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나는 록커다' 박완규, "언제까지나 '록 키즈'일 순 없죠"
[SS인터뷰] '나는 록커다' 박완규, "언제까지나 '록 키즈'일 순 없죠"
  • 승인 2011.11.0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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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완규 ⓒ 소속사제공

[SSTV | 원세나, 유수경 기자] "언제까지나 '록 키즈'일 순 없잖아요. 저도 이제 마흔인데"

너털웃음을 짓는 그는 항간에 알려진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록커'의 자부심 하나로 평탄하지만은 않은 삶을 살아왔기에, 거칠고 다소 날카로우며 대하기 어려운 사람일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그다. 하지만 그는 많이 부드러워졌고 여유로워 보였다. 늘 고수하는 긴 생머리, 눈빛을 숨기는 검은 선글라스, 제법 추운 날씨임에도 민소매 티셔츠만 한 장 달랑 걸친 모습. 거침없는 걸음걸이로 들어선 그는 단지 '무늬만 록커'가 아닌 '진정한 록 정신'을 대중들에게 보여주기를 갈망한다. 바로 가수 박완규의 이야기다.

박완규는 올해로 데뷔 14년을 맞았다. 지난 1997년 그룹 부활의 5대 보컬로 데뷔한 그는 '론리 나이트(LONELY NIGHT)'로 대히트를 쳤지만 이내 탈퇴해 솔로의 길을 걷게 된다. 하지만 '천년의 사랑' 이후 박완규는 가수 생활에 차질을 빚으며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터널을 혼자 걸어야했다. 그런 그에게 한줄기 빛과도 같았던 것이 부활의 리더인 선배 김태원이다.

"태원이 형은 제게 부모님과도 같은 존재죠. 고작해야 일년에 3-4개의 스케쥴이 전부이던 제가 이제는 하루에 3-4개 이상의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모든 게 태원이 형 덕분이죠. 저는 이것을 '김태원의 기적'이라고 부릅니다."

스스로를 '록 키즈'라고 지칭하는 박완규. 그는 '음악적 부모님'과도 같은 김태원을 비롯해 유현상, 임재범 등을 '로큰롤 대디'라 칭하며 단지 음악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관한 많은 것들을 공유하며 나아가고 있었다. 실제로 박완규는 김태원의 영향으로 KBS 2TV '남자의 자격-청춘합창단'에도 출연했었고, 또한 앞으로 출연이 예정된 MBC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이하 나는 가수다)' 역시 임재범의 조언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특히 가수들끼리 경연을 펼치는 '나는 가수다'에 대해 할 말이 많아보였다.

"저는 처음에 '나는 가수다'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었습니다. 형들이 출연하는 것도 싫었고 심지어 재범이 형은 그 무대에서 록을 하지도 않았죠. 마치 한물간 가수가 재기하는 무대인 것처럼 보였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러나 이제는 대중들이 '나는 가수다'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시시각각 급박하게 변하는 이 사회에서 시간이 언제 지나간 지도 모른 채 늙어버린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때 '나는 가수다'가 등장한 것이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나 아직 늙지 않았어'라는 마음을 느끼게 된 거죠. 시간을 돌려주기 위한 프로그램 같습니다."

   
가수 박완규 ⓒ 소속사제공

긴 방황의 시간 동안 성대가 망가져서 노래를 못 할 지경에까지 이른 적도 있었던 박완규. 지금은 꾸준한 치료와 재기를 위한 노력으로 90% 이상 제 목소리를 찾았다. 하지만 그는 조규찬에 이어 '나는 가수다'의 후임주자로 투입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잠시 출연을 미뤄둔 상태다.

"이번에 합류를 안 하게 된 이유는 김경호 씨도 록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저도 록을 하니까 굳이 같이 나갈 필요가 있나하는 의견이 많아서예요. 형들 의견도 그렇고 제작진 측에서도 그렇고 머리 긴 두 사람이 한 번에 나갈 필요가 있나 하는 거죠.(웃음) 어차피 목적은 대중들에게 록을 알리고 사랑받는 거니까. '김경호식 록'이 있다면 '박완규식 록'도 있다는 것을 보여드릴 겁니다. 나중에 김경호 씨가 '나는 가수다'에서 하차할 때 바통을 이어받게 될 것 같아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가겠다는 박완규는 "음악은 욕심내지 않고 그저 대중들과 함께 호흡할 때 가장 진정한 빛을 발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나는 가수다'에 참여하는 것일까?

"제가 비장한 각오로 이 무대에 임할 것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요. 긴장하지 않을 겁니다. 해서도 안 되고요. 저는 소위 '형들 빽' 믿고 까불 겁니다. 기회가 된다면 부활멤버들도 같이 출연할 예정이고 김태원 형님 또래의 큰형님 라인들도 모실 계획이에요. 다 같이 모이는 것은 힘들겠지만 큰 형님이 한 무대당 한 번씩 나오시는 형태로 갈까 합니다. '수퍼밴드'를 구상 중 인거죠."

   
가수 박완규 ⓒ 소속사제공

록의 '젊은 피'들이여, "자유와 정열, 젊음 그리고 록의 진정성을 잃지 말라"

음악적 스승이자 인생의 선배인 '로큰롤 대디' 형들과 함께, 이전에 접할 수 없던 강렬한 록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는 박완규. 선배 록커들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더불어 누구보다도 록에 대한 강한 열정을 지니고 있는 박완규는 지난 3월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의 심사위원으로도 깜짝 등장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기존의 심사위원 김태원을 지원사격하며 도전자들의 눈물을 쏙 빼 놓는 독설을 선보였었다.

록 1세대와 '젊은 피'들을 잇는 중간 허리 역할을 하게 된 박완규는 후배들에게 "자유와 정열, 젊음 그리고 록의 진정성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과거 배고프고 천대받으며 열악한 환경에서 록 음악을 해야 했다는 그는 록 정신을 이어가는 후배들을 보며 아직 희망은 존재함을 느꼈다. 그는 "록을 한다고 해서 스스로 배고프다고 느끼면 안 된다. 볼멘소리 하지 말고 좀 더 전체와 조화를 이룰 줄 아는 모습을 보여주면 인정받게 될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단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김태원, 임재범에게 쓴 소리를 퍼부었던 그는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

"늘 형들의 강인한 뒷모습만 보고 따라가는 입장이니 얼굴은 보지 못했어요. 방송을 통해 형들을 보니 많이 늙으셨고 슬퍼보이더라고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죠"

   
가수 박완규 ⓒ 소속사제공

선배들 이외에도 박완규의 인생을 지탱하는 다른 한 축의 힘은 가족이다. 어머니는 자신을 아직 '아가'라고 부른다며 멋쩍은 듯 웃어 보이는 그는 비록 이혼의 아픔을 겪었지만 아내와 두 아이에 대한 사랑이 넘쳐났다. 소소한 아이들의 문자 하나에도 기쁨의 전율을 느낀다는 그는 강인한 록커의 이면에 포근한 아빠의 모습이 내재돼 있었다.

박완규는 이제 '록 키즈'가 아닌 '로큰롤 대디'로 향해 가는 중이다. 후배들을 위한 공연장 건립과 록페스티벌 등 록의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힘쓰고 싶다는 그는 오는 2012년 2월부터 단독 콘서트를 열고 앨범은 3월경 발매할 예정이다.

"최근 50일 정도 너무 아팠어요. 어릴 적 산에 가서 노래 연습하다 피토했을 때, '천년의 사랑' 시절 무리해서 연습하다가 병이 났던 때 이후로 가장 아팠던 것 같네요. 목 상태가 70프로 정도 회복했을 때 과도한 연습으로 인해 탈이 난거죠. 그래서 공연을 미루게 돼 죄송하지만 저를 기다려 준 팬들을 위해서라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록에 대한 '끝없는 열정'과 더불어 '따뜻한 인간'으로도 거듭난 박완규. "록이 좋고, 록이 잘된다면 죽어도 좋다"는 임재범의 외침을 메아리처럼 따라 외치는 남자, 앞으로 그의 빛나는 행보를 기대해 본다. [인터뷰-원세나, 정리-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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