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혼란 가득했던 당시 '모바일 상황실' 공개…“의료진도 진입 못한 지옥”
이태원 참사, 혼란 가득했던 당시 '모바일 상황실' 공개…“의료진도 진입 못한 지옥”
  • 승인 2022.11.09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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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현영 의원실 제공
사진=신현영 의원실 제공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구조 현장의 '컨트롤타워 부재'로 혼란이 거듭되던 정황을 보여주는 구조 관계자들의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지난 8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긴급 재난상황에서 구조 활동에 참여하는 모든 관계자가 공유하는 모바일 정보망"이라며 이른바 '모바일 상황실'이라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의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참사 발생 144분 후인 지난달 30일 오전 1시 39분 소방청 직원이 "망자 관련해 남은 30여명을 순천향병원으로 이송하기로 했다는데 수용이 가능하냐?"라고 물었다.

이에 중앙 상황 팀 관계자는 "이러지 마시라. 망자 지금 이송하지 마시라. 응급환자 포함 살아있는 환자 40여명 먼저 이송 한다"고 답했다.

또 1시 45분에도 서울구급상황관리센터 직원이 "사망 지연환자 이송 병원 선정을 요청 한다"고 하자, 중앙 상황 팀에서는 "저희가 안할 거다. 산 사람부터 병원 보냅시다 제발"이라고 답했다.

이로부터 3분 뒤 대화방에는 노란색 점퍼를 입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진과 함께 "복지부 장관님 나오셔서 현 상황 브리핑 받고 계시다"는 글이 올라왔다.

신 의원은 조 장관에게 "권한을 사용해 살릴 수 있는 사람부터 이송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참사 현장에서 권한과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라며 "현장에는 있는데 역할을 하지 못한 유령과 같은 존재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 의원은 참사 발생 약 1시간 뒤의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29일 오후 11시 10분 서울 구급상황관리센터 측에서는 '해밀톤 호텔 후면 쪽에 다수 사상자 발생' 사실을 알렸고, 이어 중앙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는 "의료소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동원할 수 있는 가용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중앙 상황 팀 직원들은 11시 41분 "의료진 조끼를 입은 지원센터 인력을 경찰이 통제해 현장 진입이 안 된다", "이런 식이면 재난의료지원팀(DMAT) 출동 못 시킨다"고 호소했다.

신 의원은 "서울 한가운데서 사상자가 다수 발생해 모든 의료 지원을 다 투입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임에도 의료진조차 진입을 못 한 지옥이 펼쳐졌다"며 "그곳에 정부가 있었느냐"고 말했다.

 

[뉴스인사이드 김희선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