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 인터뷰] 이종석, 카메라 앞에서 여전히 떨리는, ‘배우 이종석'은 자랐을까?
[SS 인터뷰] 이종석, 카메라 앞에서 여전히 떨리는, ‘배우 이종석'은 자랐을까?
  • 승인 2015.01.27 13: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피노키오 이종석

[SSTV 이현지 기자] KBS 2TV ‘2013 학교’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비롯해 영화 ‘노브레싱’ ‘관상’ ‘피끓는 청춘’ SBS ‘닥터이방인’ ‘피노키오’까지 TV, 스크린을 통해 대중들은 항상 이종석을 만나왔다. 쉴 틈이 없이 누군가로 살아온 이종석은 기하명의 ‘피노키오’를 마무리 하며 “좋은 드라마, 착한드라마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결말에 만족했다. 동화처럼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고 끝났지만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함께한 조수원 PD, 박혜련 작가와 다시 한 번 만난 이종석. 제작발표회부터 박혜련 작가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고 조수원 PD의 현장이 그리웠다고 반가움을 나타냈었다. 조수원 PD의 어떤 점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냐고 물었다.

“인간적으로 좋아요. 이따가도 저녁 먹기로 했어요. 다른 스태프들도 처음 작업할 때는 무섭다고 그래요. 저와 함께 다니는 스태프들도요. 그러다 어느 샌가 다 감독님을 찾아요. 매력 터지는 분이에요. 나쁜남자의 매력이요. 일할 때는 예민하거든요. 현장 스태프 이름 한명 한명을 다 기억하고 이름을 불러주세요. 일을 하면서 결단력이 있고 따를 수밖에 없는 분이죠.”

박혜련 작가에 대한 ‘찬양’도 계속됐다. 처음 나온 대사가 마지막에 이어지는 게 소름 돋고 신기했다고. 박혜련 작가는 자신이 던져놓은 ‘떡밥’을 잘 회수하는 작가였다. 대본 속 디테일과 함께.

“각주가 정말 자세했어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때부터 그랬는데 ‘피노키오’는 더 자세했죠. 이 부분에서 하명은 어떤 옷을 입고 있는데 조용히 혼자만 아는 상을 치르는 중이다. 그래서 검은 정장을 입고 있다. 설명이 될까? 생각을 했었어요. 작가님은 풀어놓은 작은 것 하나도 다 마무리를 해요. 글을 보면 착한 사람, 좋은 사람인 것을 알 수 있어요. 11,12회 대본이 나왔을 때 울면서 봤어요. 그 촬영을 하고 드라마가 끝난 느낌이었어요. 매 장면 울었는데 일주일 동안 촬영하고 모든 기운을 다 소진한 느낌이었어요.”

   
 

기하명의 이상적이고 착한 복수를 보여준 ‘피노키오’의 또 다른 재미는 ‘최씨네 가족’이었다. 동갑 조카 최인하(박신혜 분)와 나이 많은 동생 최달평(신정근 분), 아버지 최공필(변희봉 분)과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따뜻했다. 변희봉과의 최고의 장면을 물었을 때 이종석은 파양 장면을 꼽았다.

“가족애를 정말 잘 그렸어요. 변희봉 선생님과 연기를 하면서 의도하지 않았던 모습도 나왔어요. ‘절 파양해 주셔야 합니다’ 이 대사를 하는데 미치는 줄 알았어요. 풀샷을 찍는데 계속 울었어요. 너무 슬펐어요. 지문에 ‘애써 눈물 감추며’라고 적혀 있었는데 그게 안돼요. 대본대로 연기를 안 한거죠. 그렇게 연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극중 진경(송차옥 역)과 김해숙(박로사 역)과 ‘적’이 된 이종석. 아버지를 후배들을 버리고 도망친 소방관으로 몰았고, 그 끝판왕에 있는 역을 연기한 여배우들이었다. 극중 신경전을 하고 정곡을 찔렀지만 연기를 하는 동안은 즐거웠다.

“선배들이 주는 대사 톤이나 이런 것을 따라가는 게 있어요. 제가 기가 많이 죽어요. 김해숙 선생님이나 진경 선배한테 기가 눌러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위압감 같은 게 있어요. 박로사 회장이 경찰서에 출두할 때 엘리베이터 문이 안 닫히는 거예요. 사람들이 있으니까. 테이크를 많이 갔어요. 기자들이 따라가면서 질문하는 거라 발음이 좋고 말이 빨라야 했어요. 후반부 가면서 대사 못 외울 때가 있었는데 ‘엄마가 알려줄게’하면서 챙겨주셨어요. 진경 선배와는 버스기사 사망진단서를 두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선배님이 소리를 지르는 거였어요. 예상을 못했어요. 확인할 필요 없었어! 대사를 하는데 상상한 것 그거 이상으로 하셨어요. 전 변신하는 줄 알았어요. 너무 놀라서 얼굴도 빨개졌어요. 그 뒤로는 쫄아서 그렇게 찍었어요.”

   
 

2014년의 마지막날 이종석은 SBS ‘연기대상’에서 상을 받고 “열심히 연기해서 귀한 배우가 되지 않고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수상소감을 했다. ‘귀한배우’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

“필모그래피를 관리하고 싶지 않아요. 어차피 연기를 하는 거잖아요. 작품이 잘되면 좋겠죠. 잘되는 것만 골라서 하는 게 쉽지 않고 그렇게 하면 작품을 많이 못하잖아요. 망하든 아니든 계속 하겠다는 의미에요. 계속 연기하고 살아야 하니까요.”

올해 27살이 된 이종석은 여전히 크는 중이다. 키는 클 만큼 컸고, 연기를 하는 만큼 연기가 늘어가고 있다.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색하기만 해서 해외에 나갈 때 직업에는 ‘학생’이라고 썼었다. 지난해부터 ‘배우’라고 쓰기 시작했다고.

“조금씩이나마 늘어가고 있어요. 연기 뿐 아니라 어떤 일이든 계속하면 늘잖아요. 근데 작품을 계속하면서도 여전히 떨려요. 아직도 멀었죠.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 떨림이 없다면 조금 더 자유롭게 연기를 할 수 있을 텐데요.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떨림과는 조금 달라요. 그때는 백번을 촬영하면 백번을 똑같이 했어요. 내가 해야 할 연기를 ‘툭’치면 나올 만큼 기계적으로 했어요. 지금은 할 때 마다 상대에 따라 다르게 하거든요.”

   
 

여전히 카메라 앞에서 떨리지만 연기가 재밌다. 정확이 말하면 연기를 할 때 보다 연기를 하는 이종석의 모습을 볼 때가 좋다.

“모니터를 하는 것도 좋은데 드라마로 볼 때는 더 좋아요. 텔레비전에 나온 내 모습을 보면 의미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제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시상식 갔다가 끝나고 스타일리스트한테 옷 벗어줄 때 슬퍼요. 제가 별 것 아니란 생각이 들거든요. 연기를 할 때는 그 인물의 과거가 있고 대사 한마디에 의미가 생기잖아요. 대중 앞에서 서있지 않을 때 내가 하는 행동이나 말의 무의미하다고 생각을 해요.”

대부분 사람들의 꿈은 창대하다. 신념이나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다. 이종석도 그랬을 거다. 그런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잘하고 싶다만 남았지 내가 왜 잘하고 싶었는지는 기억이 안나요. 옛날에는 내가 이 배우에게 영향을 받아서 연기를 잘해야지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이런 것은 사라지고 잘해야지만 남았어요. 때가 탔나 봐요.”

그래도 이종석은 스스로가 말하길 욕심이 많은 배우다. 하고 싶은 것은 해야 한다. 어떤 면에 끌리는지 ‘학교 2013’ 이후로 부모가 없거나, 편부모 이거나, 사연 있는 역할을 했다. 다복하고, 행복한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었다. 한번쯤은 재벌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멋진 옷을 입는 재벌이든, 또 사연 있는 인물이든 귀한 배우가 되지 않겠다고 했으니 또 차기작 소식을 알려오지 않을까?

사진=웰메이드이엔티, SBS ‘피노키오’ 캡처

[copyright SSTV all right reserved 2007 보도자료 및 제보=sstvpress@naver.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