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김성근 "암 수술 후에도 기저귀 차고 연습장..편해지려면 리더 못 한다"
'유퀴즈' 김성근 "암 수술 후에도 기저귀 차고 연습장..편해지려면 리더 못 한다"
  • 승인 2023.02.08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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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캡처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캡처

'야신' 김성근 전 야구감독이 야구를 향한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8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신이 아닌가' 특집으로 김성근 전 야구감독이 출연해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털어놨다.

한국 야구계의 거목이자 시대의 명장으로 불리는 김성근 감독은 한국프로야구 2646경기 출장, 통산 1384승이라는 전설적인 기록을 올린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산증인이다. OB 베어스, 태평양 돌핀스, 삼성 라이온즈, 쌍방울 레이더스,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 등 총 7개 프로구단의 감독을 역임했다. 그는 최근 50년 지도자 생활 은퇴를 선언한 뒤 JTBC '최강야구'에서 최강 몬스터즈를 이끄는 사령탑으로 활약중이다.

유재석은 김성근이 맡았던 첫 프로팀 OB 베어스를 언급하며 "제가 OB 베어스 어린이 회원이었다"고 친근감을 드러냈다. 김성근 전 야구감독은 '최강야구'에 출연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일주일을 거절했는데 TV에서 보는 진지한 선수들의 모습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강야구' 1대 감독이 이승엽 감독이었다"는 유재석의 말에 "이승엽이는 건물을 샀다. 우리집 바로 앞이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재일교포 출신인 김성근은 일본에서 태어나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재주는 없었다. 100m에 17초였다. 걸어다니는 거랑 똑같았다. 달리기를 하면 이겨본 적이 없다. 운동 못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학비를 벌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 우유 배달을 하며 달리기 연습을 했다. 그는 "힘들기보다 좋았다. 모든 부분에서 하면 되는 거지. 못한다는 의식이 가장 나쁘다"며 "부족함을 채워야겠다는 신념으로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성근은 '너무 승부에 집착한다'는 평가에 대해 "감독 목적은 이겨서 선수에게 돈을 줘야한다. 선수 100명에 딸린 가족은 500명 된다. 그러려면 돈을 벌게 해줘야한다"며 "'비정한 승부사'? 리더는 비정해야한다. 경기중에 선수를 야단친 적 없다. 혼내는 것보다 연습을 해서 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한다. 그래야 실수한 선수도 편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3번의 암 수술을 했다. 수술 후에도 기저귀를 차고 연습장에 나갔다. 연습을 하니까 피가 났다. 나중에 (피가 너무 흘러서) 기저귀가 무거워졌다. (야구감독을 하려면) 생사를 걸어야한다, 편해지려면 리더 못 한다"고 밝혔다.

이때 김성근과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에서 '최강야구'까지 함께 하고 있는 정근우가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감독님을 거쳐간 선수들은 알 것이다, 오래 겪을수록 감독보다 아버지, 할아버지 같은 느낌이다, 김성근 감독님이 안 계셨다면 감히 지금의 정근우는 없었다고 단언한다. 감독님은 1군에서 뛸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2군에 있는 선수들까지 직접 불러 눈으로 보고 알려주신다. 진정한 리더"라고 칭찬했다.

물론 야구감독으로 사느라 아버지 김성근은 좋은 아빠는 아니었다. 그는 "선수들을 신경 쓰느라 아들의 입학식, 졸업식을 한 번도 챙겨보지 못했다. 아내는 나를 '없는 자식'으로 여길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김성근과 과거 핫초코 광고 속에서 열연한 아역 모델이 올해 NC 다이노스 프로 야구선수로 데뷔한 투수 목지훈이라는 사실이 전해졌다. 12년 전 광고 촬영장에서 뛰는 목지훈의 모습을 본 김성근 감독은 "야구하면 되겠다"고 추천했고, 목지훈은 그 한 마디로 프로선수가 됐다. 김성근 감독은 목지훈을 만나 격려하고 직접 야구를 지도해주기도 했다.

김성근 감독은 "내게 야구는 심장과 같다"며 "야구가 있기에 그날 하루를 보내기 좋다. 야구 때문에 책도 보게 되고 야구할 때는 시간이 칼처럼 흐른다.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길이 야구장 가는 길이다"고 털어놨다.

이어 "다시 태어나도 야구를 하겠냐"는 질문에 "'다시' 보다는 연장하고 싶다. 새롭게 야구도 변하고 있고 그래서 100살까지 살려고 하는데 안 된다고 그랬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