끌었다.

“사실 선배님들이 직접 설명해주시거나 하지는 않아요. 현장에서 같이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워지는 것 같아요. 설경구 선배님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던 부분이 촬영장에 오실 때부터 이미 ‘남복’(극중 캐릭터)이 되어 계시더라고요. 현장에서의 몰입력도 대단하시죠. 그래서 저는 그냥 선배님 하는 것에 따라 맞춰 가면 될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몰입도 잘 됐고요.”

“아직 첫사랑은 안 온 것 같아요. 누군가에 호감을 가져본 적은 있죠”

영화 속 영광은 학도병으로 뽑혀 전쟁에 나가기 전, 첫사랑 ‘옥분’과 가슴 찡한 이별의 순간을 맞는다. 여진구에게도 풋풋한 첫사랑의 경험이 있을까.

“아직 첫사랑이 안 온 것 같아요. 누군가에 호감 정도를 가져본 적은 있지만 드라마나 영화처럼 사랑에 대한 거대한 감정을 깊게 느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연애를 못 해봤으니 모태솔로가 맞죠.(웃음) 또 제가 남자고등학교로 가는 바람에 이성친구들을 보는 게 좀 부끄럽기도 해요.”

   
 

“처음 해본 경험이 많았죠.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진구는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드는 작품에 출연한다고 했다. 그의 필모그래피 속 캐릭터들은 여진구가 아닌 어떤 배우로도 대체하기 힘들다는 느낌을 준다. 이제까지 그가 출연한 여러 영화들처럼.

“처음 해본 경험이 많았어요. 블루매트 안에서 연기를 해본 것도 처음이고요. 컴퓨터를 이용해 움직이는 촬영기기인 ‘테크노 달리’도 처음 봤죠.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는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하려니까 걱정이 되긴 하더라고요. 그럼에도 이 작품이 욕심이 났던 이유는 정말 그냥 밝은 역할을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또 저랑 닮은 캐릭터였다는 점이 컸죠. 촬영하면서 많은 분들이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었고,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연기를 한없이 좋아하기만 했다면 이젠 책임감을 갖게 됐죠”

데뷔 이후 꽤 안정적으로 성장해왔다는 느낌을 주는 여진구는 이제 ‘책임감’을 언급하는 지점에 도달했다. 연기와 작품 속에 몰입하는 것으로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작품에 임하는 전 과정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게 된 것이다.

“‘연기가 제일 좋고 재미있다’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마냥 이런 마음 가지고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더라고요. 지금보다 더 업그레이드가 되어야 할 것 같았죠. 단지 연기를 좋아해서 매달리는 것 보다, 앞으로 맡을 역할들에 대해 좀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 같았어요. 욕심도 있어야 하고요. 그러기 위해선 여러 가지 경험도 해야겠죠. 예전에는 연기를 한없이 좋아하기만 했다면 이제는 작품을 잘 소화해 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긴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제대로 센 악역에 도전하고 싶어요”

아직 해본 역할 보다 해보지 못한 역할이 더 여진구이지만, 그는 능숙한 오퍼레이터처럼 다양한 톤의 장르 연기를 자신만의 느낌 안에서 봉합시키며, 충분히 존재감을 어필한다. 선한 눈매를 지녔지만 의뭉스러운 마스크를 갖춘 배우. 그는 가장 해보고 싶은 역할로 ‘다크 나이트’의 조커를 꼽았다.

“영화 ‘다크 나이트’의 조커를 보면서 처음으로 악역에 매력을 느꼈어요. 유혹적이고 매력적인 악의 실체를 보곤 악역에 대한 환상이 생겼죠. 조커가 설명하는 악의 논리에 완전히 설득 당했어요. 인간이 저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기회가 되면 스크린을 통해 제대로 센 역할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여진구는 자신 속에 내재된 잠재력을 은밀하게 끌어올리며 조금씩 자신을 성장시키고 있다. 누군가 배우는 작품으로 말한다고 했다. 매번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며 공들인 성을 허물고 다시 쌓기를 반복하는 배우. 그의 진가는 작품 속에서 힘을 발휘한다.

글 스타서울TV 이제나 기자

사진 스타서울TV 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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