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박민우 “롤모델 보다 ‘원피스’ 루피”
[SS인터뷰] 박민우 “롤모델 보다 ‘원피스’ 루피”
  • 승인 2012.08.0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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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우 ⓒ SSTV 고대현 기자

<영상 촬영 및 편집 : 황예린 기자>

[SSTV l 이현지 기자] 신예 박민우의 두 번째 작품이 끝났다. 데뷔작에서는 꽃미남 라면가게 알바생으로 살았다. 데뷔작이 종영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KBS 2TV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에 캐스팅 됐다. 이번에는 차인표 아들이다. 6개월을 ‘차국민’으로 산 박민우는 “지지고 볶고 싸운 여자친구와 헤어진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박민우는 촬영 내내 항상 부족했고 언제나 뒤돌아 서기 어려웠다.

“만족스러웠던 적이 없어요. 백회에 이르는 분량을 촬영하면서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미운정고운정이 들었나 봐요. 지지고 볶은 여자친구랑 헤어지면 다시 만나고 싶지만 만나면 잘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잖아요. 나중에 연기를 볼 줄 아는 눈이 생겼을 때 다시 만나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제가 조금 더 여물었을 때요”

   
박민우 ⓒ SSTV 고대현 기자

◆ ‘꽃미남 라면가게’는 즐겁기만 했는데...

주연급으로 캐스팅 된 전작 ‘꽃미남 라면가게’의 촬영은 그저 즐거웠다. 첫 작품의 설렘과 즐거움이 두 번째 작품에서는 어려움과 두려움으로 변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했던 시작과 뭘 좀 알고 나서 한 시작은 달랐다.

“‘꽃미남 라면가게’에서는 별로 어려움이 없었어요. 즐거움이 컸고 실수를 했어도 좋았어요. 근데 ‘선녀가 필요해’는 아니더라고요. 세트 촬영이나 야외 촬영도 많이 달랐고 조금 더 높은 언덕에 올라간 느낌이었어요. 저도 프로처럼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연차가 오래된 선배들과 함께 촬영을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하고 저럴 땐 어떻게 하고. 살짝 겁을 먹기도 했지만 좋은 경험이었어요”

‘선녀가 필요해’에서 박민우는 많이 배웠다. 연기뿐만이 아닌 ‘후배라면 후배답게’가 무엇인지, 현장에서는 스태프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배웠다. 선배들과의 촬영 전 박민우는 “재롱 떨어야하나. 어린 후배니까”란 생각을 했었다.

“차인표 선배님은 후배들을 워낙 잘 챙겨주세요. 선배님이라고 남자인데 제가 예쁘시겠어요?(웃음) 저도 선배님과 친해지기 위해 많이 노력했어요. 먼저 연락드리고 질문도 많이 했어요. 저도 데뷔한지 일 년밖에 안됐지만 연습실에 가서 후배들 만나면 뭔가 알려주고 싶어요. 근데 물어보는 사람이 없으니까 얘기를 못해요. 선배님들도 먼저 물어봐 주시길 바라시더라고요. 그래서 쓸 때 없는 소리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리고 또 하나, 표현을 하지 않으면 모르더라고요. 직접 말하지 않고 누군가를 통해 그 마음이 전달되면 와전돼요. 그게 누구이든 직접 꼭 표현하세요.”

   
박민우 ⓒ SSTV 고대현 기자

◆ 웃고 떠든 오디션, 느낌 좋았죠

‘선녀가 필요해’에서 박민우는 꽃미남 외모지만 허세작렬에 발연기까지 한다. 엔터테인먼트사 대표인 아버지마저 경악하게 할 발연기다. 박민우는 이런 차국민을 위해 많은 생각을 했다. 캐릭터에 대한 애착 때문인지 이번 작품에서는 시행착오가 있었다.

“차국민이 처음 맡은 역할이 단역이에요. 대단한 감독 작품인데 NG를 내요. 트라우마와 울렁증 때문에요. NG를 내고도 해맑아요. 근데 차국민이 정말 당당한 건지, 자기가 잘못한 걸 알면서도 저러는 건지 고민이 많았어요. 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동생이 변하고 아버지가 변해요. 근데 저는 해맑아요. 20살이 넘은 남자애가 어머니의 부재로 오는 변화를 어떻게 모를 수 있나 생각했어요. 이것도 다 알고 해맑은 캐릭터로 잡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몰랐어야 더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제 캐릭터에 욕심을 부렸어요. 있는 그대로를 단순하게 표현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다음에는 이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죠.”

배우지망생 차국민은 어느덧 데뷔를 해 카메라 앞에 섰다. 배우지망생이 배우로 거듭난다는 점에서 박민우와 차국민은 닮았다. 박민우는 오디션을 봤고 연락을 기다렸다. 오디션을 보고 한 달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아 먼저 전화를 거는 용기까지 있었다.

“처음 ‘선녀가 필요해’ 오디션을 보러갔을 때는 정말 놀랐어요. 감독, 작가님 뿐 아니라 제작사를 비롯해 20여명의 제작진이 모두 계셨어요. 오히려 편했어요. 사람들 얼굴을 보다보니까 시간이 다 가더라고요. 재미있게 웃고 떠들다 왔어요. 왠지 제가 오디션에 붙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정흠문 감독님이 말씀하시길 ‘네가 오디션 본 사람 중에 두 번째로 마음에 들어’라고 하셨어요. 제가 우쭐할까봐 제가 제일 낫다는 말씀을 돌려서 하신 것 같아요. 사실 ‘꽃미남 라면가게’는 정말 오래 기다렸어요. 한 달이 훨씬 넘었는데도 전화가 안 오는 거예요. 그래서 먼저 전화를 했어요. 대표님이 바빠서 전화를 못하셨대요.(웃음)”

   
박민우 ⓒ SSTV 고대현 기자

◆ 넌 잘하는 게 뭐니?

알고 보니 수석. 박민우는 2009년 국민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수석으로 입학했다. 연극영화학을 전공하기 전에는 충남대에서 한 학기를 다녔다. 충남대에 입학한 것은 일종의 의지였다. 부모님에게 자신의 의지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한 학기를 마치고 자퇴를 결정했을 때 어머니는 많이 우셨다.

“꿈이 없었어요. 하고 싶었던 것도 없었고요. 어렸을 때부터 저는 공부할 애가 아니란 것을 알았어요. 공부를 하면 일찍 죽을 것 같았어요. 그러다 연기가 하고 싶었어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충남대에 입학하면 연기를 허락하신다고 하셨어요. 그해 9월에 서울로 올라왔는데 수능 원서접수 기간을 놓쳐서 본의 아니게 재수를 했어요.”

짧은 기간 입시학원을 다니고 대학교 시험을 봤다. 수석입학을 한 만큼 과에서의 관심은 남달랐다. 선배들은 ‘수석’ 박민우에게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박민우는 내세울 게 없었다. 면접에서 노래는 4마디를 하다 멈췄고 춤을 잘 추지도, 경력이 있지도, 노래를 잘하지도 못했다.

“내세울 게 없는 저를 보고 ‘그럼 쟨 뭐야?’ 이런 생각을 많이 했을거예요. 제 생각에는 심사위원을 웃게 만든 게 가장 큰 이유 같아요. 잘 보이려고 꾸며진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았어요. ‘고등학교 때 놀아봤어요?’라고 묻는데 ‘놀아봤죠’라고 답했어요. 안 놀기를 바랐나봐요. 그래서 ‘고등학교 때 축구하면서 놀았는데 논거 아닌가요?’라고 설명했더니 다들 웃으시더라고요. 즉흥 대사를 하는데 다른 면접자들은 감정이 격해지더라고요. 저는 담담하게 읽었어요. 그 다음부터 주눅 안 들고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눈 게 가장 큰 이유 같아요”

   
박민우 ⓒ SSTV 고대현 기자

◆ 쉬지 않고 한 작품 더

데뷔 일 년 만에 두 편의 작품을 마쳤다. 박민우는 쉬지 않고 싶단다. 해볼 연기도, 역할도, 상대배우도 아직 많이 남았다. 신인이라면 으레 묻는 “롤모델은 누구냐”는 질문에 박민우는 ‘없다’고 당차게 말했다.

“롤모델은 의식적으로 피하는 편이에요. 저만의 것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강해요. ‘원피스’의 루피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자기가 찾는 보물에 대한 의지와 목표가 뚜렷해요. 바보 같은 면도 있지만 의리가 대단하고 배신을 절대 하지 않아요. 진지할 때 빼고는 항상 웃고 있어요. 저도 그렇게 하려고 애쓰는 편이에요. 지나치게 진지하면 보는 사람이 편하지 앉잖아요.”

박민우는 텔레비전과 실제의 느낌이 많이 다르다(박민우 뿐 아니라 대부분의 배우들이 마찬가지겠지만). 브라운관에서 보여주던 악동, 장난꾸러기의 이미지 보다는 진지한 느낌이 강했다. 박민우는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게 좋단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를 스크린, 브라운관 너머로 보여줘야 하는 게 자신의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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