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밴드 소란 “딱 3번만 들으면 푹 빠지실 걸요?”
[SS인터뷰] 밴드 소란 “딱 3번만 들으면 푹 빠지실 걸요?”
  • 승인 2012.04.1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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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1집 '내츄럴'을 발표한 소란 이태욱, 고영배, 서면호, 편유일 ⓒ 해피로봇레코드

[SSTV l 이금준 기자] 평일 오전 서울 홍대의 조용한 한 카페. ‘딸랑’ 소리와 함께 ‘눈부신 외모’의 소유자가 환하게 웃으며 들어온다. 자칭 ‘홍대 이병헌’ 소란 보컬 고영배와의 만남이다. 이어 베이스 서면호와 드럼 편유일도 반갑게 손을 흔든다.

기자 또한 이들의 인사에 맞장구를 친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는 안부 말이 한 두 차례 오가고 서로의 앞에 커피 한 잔이 놓이자 본격적인 수다를 시작한다.

자신 있게 ‘소란다운 음악을 만들었다’고 말하는 세 남자와의 인터뷰는 이렇게 시작됐다. 첫 정규 앨범 ‘내추럴(Natural)’로 팬들 곁을 찾은 소란. 이들의 묘한 매력이 오롯이 담긴 이야기들을 풀어본다.

모든 음반 작업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특히 소란은 이번 앨범을 만들며 심각한 고심을 해야만 했다. 신인이라고 하기에는 이미 노래와 스타일이 노출된 애매한 위치, ‘홍대 씬의 기대주’란 수식어로 적지 않은 관심이 모아져 있는 밴드이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부담감을 맞아 이들이 내놓은 해결책은 바로 ‘힘 빼기’였다. 밴드를 만들 때부터 생각해온 기본 틀에서 더하지도 빼지도 않은 음악, 대중이라는 풍경과 함께 자연스레 흘러가는 시간과 같은 음악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했다.

   
정규 1집 '내츄럴'을 발표한 소란 고영배, 편유일, 서면호, 이태욱 ⓒ 해피로봇레코드

타이틀 ‘살빼지 마요’는 위로와 위트가 공존하는, 뻔하지만 나에게만은 특별한 감동이 있는 그런 일상을 그려낸 곡이다. 양념과 후라이드 사이의 갈등, 다이어트에 대한 여자의 고민, 그리고 이를 애정을 담아 위로하는 노랫말까지. ‘참 재미있는 노래’다.

“사실 치킨을 시켜놓고 장난으로 통기타를 치면서 만든 노래였어요. 원래는 웃기기 위해 만들어 트위터에 공개했던 곡인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제대로 된 노래로 만들어보자고 생각했고 결국 ‘살빼지 마요’가 완성됐죠.”(고영배)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자는 의미에 딱 맞아 떨어지는 곡인 것 같아요. 농담 삼아 ‘치킨 CF까지 노리자’는 이야기를 한답니다. 아마 그렇게 된다면 밴드 최초로 CF스타에 등극하게 되겠죠?(웃음)”(서면호)

앨범 발매 전 공개됐던 ‘미쳤나봐’도 빼놓을 수 없는 곡이다. 특히 고영배와 ‘영원한 견원지간’ 혹은 ‘환상의 절친’으로 불리는 10cm의 멤버 권정열과 함께해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 ‘미쳤나봐’는 홍대 씬 음악으로는 드물게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원색적인 제목과 리얼리티 넘치는 가사로 반전을 거듭하는 곡 ‘미쳤나봐’는 연애에 눈이 먼 남자들의 내면을 과감하게 표현하고 있다. 권정열 특유의 음색, 고영배의 편안한 보컬, 그리고 소란의 고급스러운 연주가 합쳐져 독특한 노래가 탄생됐다.

“다들 (권)정열이 때문에 1위를 했다고 하는데 제 생각은 반대에요. 더 오래 1위를 지킬 줄 알았는데 금방 순위가 떨어졌거든요. 역시 10cm의 힘은 거기까지인가 봐요. 이로써 정열이는 한 물 갔다라는 것이 증명된 거죠.(웃음)”(고영배)

   
정규 1집 '내츄럴'을 발표한 소란 이태욱, 고영배, 서면호, 편유일 ⓒ 해피로봇레코드

권정열과의 인연이 담긴 곡은 또 있다. 바로 앨범의 마지막 트랙 ‘가을목이’다. 앞서 소란의 첫 EP 앨범에 들어있던 ‘가을목이’는 이번 정규 앨범에서 어쿠스틱 버전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이 곡은 고영배의 결혼식에서 권정열이 보컬을 맡아 축가로 부르기도 했다.

“도저히 못 봐주겠더라고요. 순수하게, 경건하게 만든 노래인데 권정열이 아주 끈적하고 더럽게 만들어 놔서….(웃음) 제 자리로 돌아가 사랑하는 소란 멤버들과 다시 작업했어요. 앨범에서는 진정한 ‘가을목이’를 만나보실 수 있을 거예요.”(고영배)

이밖에도 타이틀곡 경합을 펼쳤던 ‘가장 따뜻한 위로’를 비롯, 남녀간의 ‘밀당’을 포착한 ‘연애의 재구성’, 노리플라이 권순관이 참여한 ‘내꺼라면’, 계절감이 느껴지는 ‘벚꽃이 내린다’, ‘돌아오는 날’, ‘시간의 노래’, ‘차라리’ 등 ‘내추럴’은 소란의 매력으로 가득 차 있다.

“사실 앨범을 생각하면 속상해요. 정말 최선을 다해 한 곡 한 곡 만들어낸 노래들인데 타이틀곡만 들으실까봐요. 1번 트랙부터 10번 트랙까지 쭉 들어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딱 세 번만 들으시면 안 좋아하실 수가 없는 앨범이거든요.”(고영배)

“어라? 형은 세 번이나 부탁하시는 거예요? 전 ‘딱 한 번’이요! 정말 천천히 들으시다보면 7번 트랙쯤에는 눈을 감고 음악에 귀를 기울이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자신 있어요!”(편유일)

   
정규 1집 '내추럴'로 팬들 곁을 찾은 소란 ⓒ 해피로봇레코드

자신감 충만한 소란. 역시 밴드답게 공연 활동으로도 팬들 곁을 찾아갈 예정이다. 정규 1집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를 비롯해 각종 페스티벌 출연이 확정됐다. 특히 단독 콘서트의 경우 티켓 오픈 직후 매진될 정도로 팬들의 관심도 높은 상태다.

“지난해 이맘 때 쯤 EP앨범 발매 단독 공연을 했었거든요. 당시에는 티켓을 강매했는데 이번에는 인기 밴드들에게서나 찾아볼 수 있었던 ‘예매 전쟁’까지 일어나다니 정말 감회가 새로워요.”(서면호)

“단독 콘서트에서는 한 곡도 안 빼놓고 다 연주할 생각이에요. 특별히 관객용 큐시트도 만들어 노래에 맞는 리액션도 알려드리려고요. 뷰티풀 민트 라이프나 그린 플러그드 페스티벌, 여름이 지나고 토크콘서트도 열 예정이니 많은 관심 가져 주세요.”(고영배)

첫 번째 EP 앨범부터 정규 1집 발매까지 이제 소란은 어엿한 밴드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이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고 더욱 큰 꿈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바로 월드 투어에요. 자칫 허무맹랑한 소리로 느낄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소란이 바라고 꿈꿔왔던 것이 모두 이뤄졌거든요.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평생 함께 하자는, 그리고 최고의 밴드가 되자는 처음의 그 염원을요.”(서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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