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댄싱퀸' 황정민 "내 매력은 '질그릇' 같은 투박함"
[SS인터뷰] '댄싱퀸' 황정민 "내 매력은 '질그릇' 같은 투박함"
  • 승인 2012.01.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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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힘'을 믿는 배우 황정민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저의 매력이요? ‘질그릇’ 같은 투박함이 아닐까요? 하하.”

웃음소리마저 유쾌한 남자, 황정민. 그에게서는 ‘가식’이라는 단어를 찾아내기가 어렵다. 말 한마디, 미소 한 번에도 진심이 느껴지는 황정민은 그렇게 ‘긍정의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사람이다.

온 국민을 웃고 울렸던 순진한 시골 총각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도시의 냉혈한까지 폭넓은 연기의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그는 여타의 배우들에게는 없는 ‘무엇’이 있다. 바로 ‘리얼리티’다. 황정민은 그 어떤 비현실적인 인물도 현실 속으로 끌어다 놓는 기막힌 재주가 있다. 이번 영화 ‘댄싱퀸’ (감독 이석훈)에서 이러한 그의 재주는 정점을 찍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댄싱퀸’은 어쩌다 서울시장 후보가 된 순박한 변호사 황정민(황정민 분)과 왕년에 ‘신촌 마돈나’였던 그의 아내 엄정화(엄정화 분)가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경상남도 마산 출신의 황정민은 ‘댄싱퀸’에서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본연의 유쾌한 성격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그는 이 영화가 지금까지의 작품 중에서 가장 ‘황정민스럽다’고 말한다.

“아무래도 이름의 효과가 큰 것 같아요. 영화 속에서 실명으로 등장하다보니 관객들에게 초반부터 무장해제 되는 느낌이예요. 그래서인지 캐릭터가 착착 감기는 게 있었어요. 아마 실제의 황정민에 가장 가까운 모습일 겁니다. 싱크로율이 60~70% 쯤? 제가 살면서 언제 또 실명을 쓰는 연기를 하겠어요. 배우는 자신이 맡은 역할 뒤에 숨어있게 마련인데 이번에는 좀 특별했어요. 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노력했죠.”

   
'긍정의 힘'을 믿는 배우 황정민 ⓒ SSTV 고대현 기자

그가 연기하는 변호사 황정민은 얼떨결에 민주열사가 되고 등 떠밀려 사람의 목숨을 구하고, 어쩌다보니 시장 후보로까지 나서게 되는 인물이다. 언뜻 보면 정치 풍자 영화로 생각될 수 있지만 사실은 ‘잊어버린 꿈’에 관한 이야기가 포인트다. 그렇기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그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이 영화가 어렵거나 정치색을 띄지 않았기 때문에 선뜻 선택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댄싱퀸’은 꿈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얘기하는 영화예요. 영화를 보신 분들이 감동적이라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사실 감동을 주기 위한 의도적인 장치는 없었어요. 그저 재밌게 하고 싶었죠. 대사를 읽으면서 울컥한 부분도 분명 있었지만 만약에 억지로 감동을 자아내려고 했다면 오히려 크게 와 닿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저 스스로도 정말 즐겁게 찍었고 영화 속에서 애드리브도 많이 쳤어요. ‘소는 누가 키우나’도 원래 대본에는 없던 거예요.”

오랜만에 코미디물로 복귀한 황정민은 ‘댄싱퀸’을 통해 타고난 유쾌함과 센스를 마음껏 발휘했다. 상대배우 엄정화와의 호흡 역시 말할 것도 없이 좋았다. 최근 엄정화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이상형으로 황정민을 꼽기도 했다. 실제로 연예인들을 비롯한 많은 여성들이 황정민을 이상형으로 꼽는다.

“저야 영광이죠. 여심을 사로잡는 비결은 글쎄요...돈? (웃음) 제 생각에는 황정민이라는 사람이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 같은데 또 다른 허점도 많이 보여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질그릇’ 같이 투박한 느낌이랄까요? 언젠가 아내에게 ‘내 매력은 뭐냐’고 물어보니 ‘착해서 좋고 재밌어서 좋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저는 굉장히 유쾌한 사람이예요. 술을 마실 때도 ‘해피’해 지려고 하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노홍철씨를 보세요. 보는 사람마저 기분 좋게 만드는 에너지가 있잖아요. 정말 대단한 분 같습니다.”

   
'긍정의 힘'을 믿는 배우 황정민 ⓒ SSTV 고대현 기자

스스로를 ‘질그릇’에 비유하는 황정민은 인간적이고 타의 모범이 되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들을 누구보다 챙기며 항상 한 시간 전에 도착해 현장의 상태와 동선 등도 체크하고 그날의 연기를 준비한다.

“제가 주연배우가 되고 선배가 되다보니 챙길 것들이 더욱 많아졌어요. 선장이 있으니까 오른팔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하고 스태프들도 챙겨야 되죠. 말 한 마디라도 ‘오늘 어때’ 물어도 보고 잘 못할 땐 야단도 쳐요. 일찍 가서 현장의 공기도 보고 농담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죠. 저는 촬영 현장은 늘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 계란을 맞는 신이 있는데 연출부 친구들에게 ‘그동안 내가 마음에 안 들었던 애들 있으면 다 던져’라고 얘기했더니 너무 많이 몰려오더라고요. (웃음)”

이렇듯 열린 마인드를 자랑하는 황정민은 ‘댄싱퀸’에서 아내 엄정화가 뒤늦게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고 “조용히 살림이나 하라”고 소리친다. 실제의 황정민이라면 어땠을까?

“일단 아내를 거울 앞에 세워놓고 잘 보라고 할 것 같아요. (웃음) 농담이고 저는 아내가 가슴 속에 품고 있는 꿈을 이루고자 한다면 두 팔을 들고 환영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아내가 뮤지컬 제작자로 나선다고 했을 때도 흔쾌히 그러라고 했었어요. 아무리 부부관계라도 각자의 삶이 있기 때문에 별로 그런 거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습니다. 저는 부부관계가 기찻길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붙어서 가는 게 아니라 떨어져서 나란히 쭉 함께 가는 거죠.”

   
'긍정의 힘'을 믿는 배우 황정민 ⓒ SSTV 고대현 기자

아내의 의사를 전적으로 존중한다는 그는 극중 황정민처럼 실제로도 가족을 누구보다 아끼는 가정적인 남자다. 슬하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는 황정민은 예쁜 딸을 갖고 싶은 소망도 내심 품고 있었다.

“아들과는 친구처럼 지내요. 아무래도 남자니까 친구 같은 아빠가 좋은 것 같습니다. 솔직히 딸이 있었다면 정말 예뻐했을 것 같아요. 노력은 많이 했는데 잘 안 생기더라고요. 만약 딸이 생긴다면 하루 종일 떨어져 있기도 싫을 만큼 예뻐할 것 같은데 이제는 아내가 임신을 한다고 해도 너무 노산이라서 걱정도 됩니다.”

‘딸바보’가 되고 싶은 바람을 밝힌 솔직한 남자, 황정민. 그는 ‘댄싱퀸’을 통해 관객들이 ‘내 꿈은 뭐였나’하고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길 바란다. 더 나아가 ‘내 부모님의 꿈은 뭐였을까’하는 생각까지 해 볼 수 있다면 이번 영화는 성공이다.

“490만 관객이 든다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500만은 왠지 좀 부답스럽잖아요. 하하.”

인터뷰 내내 ‘유쾌, 통쾌, 상쾌’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만들었던 진솔한 배우 황정민. 그의 바람처럼 490만 명의 관객이 ‘댄싱퀸’을 통해 가슴 속에 묻어둔 꿈을 향한 여정을 떠나게 되길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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