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화차' 조성하 "나는 '물컹함'이 매력인 편안한 사람"
[SS인터뷰] '화차' 조성하 "나는 '물컹함'이 매력인 편안한 사람"
  • 승인 2012.03.08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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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참신한 배우로 남고 싶다는 조성하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이 남자, 너털웃음이 참 매력적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매력이 뭐냐”는 질문에 “물컹함”이라고 대답하는 엉뚱함까지 갖췄다. 이유인즉슨 너무 ‘물렁물렁’한 성격을 가졌기 때문이란다. 요즘 흔히 유행하는 ‘사극체’로 표현하자면, “부디 체통을 지키시옵소서”라고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게 박혔던 왕족과 재벌의 가면을 시원하게 벗어던진 그에게서는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친숙함과 편안함이 느껴진다. 강렬한 눈빛과 앙다문 입매에서도 묘한 다정함이 묻어난다. 바로 영화 ‘화차’ (감독 변영주)에서 ‘폐인 클럽 회장’ 같은 모습으로 돌아온 조성하의 이야기다.

'화차'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사라진 약혼녀 선영(김민희 분)을 찾아나선 남자 문호(이선균 분)와 전직 형사 종근(조성하 분)이 그녀의 모든 것이 가짜였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서서히 드러나는 충격적 진실을 그린 영화다. 특히 이 영화는 일본의 여류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소설 '화차'를 원작으로 하고 있어 더욱 화제를 낳았다.

   
늘 참신한 배우로 남고 싶다는 조성하 ⓒ SSTV 고대현 기자

◆ “백수 연기가 쉽냐고? 천만에”

조성하는 ‘화차’의 첫 선을 보인 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영화 초반에 너무 찌질하고 꾀죄죄한 모습으로 등장한다"며 "마치 폐인 클럽 회장 같은 모습으로 출발을 한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었다.

“의아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백수 연기가 더 힘이 듭니다. 일단은 환경 자체가 안 좋은데다 남 보기 안 좋게 퍼져있어야 되고 심지어 지저분해 보이기까지 하죠. 그런데 더 재밌는 건 그 모습이 낯설지는 않다는 겁니다.(웃음) 책상에 앉아 엉덩이를 긁는 모습이라든지, 누워서 발을 까딱 거리는 것은 대본에 있는 게 아니예요. 그냥 제가 습관적으로 하던 짓들이죠. 하하. 보통 사람이 다 그렇지 않나요? 집에서 척추보호대를 찬 것처럼 꼿꼿이 앉아 있는 사람은 드물잖아요.”

실제로 이 영화에서 조성하는 전직 경찰이지만 현재는 백수이며 큰 의미 없이 인생을 살아가는 인물로 등장한다. 그러던 중 사촌지간인 문호를 통해 사건에 뛰어들면서 점점 내재돼있던 이성과 냉정을 찾아 본능적으로 선영을 쫓는다. 그렇다면 실제 조성하도 직감이 뛰어난 편일까?

“소위 말해 ‘촉’이라고 하는 것이 저에게는 전혀 없습니다. 굉장히 감이 무디죠. 무척이나 둔하고 예민하지 않은 성격이예요. 그래서 옆에서 시끄럽든지 말든지 평소에는 크게 신경도 안 씁니다. 급한 것도 없고 느긋한 성격이거든요.”

   
늘 참신한 배우로 남고 싶다는 조성하 ⓒ SSTV 고대현 기자

◆ “딸들에게 친구 같은 아빠이고 싶어”

스스로 ‘둔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조성하는 지난 2010년 방영된 KBS 2TV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연출 김원석, 황인혁|극본 김태희)을 비롯해 MBC 드라마 '욕망의 불꽃' (연출 백호민|극본 정하연) 등에서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그러나 그는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마련한 ‘명품 조연 특집’에 출연하며 숨겨진 예능감을 마음껏 뽐냈다. 보통 배우들은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데 반해 조성하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사실 두려움은 없어요. 예능프로그램에 나가서 뭘 할 생각이 없으니까요. 사람들 잘 하는 거 보고 온다고 즐겁게 생각하고 나가니까 겁이 나진 않죠. 만약에 나가서 뭔가 대단한 것을 하려고 한다면 긴장이 되겠지만요. 그냥 저는 ‘설마 나 시키겠어?’하는 생각을 하고 나갔어요. ‘1박2일’에 출연했을 때 ‘내가 왜 여기에 초대 받았나’ 물어봤더니 작가 분들이 만장일치로 ‘조성하는 와야 된다’라고 말씀하셨대요. 그래서 나가게 됐죠.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조성하는 국민 프로그램인 ‘1박2일’에 출연하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에게 인지도가 높아졌다. 또한 그의 출연을 두 딸들도 너무 좋아했다고. 조성하는 딸들에게 누구보다 자상한 아버지다.

“큰 딸이 17살이고 작은 딸이 10살이예요. 아이들은 정말 금방금방 크더라고요. 사춘기는 지난 것 같고 요즘은 좀 낙천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웃음) 밤늦게까지 친구랑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고 그래요. 그러면 제가 얼른 자라고 얘기하곤 하죠. 저는 공포감 있는 아빠는 되기 싫어요. 위엄과 권위가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평생 좋은 친구 같은 아빠로 지내고 싶습니다.”

   
늘 참신한 배우로 남고 싶다는 조성하 ⓒ SSTV 고대현 기자

◆ “늘 참신한 인물이고파”

조성하는 이번 영화에서 공식적으로는 첫 주연을 맡았다. 늘 ‘신스틸러’, ‘명품 조연’으로 불리던 그가 명실공히 주연배우로 발돋움하게 된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주인공을 맡는다는 점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그냥 늘 하던 것처럼 연기를 한다고 생각하니까 부담스럽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요즘 언론 시사회 이후에 반응이 너무 좋으니까 외려 분위기에 휩쓸려서 어리둥절해 하고 있죠. 이번 영화가 잘 된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제가 오랜 기간 연기 인생을 살면서 첫 주인공을 맡는 작품인데 이 작품이 잘 되면 더 바랄게 없죠. 제가 공식적으로 영화는 10년, 방송은 7년차예요. 하지만 시청자들이나 영화의 관객들에게는 참신한 인물이길 바라고, 늘 그 참신함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내내 호탕한 웃음과 재치 있는 말솜씨로 기자를 여러 번 놀라게 한 조성하는 작은 칭찬 하나에도 “아이구, 감사합니다”라며 진심을 다해 고마워하는 겸손한 배우였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가려는 기자에게 조성하의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영화 촬영 현장에 가면 조성하씨가 스태프들 전부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놓고 이름도 일일이 기억해준다. 인품이 정말 훌륭한 분이다”라고 귀띔하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분명히 그럴 사람’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조성하가 방송에서 셔플댄스(그는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 관객이 300만 명 이상 들면 셔플댄스를 추겠다는 공약을 했던 바 있다)를 추는 날이 하루빨리 찾아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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