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온니원’ 보아 “닦아놓은 길 가는 건 쉽지만 반짝거리진 않잖아요?”
[SS인터뷰] ‘온니원’ 보아 “닦아놓은 길 가는 건 쉽지만 반짝거리진 않잖아요?”
  • 승인 2012.07.3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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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 ⓒ SM 제공

[SSTVㅣ국지은 인턴기자] ‘No. 1’ 보아가 컴백했다. 가요계의 ‘넘버원’에서 이젠 누군가의 ‘온니원’(Only One)으로 거듭나는 그의 행보가 시작된다.

“원래 ‘온니원’(Only One)은 타이틀 곡이 아니었어요. 근데 이수만 선생님이 타이틀 곡으로 어떠냐고 물었을 때 굉장히 기분이 좋더라고요. 제가 직접 만든 곡이니 아무래도 애착이 가고 눈길이 가니까요”

이번 보아의 정규 7집 타이틀곡 ‘온니원’(Only One)은 보아가 작사·작곡한 노래로 이전의 강한 비트의 음악과 달리 서정적 감성이 녹아있다. 자작곡인 만큼 26살 보아의 경험이 묻어나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경험담이라고 많이들 생각하는데 경험담은 아니에요. 근데 가사가 서술적으로 써져서 오해하실만 해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항상 하고 싶었어요. ‘한번쯤은 이런 이별, 누구나 다 해봤지 않았을까’란 가정 하에 소설처럼 글을 쓴 후 음악에 맞춰 작업했습니다.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셔서 감회가 새로워요”

오디션 프로그램 SBS ‘K팝스타’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심사위원으로 나와 어린친구들을 가르치며 느끼는 감정들이 남달랐을 터. 13살 어린 시절 데뷔한 보아는 참가자들의 마음을 더 많이 헤아렸을 것이다.

“‘K팝스타’에 출연했던 친구들의 성장과정을 보면서 마치 저의 옛날 모습을 보는 거 같았어요. 성장통을 겪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대견하고 안쓰러웠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를 지켜봐준 사람들이 이런 감정이지 않을까?’란 생각에 ‘더 쉐도우(The Shadow)’란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더 쉐도우(The Shadow)’는 항상 따라다니는 그림자를 자신의 아픔과 팬들에 비유한 보아의 또 다른 자작곡이다. 팬들을 향한 노래는 언제나 밝고 경쾌하기 마련이지만 아픔과 고마움, 언제나 자신을 따라다니는 수많은 감정들을 표현했다.

“‘K팝스타’ 당시 들었던 심사평이 머리에 끊이질 않았어요. ‘공기 반 소리 반’ ‘고음에서 찡그리면 안 된다’ ‘기승전결이 없다’ 이런 말들이요.(웃음) 녹음 중에 진영 오빠(박진영)의 소리가 맴돌더라고요”

심사위원이지만 자신도 한 명의 가수로서 그러한 심사평이 자신에게 돌아올 걱정을 해본 적이 없었냐는 질문에 보아는 “각자에 맞는 방법이 있는 것이지 모든 사람에게 정답처럼 여겨지는 발성은 없다”며 “그 친구들에 맞는 심사를 했을 뿐, 나에게 적용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자신의 앨범은 앨범이고 심사평은 심사평일 뿐 별개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는 보아의 모습에 시원시원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 보였다.

   
보아 ⓒ SM 제공

◆부담스럽지만 지키고 싶은 수식어 ‘보아’

“사실 SM은 만들어진 가수라는 이미지가 정말 강해요. 그렇지만 실질적으로 만들어지는 건 1~2집 정도죠. 저 같은 경우는 4집 정도부터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었어요. 이번 경우도 그랬고요. 그래서 더욱 더 제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앨범이에요”

다소 의외(?)의 코멘트이기도 했고 자신에 찬 멘트이기도 하다.

“‘온니원’(Only One) 같은 경우 무대 퍼포먼스가 상당해요. 그래서 ‘라이브’와 ‘라이브를 하지 않는 무대’로 나눠질 것 같아요. 노래와 안무 특성상 라이브와 춤을 같이 한다는 게 불가능하거든요. 그래서 너무 욕심 부리지 않고 라이브에서 노래를 집중적으로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분명 라이브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생각한 팬들에겐 의아할 법한 이야기다. 이것은 어쩌면 ‘보아니까 당연히’란 인식 때문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식어에요. ‘이번에도 당연히 라이브하겠지?’ 란 기대와 의식이 저를 옥죄죠. 근데 한편으론 ‘힘들지 않냐’라는 질문이 귀찮으면서 지루하기도해요. 어차피 항상 아프고 항상 힘들 텐데... 누가 대신 아파주는 것도 아니잖아요?(웃음) 그저 묵묵하게 이어가려고요. 누구에게 투덜대서 해결되는 것이 아닌 제가 이어가는 업보라고 생각해요. 연연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 같아요”

데뷔 13년차 베테랑 가수의 여유와 마음가짐이다. 해마다 느끼는 고통을 알면서도 왜 하냐고 묻자 그저 숙명이라며 좋아해서 하는 것인데 대충대충 넘어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그는 가수란 ‘중독성이 너무 강한 직업’이라며 애착을 드러냈다.

“일본 진출이란 말이 어색할 때 오리콘 차트에 진입했었어요. 뭘 먼저 하는 것이 조금 억울하긴 하지만 이것 또한 운명처럼 느껴져요. 사실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려고하면 다 저를 시키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아무래도 먼저 하는 사람은 명예로움이 있어요. 누군가 닦아놓은 길을 가는 건 쉽지만 그만큼 반짝거리진 않잖아요?”

한류열풍의 초창기 멤버로서의 심정을 묻는 말에 “내가 먼저라서가 아니라 꾸준히 이어나간 많은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대견할 만할 일이지만 대수롭지 않을 일”이라고 다소 겸손하게 말했다.

   
보아 ⓒ SM 제공

◆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 되고 싶어

요즘 SBS ‘신사의 품격’에 푹 빠진 보아는 요즘 국내 영화와 드라마 대본을 보면서 새로운 도전을 모색한다.

“사실 들어오는 작품들 보면 무사나 검객 같은 좀 센 캐릭터가 많아요. 근데 전 사실 로맨틱 코미디가 너무 하고 싶어요. ‘시크릿가든’이나 ‘커피프린’스 같은 거요. 아직은 바람이지만요.(웃음)”

로맨틱 코미디에 푹 빠진 보아에게 연애감정을 묻자 “정말 하고 싶지만 연애는 혼자 하는 아니지 않느냐”며 “자신이 좀 무서워 보이는 게 아닐까” 갸우뚱거린다. 그 모습이 사뭇 사랑스럽다.

최근 미국 코부(cobu)3D 영화에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던 미국진출도 보아에게 새로운 시도임이 분명하다.

“사실 미국진출로 성공할거란 생각은 많이 안했어요. 그렇지만 좋은 사람들과 일을 많이 했고 그만큼 많이 배웠어요. 사실 연예계가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하잖아요. 하지만 저한테 영화촬영은 제 인생과정에 좋은 영향을 줬어요. 그래서 후회도 없고 미련도 없는 정말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한창 친구들과 사담과 인생을 이야기할 나이인 보아는 최근 배우 신세경의 폭탄발언으로 본의 아니게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억울해요. 사실 세경이가 술고래에요(웃음) 정말 둘이 먹으면 제가 힘들어서 집에 가봐야겠다고 할 정도인데... 저랑 마시면 힘들다뇨? 제가 피해자입니다.(웃음) 사실 세경이랑 이야기하면서 ‘온니원’(Only One)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유아인씨에 대해 많이 물어봤어요, ‘패션왕’에서 같이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잘 알거라고 생각했어요. 세경이가 편한 스타일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편하고 쿨하게 촬영했습니다”

26살이면 사회초년생 나이인데 보아는 ‘부장급의 덤덤함’으로 연예계를 이어가는 것 같다. 단단해지고 잘 갈아진 좋은 검(劍) 마냥 여유로운 모습에 그만의 내공과 색깔이 묻어난다.

   
보아 ⓒ SM 제공

◆ 가수 이외엔 다른 길, 생각조차 못해봤다

“제가 아마 급사할 땐 ‘화병’일거예요.(웃음)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사실 없어요. 연예인의 어쩔 수 없는 고뇌는 아니에요, 선택이죠. 저는 그저 풀 것인지 삭힐 것이지 선택에 있어서 후자를 선택한 것 뿐이에요. 사실 제가 여자라서 그런 것도 있어요. 사회적 시선이 절 더 묶어놓기도 하고...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 정도를 보는 걸로 해결해요”

새삼 놀랐다. ‘스트레스 해소 방법’에 대해 ‘그저 화를 삭힌다’는 그는 정말 프로답다. 남의 시선에 의해 평가되어지는 연예계에서 소문이란 무서운 법. 이에 대해 “뭐 그리 나가고 싶지도 않고... 소문 없고 좋잖아요”라며 방긋 웃는 그는 용감하고 의연하다.

‘보아’라는 타이틀을 지우고 무엇을 하고 싶냐는 말에 한참 고민에 빠진 그는 “13년을 그렇게 살아와서 너무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보통 여행이나 미팅, 자유로운 길거리 배회 등을 말할 수 있을 텐데 연신 고민하다 결국 “정말 난 없다”고 답했다. ‘가수’ 말고 뭘 잘할 것 같냐는 말에도 “없다”라고 단호히 말하는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넌 가수 안했음 뭐 될래?”라고 가끔 질타(?)를 받는다고.

다른 예외를 생각해 보지 않는 그는 진정 ‘가수’다. 어린나이에 감당할 수 없는 상처와 시련을 겪고 ‘보아’라는 타이틀을 얻은 그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자작곡 ‘온니원’(Only One)으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보아의 미래는 여전히 탄탄하다. 또 한 번의 큰 시련이 와도 다시 일어날 만큼 강인하지만 드라마를 보며 울고 웃는 그는 여리다. 이러한 보아의 다양한 모습이 그의 음악에 더 많이 그리고 더 풍부하게 녹아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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