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회장 경영 공백, 17일로 100 일째...문제없나?
삼성 이건희 회장 경영 공백, 17일로 100 일째...문제없나?
  • 승인 2014.08.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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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건희 회장의 경영 공백이 17일로 100일째다.

지난 5월10일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갑작스러운 심근경색 증세로 쓰러진 후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삼성병원 쪽은 지난 6월 “이 회장이 하루에 8~9시간 정도 눈을 뜨고 손발을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3일에는 “지난 6월18일 설명한 이후 두 달 가까이 경과를 지켜본 결과 회장님 건강은 여러가지로 상당히 호전되고 있다. 삼성병원 의료진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회복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그룹과 의료진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건희 회장이 의식을 회복하고, 점진적으로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 쪽에선 이 회장에게 주요 경영 사안에 보고를 하면 반응도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이 여전히 스스로 말을 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병상에서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거나, 보고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증권가 정보지에서 이 회장 건강악화설이 또 다시 나돌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이 회장의 경영공백 기간 중 삼성은 스마트폰 산업의 성장 둔화에 직면하면서 당장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해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위기타개 ‘숙제’…오너결단 필요

일단 이 회장 입원 이후 삼성그룹은 표면적으로는 차분한 분위기다. 최지성 미래전략실 부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 그룹을 운영하고 있고, 삼성에버랜드 상장 등 굵직한 현안 역시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룹 내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하게 나오면서 ‘위기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사업이 정체 국면을 맞으면서 이익이 수직 하강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약 9500만대의 휴대폰을 평균 230달러에 판매했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의 비중은 75% 이상으로 약 7500만대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1분기 평균 판매단가인 240달러와 비교해 소폭 감소한 수치다.

특히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중국 업체들의 매서운 추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로컬 브랜드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며 12.2%의 점유율을 차지해 샤오미(13.8%)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직면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M&A나 설비투자, 사업조정 등 과감한 전략수의 필요성을 제기하지만 내부적으로 비용 절감 노력이 포착되고 있는 것이 전부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사업부별로 경영시스템이 분화된 구조를 취하고 있지만, 결국 대규모 투자 결정이나 구조조정, 인사결정 등의 사안은 오너의 결단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삼성은 이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2010년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발광다이오드 ▲자동차용전지 ▲태양전지 등을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하고 2020년까지 23조 3000억원을 투자해 50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소송철회·백혈병 보상 문제 ‘물꼬’

삼성그룹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안팎의 관심은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로 쏠리고 있다.

삼성그룹의 일상적인 업무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과 계열사 경영진이 협의해 처리하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부재 기간 중 ‘삼성-애플의 소송철회’라는 가시적 성과도 나타났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말 미국 미디어콘퍼런스에 참석하고 돌아온 지 2주 만에 다시 미국 출장길에 올라 여러 관측을 낳았다.

이후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모든 특허 소송을 철회하는 데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부회장의 역할론이 부각됐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선밸리에서 열린 미디어콘퍼런스에서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과 나란히 있는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돼 관계개선에 대한 기대를 낳기도 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산업재해 피해자들의 보상 문제 역시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14일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가 직접 나서 백혈병 피해자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약속하는 등 쟁점 사항에서 입장 변화가 감지된다.

이는 지난해 12월 열렸던 1차 협상에서 협상단 자격을 문제 삼아 결렬에 이른 전례로 비춰볼 때 이 재용 부회장의 전향적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SSTV 온라인뉴스팀 sstv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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