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기술자들’ 이현우, 소년과 남자 사이서 힘찬 도움닫기
[SS인터뷰] ‘기술자들’ 이현우, 소년과 남자 사이서 힘찬 도움닫기
  • 승인 2014.12.30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STV 이아라 기자] 배우 이현우(21)는 소년에서 완연한 남자로 거듭나기 위해 힘찬 도움닫기를 하고 있었다. 영화 ‘기술자들’(감독 김홍선) 개봉을 앞두고 마주한 그의 모습이 그랬다.

KBS 2TV 드라마 ‘공부의 신’, SBS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에서 풋풋한 고등학생의 매력을 발산한 그는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감독 장철수) 속 남파 요원으로 변신을 시작했다. 그 사이 KBS 2TV 드라마 ‘적도의 남자’를 통해 셔츠를 풀어헤치기도 하는 반항아 기질로 보는 이들을 놀랍게 했지만, 아직 많은 이는 이현우를 해사한 소년으로 기억한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반달 눈웃음은 한 번 보면 쉽사리 잊힐 수 없기 때문이리라.

“제 이미지가 좀 반듯하거나 순진하고, 밝고 착하잖아요. 하하.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은데 그런 이미지가 사실 배우로서 제한이 있더라고요. 제 이미지를 넓히고 싶었던 차에 ‘기술자들’ 종배가 기존의 짓궂은 모습도 있지만, 시니컬하고 반항아적인 건방진 모습이 많이 담겨 있었어요. 그런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죠.”

   
 

‘기술자들’은 인천 세관에 숨겨진 1500억을 40분 안에 털어야만 하는 기술자들의 역대급 비즈니스를 그린 케이퍼 무비(Caper Movie, 범죄를 모의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극 중 이현우는 그 어떤 보안 장벽도 무력화시키는 최연소 천재 해커 종배로 분했다. 몸을 날리는 화려한 액션 보다는 현란한 손가락 놀림을 보여준다. 그는 담배 연기를 여러 번 뿜어대며 욕설도 툭툭 내뱉는다. 앞선 시사회에서 “(종배 역을 위해)내 안의 나쁜 모습을 끌어내려고 노력했다”는 그의 말이 증명하듯 곱상한 소년 외모와 달리 껄렁껄렁한 말투와 까칠한 모습에 충실함은 물론 배신도 서슴지 않는다. 손가락에 한 문신 분장은 빠르고 짧게 지나갔지만 강렬한 이미지로 남을 만했다.

“종배는 다양한 매력이 숨겨져 있는 캐릭터예요. 겉으로 보기엔 시니컬하고 건방지면서 배신자의 키워드로 나오지만, 그에 반해 웃을 때는 해맑고 착해 보여요. 어떻게 보면 통일성이 없을 수도 있는데, 다르게 보면 굉장히 다양한 친구예요. ‘순진한 아이인데 자라온 환경 때문에 거친 성격에 건방진 것뿐이구나’라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영화에는 개성 넘치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자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기술자들’이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자 배우 겸 모델 김우빈에 포커스가 맞춰진 작품이라는 평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기술자들’은 우빈이 형을 중심으로 모였던 팀들이에요. 주위에서 우빈이 형을 돋보이게 해주는 역할이었죠. 우빈이 형 멋있게 나오시는 거 잘 지켜봐 주시면 돼요. 그 안에서 제 매력도 알아주시고 또 찾아주시면 감사할 따름이에요. (웃음)”

이어 이현우는 함께 촬영하며 호흡한 배우 김영철, 고창석, 김우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눈을 반짝였다. 모든 배우가 정말 열심히 했고, 서로를 위해 맞춰가며 조화를 이루려고 해 전혀 불편하지 않았단다. 유쾌했다는 현장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첫 촬영 때 타이핑 하면서 구인(고창석 분)과 처음 만나는 등장 장면을 찍었어요. 고창석 선생님은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도 같이 출연했지만, 연기 호흡을 맞춘 신이 없었는데 이번에 같이 연기하게 됐어요. 정말 편하게 대해주셔서 그 때 (감사한)기분이 지금까지도 남아있어요. 우빈이 형과 고창석 선생님과 찍는 장면에서 운전할 때가 있으면 그때마다 고창석 선생님이 운전을 많이 해주셨는데요. 아주 터프하셨어요. 운전 스타일이 아주 상남자 같으세요. 하하.”

그는 대선배인 김영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자세를 고쳐 앉으며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차분한 말씨에서 대선배에 대한 존경심이 묻어나왔다.

“극 중 김영철 선생님이 무거운 분위기로 나오시는데, 현장에서부터 그 포스가 느껴지는 거예요. 종배는 원래 건방지고 누구한테나 툭툭 말하는 캐릭터잖아요? 물론 겉으로 말은 껄렁껄렁하게 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선생님에게 느껴지는 기가 어마어마했거든요. 많이 배웠고, 더 잘해야겠다는 좋은 부담감이 들었어요.”

   
 

이현우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기술자들’은 물론 배우 김무열 진구 이완 등과 함께한 차기작 ‘연평해전’(감독 김학순)에서도 남자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이들과 수려한 남남 케미를 뽐내며 환호를 받았지만, 정작 여배우와 호흡을 맞춘 모습은 보기 어려웠던 게 사실. 이에 관해 물으니 “저 스스로도 ‘왜 남자들만 득실대는 영화만 찍을까’라는 고민이 들었어요”라고 애교 섞인 토로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저도 여배우와 너무나 해보고 싶어요. 누구를 꼭 꼽아서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 봤고요. 만약 누구든 여배우와 호흡을 맞추게 된다면, 전 너무나 반갑고 설레는 마음으로 할 수 있어요. (웃음) 달달하고 따뜻한 로맨스도 많이 보고, 또 찾으려 하고 있어요. 순진하고 풋풋한 사랑이야기도 해보고 싶네요.”

   
 

이현우의 눈웃음과 순수한 말투는 딱 그 나이대를 표현하는 풋풋함이었다. 그러면서도 배우로서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와 눈빛은 그 누구보다 진지하고 성숙했다. 이현우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배우로서의 길을 조급하지 않게, 차곡차곡 닦아가고 있었다.

“예전에는 ‘비슷한 캐릭터보다 새로운 걸 보여드리자’라는 걸 베이스로 삼으면서도 ‘내 이미지를 왜 굳이 다른 이미지로 만들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죠. 요즘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좀 생겼어요. 그래도 작품이나 캐릭터를 고를 때 완전히 없는 저의 모습을 찾아내거나 새로운 모습을 만들지는 않아요. ‘새로운 캐릭터를 원래의 저와 융화시키자’라는 주의라서 이렇게 많이 해왔던 것 같네요. 스스로 제 색깔을 찾아가는 거죠.”

어린 나이지만 어느덧 데뷔 곧 10년 차인 이현우. 연기에 대한 욕심을 내비치며 자신의 방향성을 차분하게 말하는 그에게서 배우로서의 고민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저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 이현우로서 성장하잖아요? ‘기술자들’ 역시 이전보다 조금 성장한 이현우를 보여드리고 싶었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어요.”

   
 

이현우는 소년의 눈금에서 남자의 눈금으로 자리를 옮기며 잘 자라주고 있었다. 아역 배우 출신인 탓에 연예인이라는 틀을 의식할 법도 했지만 되레 자신을 감추기 않는, 자유분방한 타입이라고 설명한다. 친구들과의 일상을 늘어놓을 때면 목소리 톤이 높아지는 평범한 여느 20대 초 청년이었다.

그런 이현우의 모습은 생기 넘쳤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했다. 보는 사람까지 산뜻하게 만들어주는 힘은 분명 그가 가진 강점임이 분명했다. 이현우 역시 자신의 장점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더 좋은 배우로 성장할 수 있는 에너지로 가득했다.

“자신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는 건 제 성격밖에 없어요. 밝고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이 연기라는 일을 할 때도 좋고, 여러모로 좋더라고요. 제가 체력도 꽤 좋아요. (웃음) 촬영할 때 아픈 적도 없어요. 몸에 긴장이 들어가서 그런 걸까요? 틈틈이 쉬면서 운동하고 체력 충전해요. 밝은 에너지를 쏟아내려고 하면 스스로 순화됩니다.”

사진 = 고대현 기자

[SSTV 보도자료 및 제보=sstvpress@naver.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