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고음의 여제’ 소찬휘 “무던히도 부딪혔던 20년이었다”
[SS인터뷰] ‘고음의 여제’ 소찬휘 “무던히도 부딪혔던 20년이었다”
  • 승인 2015.01.1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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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찬휘

[SSTV 박선영 기자]  지난 1996년 ‘헤어지는 기회’로 가요계에 데뷔한 고음의 여제. 데뷔 20년차에 접어든 소찬휘를 따르는 수식어는 그의 풍부한 성량에 따른 것들이다. 그러나 지난 6일 소찬휘가 발표한 ‘글래스 하트(Glass Heart)’는 조금 특별한 관심 속에 예상과 다른 음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지난해 3월 홍대를 대표하는 인디밴드 록 타이거즈(Rocktigers) 로이와 함께 프로젝트 앨범 ‘네오 로커빌리 시즌(Neo Rockabilly Season)’을 발표한 지 10여 개월만이다. 오랜 공백기가 있던 것도 아니지만, 최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특집의 여파로 1990년대 음악 열풍을 몰고 오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날 소찬휘는 서울 마포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어느 때보다 활기 넘치는 컴백 소감을 전했다. 그는 “데뷔 할 때만 해도 이런 관심은 못 받아봤다. 페이스북에 자꾸 제 동영상이 올라온다며 주위에서 연락을 주신다. 신곡 발매 소식이 뉴스에 나오는 것도 처음이다.”라고 높아진 관심에 반가우면서도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글래스 하트’는 2000년 발매된 소찬휘의 4집 ‘퍼스트 브리지(First Bridge)’ 타이틀곡 ‘티어스(Tears)’의 작곡과 편곡을 맡은 주태영과 작사가 정성윤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곡으로 사랑 때문에 유리심장을 가진 겁쟁이가 됐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상당히 조용하고 차분한 스타일로 불렀다. 평소 부르던 키보다 한 키 반 정도 내려서 시작했다. 적응 못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 같은데, ‘소찬휘에게도 저런 창법으로 노래하는 면이 있구나’라고 생각 해 달라. 내 무대는 관객이 숨을 참고 보게 된다. 듣는 사람이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노래를 내고 싶었다.”

   
▲ 소찬휘

대중의 기대에 부흥하는 가수

본인이 말하는 19년간의 소찬휘 역시 ‘티얼스’가 이끌어 왔다. 대중의 기억 속에 가장 깊게 박힌 소찬휘 역시 짜릿한 고음으로 ‘티얼스’를 소화하는 가수일 것. 소찬휘는 대중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기에, 늘 변함없는 무대를 선사한다.

“제가 한 키만 낮춰서 노래를 해도, 관객은 금방 알아차리시고 화를 내시더라. 제게 바라는 점도 ‘소찬휘가 예전 같은 고음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목 관리를 위해 금주하고 있다. 또 목이 열려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두 번은 노래하는 것이 필요하다. 2주 만 노래를 안 해도 목이 닫히더라. 그럴 땐 비참할 정도로 눈물, 콧물을 쏟아내고 소리를 낸다.”

그러나 장르의 틀에는 갇힐 수 없었다. 신보가 기존 음반보다 낮은 음역대로 이뤄진 중저음의 발라드 곡이라는 점은, 감정을 나누고픈 소찬휘의 바람에서 비롯됐다.

“언제나 그렇듯 하고 싶은 음악이 많다. 제가 데뷔 하던 때 만하더라도 가수는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야했다. 전 댄스로 데뷔했지만 록도 해야 했다. 한 가지 공통점은 음이 높고 숨 쉴 때가 없다. 그래서 듣는 분들도 호흡이 위로 뜨고 긴장하시더라. 시간이 지나다보니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번 싱글 곡은 편 하게 감상하셨으면 한다.”

◆BACK TO THE 90'S

소찬휘는 최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특집에서 세월이 지나도 잃지 않는 에너지를 발산했다. 이에 ‘티어스’가 탄생했던 1990년대, 인생에서 가장 반짝이던 시기를 보냈던 세대는 소찬휘의 무대를 통해 빛바랜 청춘을 되찾았다. 과거 자신의 전성기를 바라보며 함께 추억을 나누는 대중이 있다는 것은 가수로서 큰 기쁨일터.

“제 이야기가 쓰인 글이 하나 올라왔는데, 고등학생이 ‘아빠가 옛날에 소찬휘와 엄정화 씨 팬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빠가 어떻게 그 분들의 팬이었는지 너무 희한하다’라고 하더라. 이런 글을 보니 부모님이 옛날에 이런 가수들의 팬이었다는 게 젊은 친구들에게 신기한 현상으로 다가오는 거 같다. 이 과정서 흥미를 느낀 2세들이 제 노래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기도 한다.”

출연이후 이들은 90년대 활동 곡들로 이뤄진 공연 계획을 언급하며 다시금 주위의 기대를 모았다. 소찬휘는 “아직 진전된 건 없다. 피디 분께서는 공연제작을 한다면 ‘무한도전’ 멤버들 다 같이 참여하게 될 거라는 의사를 보이셨다. 그래서 한번쯤은 다 같이 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 소찬휘

“무던히도 부딪혔던 20년이에요.” 

소찬휘는 데뷔 20년차에 접어든 가수로 모두 이룬 듯하나, 그의 시간엔 여전히 채우지 못한 부분이 존재한다. 하고픈 음악에 대한 열망이 삶의 우위를 차지하면서 틀어지는 상황에 순응하고 새로운 계획을 꾸려가고 있다.

“고집이 쎄고 외골수적인 부분이 있다. 하고 싶은 건 해야 하는 사람이다. 가수를 5~6년 정도 하고나면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살지 않았을까. 그런 삶이 쉽게 저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음악에 대한 욕심 때문이기도 하고 제 개인적인 삶보다는 음악에 맞춰져 있는 계획이 더 많았었다. 지금은 ‘이게 참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예전보다 둥글어 졌다. 음악적으로는 고심하면서 지낸 20년이다. 데뷔 할 때부터 소송 문제를  안고 데뷔 했던 스타일이라 음악은 원하는 걸 하고 싶었는데 대중의 취향을 따라야 했기에 록보단 댄스로 활동했다. 그래서 앨범 속엔 록 두 세곡이 항상 있었다. 어떻게 보면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기위해서 무던히도 부딪혔던 20년이었다.”

사진 = 와이드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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