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5백만불의 사나이’ 박진영 “길가다 툭툭, ‘만만한 사람’이고파”
[SS인터뷰] ‘5백만불의 사나이’ 박진영 “길가다 툭툭, ‘만만한 사람’이고파”
  • 승인 2012.07.1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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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영화배우 박진영 ⓒ SSTV 고대현 기자

[SSTVㅣ유수경 기자] ‘가요계의 이단아’. 박진영이 가수로 데뷔했을 때 많은 이들은 그를 그렇게 평했다. 개성 넘치는 외모, 범상치 않은 몸놀림(?), 특색 있는 보이스와 자신감 넘치는 태도. 거기에 과감히 ‘비닐옷’을 선보일 수 있는 대담함까지.

등장부터 많은 이들의 눈길을 한 몸에 사로잡은 박진영. 가수로서의 성공도 모자라 프로듀서, 음반 제작자로 나서 제 2의 성공을 거둔 그가 또 한 번의 '사고'를 쳤다.

영화 ‘5백만불의 사나이’가 세상에 공개됐을 때 기자는 잠시 눈을 의심했다. 주인공이 박진영? 카메오 출연이 아니고? 심지어 이곳저곳에서는 ‘박진영이 직접 영화를 제작하고 주연배우로 출연한다’는 등의 각종 루머가 폭격처럼 쏟아지기도 했다.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를 통해 안방극장에 얼굴을 비추며 깨알 같은 웃음을 전한 그라지만 갑작스런 영화배우 데뷔는 잠시 사람들을 이른바 ‘멘탈붕괴’ 상태로 몰아넣을 법 했다.

하지만 ‘5백만불의 사나이’ 속에서 신인 영화배우 박진영은 이러한 모든 우려와 억측을 조용히 잠재울만한 연기를 보여준다. 상사에게 배신당해 쫓기면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꾀죄죄함’의 진수를 보여주는 그. 신인다운 패기와 열정으로 똘똘 뭉친 박진영은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신인 영화배우 박진영 ⓒ SSTV 고대현 기자

◇‘전천후 딴따라’된 느낌, 너무 좋아

그의 도전. 모두가 놀랐지만 본인 스스로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란다. 자신의 인생에서 ‘성공’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은 ‘운’에 의해 발생된 것이라는 박진영을 만나 새로운 도전에 관한 얘기들을 들어봤다.

“사람들이 볼 때 제가 점점 어려운 사람이 돼 가는 게 싫었어요. 저는 제가 웃기고 유쾌하고 다른 말로 ‘만만’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나가다 툭툭 칠 수 있는 그런 사람요. 어려운 사람이 되면 외로워지거든요. 그리고 사람을 울리고 웃기는 광대짓을 못할 것 같아요. 제 관심은 오로지 (사람들을) 더 많이 웃기고 울리는 것이니까요”

노래를 하다 ‘우연치 않게’ 연기를 하게 되면서 박진영은 연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의 표현에 의하면 연기를 하니 ‘딴따라로서 더욱 완성된 느낌’이다.

“예전에는 오른팔밖에 없다가 이제 오른팔, 왼팔이 다 생긴 느낌이에요. 음악으로 감정표현을 하나, 연기로 하나 둘 다 결국은 '거짓말'이거든요. 내가 믿고 상대를 속이는 것, 순간 이 사람이 되고 이 상황이 돼야 하는 건 똑같죠. ‘전천후 딴따라’가 된 거 같은 느낌이 들어 좋아요.”

   
신인 영화배우 박진영 ⓒ SSTV 고대현 기자

◇가격 대비 성능 굿(GOOD), ‘보급형 배우’

박진영은 영화배우로는 ‘햇병아리’ 같은 신인인지라 자신의 연기에 대해 조심스러움을 드러냈다. 온 몸을 옥죄고 있는 역력한 긴장감을 고스란히 드러낸 그는 사실 ‘5백만불의 사나이’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기’를 한 장면이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고문 당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날 영하 18도였는데 인천 바닷가에서 머리에 신나를 붓는 장면을 촬영했죠. 날이 너무 춥다보니 물을 부으면 바로 얼더라고요. 드라이기로 녹이고 다시 붓고 또 녹이고 또 붓고. 머릿속이 서늘해져요. 게다가 몸을 비닐로 감싸긴 했지만 묶인 상태에서 남자 급소부분으로 물이 고이는데, 이게 어니까 너무 고통스러운 거죠. 그 때 카메라를 들이댔는데 영화 속 고통과 절규는 연기가 아니었습니다. 하하”

당시의 ‘말 못 할 고통’이 생각나는 듯 박진영은 몸서리를 쳤다. 하지만 그 모든 일들이 그에게는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기억이다.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촬영 당시를 설명한 그는 마치 달콤한 사탕을 처음 맛본 어린아이 같은 얼굴이었다. ‘영화를 가장 보여주고 싶은 사람은 누구냐’ 물으니 재치 있는 대답이 돌아온다.

“대한민국의 모든 영화 제작자들을 초대해 보여주고 싶어요. 제 출연료도 말씀드리면서.(웃음) 저는 다음 영화를 찍는 게 계획이니까요. 사실 저 가격대비 정말 좋은 배웁니다. 싸면서 어느 정도 기능은 갖춘 ‘보급형 배우’랄까요?”

   
신인 영화배우 박진영 ⓒ SSTV 고대현 기자

◇지적이면서 멍청하고, ‘날라리’지만 순수한….

이번 영화를 찍으며 육체적으로 몸을 많이 써서 더욱 좋았다는 박진영은 액션배우가 되고픈 소망도 넌지시 드러냈다.

“액션배우라고 액션만 있는 건 싫고 ‘아이언 맨’ 캐릭터를 좋아해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아주 좋아하고요. 엄청 지적인 거 같다가도 되게 멍청하고, 날라린 거 같은데 한편으론 순수하죠. 사실 제가 그런 사람이거든요. 그런 역할을 할 기회가 꼭 왔으면 좋겠습니다. 저 출연료 정말 싸요.(웃음)”

앞서 박진영은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17년간 고수해온 엄격한 자기 관리와 독특한 생활 방식을 공개해 눈길을 모은 바 있다. ‘엄격한 자기관리의 종결자’에 등극한 그에게 놀라움을 표했더니 오히려 “왜 놀랍냐”며 되묻는다.

“저는 사람들이 놀라서 놀랐어요. 저는 다들 저처럼 사는 줄 알았거든요. 파장을 일으킬 줄 몰랐습니다. 아침에 운동하러 가면 사람들이 쫙 있거든요.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뭐죠? 그리고 만약 다들 그렇게 안 산다면 왜 그렇게 안 살지? 그게 훨씬 좋은데. 꿈도 이루고 자유도 생기고 일도 잘 되고 여러모로 훨씬 좋아요.”

   
신인 영화배우 박진영 ⓒ SSTV 고대현 기자

◇ 나와 ‘반대 성향’ 여자, 답답하지만 예뻐

실제로 박진영은 엄격한 자기관리 방식을 소속가수들에게도 적용한다고 털어놨다. “(가수들이) 잘 따라오나”라고 묻자 “잘 안 따라온다”며 소심한 목소리로 대답한 박진영은 조금 아이러니한 고백을 했다.

“사실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그거 잘 못하는 사람들이에요. 마음 약하고 순하고 의지력 부족한 사람. 아침에 못 일어나고 게으르고…. 주로 그런 여자랑 사귀었죠. 저랑 반대고 의지력 없는 게 답답하면서도 예뻐요. 그런 것 때문에 싸우거나 아침에 억지로 깨우진 않아요. 저 혼자 일어나서 몰래 할 거 다하고 기다리죠.”

“오, 좋은 남잔데요?” 하니 “에이, 그랬으면 이혼 안 했겠죠”라고 응수하는 박진영. 솔직담백하고 쿨(COOL)하면서도 따뜻하고 열정적인 이 남자, 신인 영화배우 박진영이 앞으로 쌓아갈 필모그래피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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