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스테이지]서태지 ‘크리스말로윈’ 콘서트…5년의 기다림, 감동을 수놓다
[SS스테이지]서태지 ‘크리스말로윈’ 콘서트…5년의 기다림, 감동을 수놓다
  • 승인 2014.10.19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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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V|박선영 기자] 가수 서태지가 5년 동안 기다린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켰다.

가수 서태지의 ‘크리스말로윈(Christmalo.win)’ 컴백공연이 18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렸다. 이날 콘서트에는 그룹 신화 이민우, 배우 정려원 심은진 등 스타들을 비롯한 1만5000여명의 관객이 찾아 뜨거운 열기를 과시했다. 1시간이 늦어진 공연이지만 관객석 곳곳을 누비던 마녀, 좀비 등으로 분장한 이들이 보는 재미를 충족시켰고 케이블채널 Mnet 예능프로그램 ‘댄싱9’ 우승팀 블루아이의 퍼포먼스가 기다리는 지루함을 덜어냈다.

   
 

서태지는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위성콘서트’,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공연, 국내 최초의 도심형 록 페스티벌 ‘ETPFEST’(이티피페스트), 로열필하모닉과 함께 한 ‘서태지 심포니’ 등 기획력과 기술력에서 늘 한발 앞선 공연을 선보여 왔다. 

이번 콘서트는 한 권의 동화책이란 콘셉트로 구상된 9집 앨범 ‘콰이어트 나이트’를 충실히 따라 판타지 요소를 곳곳에 배치했다. 무대 전면의 LED는 상하 방향 자유자재로 움직였고 화면을 채우는 애니메이션은 시선을 사로잡았다. 오프닝 영상이 끝난 뒤 서태지는 지난 2009년 발매한 정규 8집 수록곡 ‘모아이(Moai)’로 콘서트의 포문을 열었다. 

세월이 무색하게 청아한 서태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관객은 숨을 죽이고 그가 시작하는 이야기에 집중했다. 첫 곡이 끝나자 팬들은 참았던 숨을 터트리며 환호했고 지난 10일 선공개된 ‘소격동’ 무대가 이어졌다. 소격동의 돌계단을 재현해 낸 무대에 오른 아이유와 서태지는 환상적인 호흡으로 세대를 뛰어넘는 콜라보레이션을 완성했다.

이번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에선 노래 말미엔 아역배우 엘리(6)가 등장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무대의 여운이 끝나기도 전 무대 양 옆에서 폭죽이 삼각형을 이루며 터져 올랐고 ‘버뮤다 트라이앵글’이 울려 퍼졌다.

세 곡을 연달아 마친 서태지가 드디어 입을 뗐다. 그는 “너무 오랜만이죠. 오늘 5년 만에 제가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많이 기다리셨어요. 현장에 모여 있는 여러분들 보니까 좋네요. 정말 좋아요”라며 객석을 빤히 보다 “매우. 매우 좋아요”라고선 눈시울을 붉혔다. 

이 모습을 본 팬들이 동요하자 서태지는 “여기 남탕이에요. 나 남자들 싫어하는데”라는 재치 있는 입담으로 현장 분위기를 바꾸기도 했다. 이어 그는 늦게 나온 만큼 팬들이 만족할 세트리스트를 구성했음을 밝히며 ‘내 모든 것’ ‘시대유감’으로 몸을 풀었다. 

   
 

이번 신보가 동화콘셉트인 것을 다시 상기시킨 서태지는 “나의 1010가지의 진짜 이야기를 들어볼래요?”라는 말과 함께 9집 수록곡 ‘숲속의 파이터’ ‘잃어버린’ ‘프리즌 브레이크(Prison Break)’  ‘나인티스 아이콘(90s ICON)’ 무대를 첫 공개했다. 신나는 일렉트로닉 음악에 몽환적인 멜로디가 극에 달할 무렵 루돌프가 이끄는 호박마차가 관객석을 가로질렀다. 아기자기한 인형이 머리 위를 지나고 공연은 시시각각 몽환적인 연출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관객을 둘러싸던 동화 끝엔 ‘너에게’ ‘널 지우려 해’ ‘인터넷전쟁’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무대들이 이어졌다. 서태지는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언급하며 “20여년 만에 ‘너에게’란 노래가 또 다시 사랑을 받았었죠. 감회가 새로워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해피엔드(Heffy End)’를 지나 서태지는 래퍼 바스코, 스윙스와 함께 ‘컴백홈(Come back home)’ ‘교실이데아’ ‘하여가’ 등의 히트곡을 열창했다. 서태지가 실로 오랜만에 선보이는 거칠고 강렬한 랩에 관객은 뜨거운 환호를 쏟아냈다. 

이날 공연은 매 무대 새로운 영상과 무대 장치를 동원해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세계적인 음향 엔지니어 폴 바우만이 참여하고 130대의 메인 스피커와 36대의 그라운드 서브 우퍼가 설치돼 최대치를 이끌어 냈다던 설명처럼 강력한 사운드와 입체감으로 공연장을 흔들었다. 공연 중간 환상세계를 묘사해 낸 영상도 백미. 영상과 노래가 함께하는 순간, 관객은 완전히 빠져들었다. 무대와 관객석이라는 틀을 허물고 서로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하는 것 역시 서태지의 노련함이었다. 

SSTV 박선영 기자 sstvpress@naver.com

사진= 서태지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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