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닭은 보관기간에 따라 산가 증가...신선도 관리 필요"
지난 2022년 기준으로 국내 치킨 가맹점은 한식 업종 다음으로 가장 많은 2위를 차지했다. '밥 대신 치킨'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은 국내 외식 시장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치킨 조리에 사용하는 튀김유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닭을 튀길때 사용하는 튀김유를 반복해서 사용하면 화학적 반응에 의해 산패 현상이 나타난다. 유지(油脂)의 산패(酸敗)는 한마디로 기름의 신선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식약처가 고시하는 식품공전(건강 기능 식품에 관한 법률 제14조 및 제15조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고시하는 건강기능 식품의 기준 및 규격집)에서는 유지 안정성을 위한 산패 측정 지표 '산가'의 기준을 '3.0 이하'로 정의한다.
식품업체는 산가기준 초과시 행정처분 대상이 된다. 1차 위반 시 영업정지 7일과 해당 제품 폐기, 2차 위반 시 영업정지 15일과 해당 제품 폐기, 3차위반 영업정지 1개월과 마찬가지로 해당 제품은 모두 폐기해야한다.
교촌치킨이 정한 산가의 내부 기준은 2.0이다. 18ℓ 카놀라유에 60마리 미만의 닭을 튀겨낸다. 이에 더해 매월 2회 가맹점을 방문해 기름의 산가는 물론 매장 청결, 유통기한 등 집중 점검을 하고있다.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사용하는 BHC의 산가 기준은 2.5로 가맹점주들이 주도적으로 산패도 측정기를 사용해 신선한 기름을 유지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QCS(Quality Clean Service)팀 주도로 미승인 제품 첨가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한편, 10여년 전에도 닭 튀김 횟수와 유지류 산화에 대한 실험를 통해 60마리 이후로 기름의 신선도가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그러나 당시 시장에서는 정확한 기준에 따르기 보다 육안상 기름색이 변했을때 튀김유를 교체하는 일이 빈번했다.
이에 '닭 60번을 튀긴 기름은 절때 사용하지 않는다'며 60마리를 강조하는 브랜드도 나타났다. 한때는 가맹점 주방 내부에 CCTV를 설치해 깨끗한 기름 사용의 의지를 보이기도 했으나 현재는 해당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있는 상태다.
2014년에는 치킨 튀김 횟수를 '치킨실번제'라는 제도로 구체화한 치킨 프랜차이즈 '바른치킨'이 등장했다. 깨끗한 기름을 유지하는 가장 이상적인 튀김 횟수를 도출해 오직 닭 58마리만 튀기고 이후 기름은 즉시 폐기한다. 이 횟수를 기준으로 판매 치킨 박스에 튀김 순번을 적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바른치킨의 내부 산가 기준은 1.0으로 조사한 프랜차이즈 중 가장 엄격했다. 현재 일부 매장에서는 튀김 작업은 물론 순번이 적힌 스티커를 출력하는 AI 로봇을 도입해 눈에 보이는 신뢰를 강화했다.
천지연 순천대학교 식품가공학과 교수는 "유지 산패는 산소와의 반응으로 일어난다. 고온이나 빛 등에 의한 라디칼을 만들고 여기에 산소가 결합되며 다양한 라디칼 반응이 진행된다. 유지의 불포화도, 온도, 금속, 빛, 수분, 육류의 헴화합물, 항산화제, 감광체 등 존재에 따라 더 가속화 된다"며 "튀김에 사용하는 시료의 특성에 따라 산패도가 달라지는데 닭의 경우 보관기간에 따라 산가가 증가하므로 튀김에 사용할 닭의 신선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닭을 튀겼다가 식히고 다시 튀기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튀김유 산화가 더 진행되므로 튀기는 시간 외에도 얼마간의 간격으로 반복적으로 튀기는지, 어떤 조건에서 유지를 보관하는지 등을 고려해 튀김 유지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용어설명] 산가(酸價): 유지(油脂)나 지방 1그램 속에 들어 있는 유리된 지방산을 중화하는 데에 필요한 수산화 칼륨의 양을 mg으로 표시한 수. 오래 저장하였거나 썩은 경우에는 산화에 의해 생긴 지방산이 많으므로 산가가 크고 색, 맛, 냄새 따위가 다르다. 유지류의 품질 감별에 쓴다.
[뉴스인사이드 조민선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