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빅맨'강지환 "배우생활 12년...연기 잘한다 '쓰담쓰담' 기분좋죠"
[SS인터뷰] '빅맨'강지환 "배우생활 12년...연기 잘한다 '쓰담쓰담' 기분좋죠"
  • 승인 2014.07.1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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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V l 이현지 기자] 한편의 공익광고 같았던 드라마가 끝이 났다. 가족인 줄만 알았던 그 사람들은 내 심장을 가져가는 게 목적이었다. 배신을 당하고 점이라도 찍고 나타나 처절한 복수를 할 줄 알았는데 ‘순수함’을 무기로 여러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대기업의 계열사 중 하나를 내 것으로 만들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최근 종영한 KBS 2TV ‘빅맨’(연출 지영수|극본 최진원)은 뻔한 복수극 대신 이 시대가 필요한 리더를 제시했다.

타이틀 롤을 맡은 강지환(김지혁 역)도 심장을 빼앗으려 했던 사람들에 대한 복수극이라고 생각했다. 김지혁은 어떤 일을 해도 승승장구하고 잘 풀렸다. 복수 대신 ‘우리 함께 만들어가요’란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착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인정받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있어요. 현실에서는 어려운 이야기지요. 작가님이 진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이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힘없는 사람이 잘 살고 약자도 강한 사람을 이길 수 있는 세상이요. 김지혁이 슈퍼맨 같은 영웅은 아니잖아요. 맨 앞에서 끄는 사람, 우리 시대가 필요한 리더라고 생각해요.”

   
 

전작인 ‘돈의 화신’에서도 복수의 화신으로 불렸다. 시청자들은 ‘또 강지환의 복수극’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지환이 분석한 ‘빅맨’의 김지혁은 ‘돈의 화신’ 복수하는 검사 이차돈과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작품을 할 때 시놉시스와 1,2회 대본을 보고 시작을 해요.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인생 곡선이 심한 인물인 것은 알고 있었어요. 이차돈과 비슷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겠지만 전 이미 계산돼 있었어요. ‘돈의 화신’은 복수의 대상이 확실했고 머리를 써서 계산을 하는 인물이지만 김지혁은 순수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죠. 머리 쓰고 계산하는 대신 마음으로 사람에게 다가갔어요.”

   
 

지치고 힘을 때 제일 힘이 나는 것은 ‘좋은 반응’이다. 강지환도 ‘빅맨’을 촬영하면서 좋은 기사가 나면 찾아 읽고 댓글을 보면서 힘을 얻었다. 그 중 제일 기분 좋은 것은 연기력에 대한 인정이었다.

“배우이다 보니까 연기 칭찬을 하는 댓글이 있으면 가장 기분이 좋아요. 별거 아닌데 그런 댓글이 기분이 좋더라고요. 타이틀 롤을 맡았는데 초반에 치고 올라가지 못해서 힘들었어요. 내 탓인가? 생각도 하면서 대본을 많이 봤어요. 잘 때도 휴대폰을 손에 쥐고 잤어요. 5시에 일어나서 시청률 보고 다시 잤거든요. 부담감이 컸어요.”

‘연기 잘한다’는 말을 듣기가 어렵다는 강지환. ‘빅맨’에 함께 출연한 최다니엘(강동석 역)에게 찬사를 보냈다. 강동석이 보여준 재벌2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니 강지환은 “정말 연기를 잘했다”고 최다니엘을 칭찬했다.

“강동석은 자기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에요. 저와 긴장감이 있는 관계를 잘 만들어 줬어요. 종방연에서 말을 하지 않고 촬영을 하다가 말을 했어요.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고. 후배한테 이런 말을 한 게 처음이에요. 저 혼자 했으면 한계가 왔을 텐데 연기도 잘해주고 대립각을 잘 세워줘서 고맙다고 했어요.”

강지환의 칭찬에 대한 최다니엘의 대답은 어땠을까? 강지환은 “뻘쭘해하던데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게 참 웃겨요. 가수가 노래 잘하는 게 당연하고 배우는 연기 잘해야 하잖아요. ‘너 연기 잘한다’ 이 말을 듣는 게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워요. 누가 이야기해주는 사람도 없고요. 주위 선배들이 ‘연기 잘한다’고 하면 그렇게 기분이 좋더라고요. ‘쓰담쓰담’이요. 이런 기분을 표면적으로 느꼈을 때가 영화를 했을 때에요. ‘영화는 영화다’로 상을 받았거든요. 평단의 인정으로 상을 받은 것이잖아요. 객관적인 시선으로 상을 받았을 때 ‘울컥’했어요.”

   
 

좋은 일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만 이런 일고 저런 일도 겪는다. 지난해 초 강지환은 전 소속사와 충돌을 빚었다. 이는 곧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강지환은 힘들었을 이러한 풍파를 ‘인생의 수업료’라고 설명했다.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정말요. 제가 ‘돈의 화신’을 종영하고 인터뷰를 하면서 제 연기 인생 2막의 휘슬을 불어준 게 ‘돈의 화신’이라고 했어요. 그런 사건을 겪으면서 휩쓸리지 않고 기분 좋게 잘 해결을 했잖아요. 작품의 좋은 원동력이 됐다면 좋은 인생 경험을 한 것으로 생각해요. 이제는 여유로운 기분으로 연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여유로운 기분은 앞으로도 계속 가져갈 생각이다. 주연이 가지는 ‘스트레스’로 작품을 즐기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했다.

“‘어떻게 하면 잘할까? 안되면 내 탓이야’ 이런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이런 상황에 부닥치다 보니 스태프 배우들을 더 좋은 분위기로 이끌지 못한 것 같아요. 일이지만 재미있게 할 수도 있잖아요. ‘난 항상 주인공만 해야돼’란 생각을 버렸어요. 남을 받쳐주면서도 승부수를 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배우가 돼 간다는 생각을 해요. 연기 하면서 즐거움을 찾고 싶어요.”

뮤지컬의 코러스로 시작해 KBS 2TV ‘꽃보다 아름다워’의 사진 속 아들로 얼굴을 비쳤다. 그리고 다시 KBS로 돌아와 ‘빅맨’을 마무리했다. 12년이 넘는 연기 생활을 돌이켜 보면 “잘 버티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하늘에서 내려준 동아줄 없이 한 계단씩 올랐어요. 단역부터 시작해서 일일드라마, 영화, 미니시리즈 다 했어요. ‘대 히트작’이 없으면서도 차근차근 꿈꿔온 정상을 위해 잘 가고 있구나 싶어요. 가끔 엘리베이터나 좋게 포장된 도로로 가는 것을 보면 부럽죠. 그럼에도 난 잘 지내오고 있구나 생각해요. 정상이 아예 안 보이면 기대를 안 해요. 그런데 저 앞이 보이는데 그 길을 가는 게 힘들 때가 있어요. 방법도 방향도 분명히 알거든요.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 잘되겠죠?”

SSTV 이현지 기자 sstvpress@naver.com

사진=조은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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