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에 화답한 김여정...'선거용' 남북정상회담 카드?
문재인 대통령에 화답한 김여정...'선거용' 남북정상회담 카드?
  • 승인 2021.09.26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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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사진= KBS뉴스 캡처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5일 "남북정상회담과 종전선언뿐만 아니라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등의 문제에도 건설적 논의를 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이러한 북한의 급격한 태도 변화가 내년 여당 승리를 위한 '대선용' 남북정상회담 카드라고 비판하고 있다. 북한 입장에선 북한에 비판적인 보수정권 집권보다 진보의 재집권이 더 유리하고 따라서 진보의 승리를 바라기 때문이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공정성과 존중의 자세가 유지된다면 남북 정상회담도 건설적 논의를 거쳐 의의있게, 보기좋게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남북관계 회복과 평화적 안정에 대한 바람은 우리 역시 남측과 다르지 않다"며 "남북관계 회복을 바라는 남조선 각계의 분위기가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과 남이 서로를 트집잡고 설전하며 시간 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며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은 물론,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에 관해서도 건설적 논의를 할 수 있다"고 긍정적 답변을 내놨다. 다만 이번 담화문은 자신의 "개인적 견해"일 뿐 북한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부부장은 이어 "우리의 자위권 차원의 행동이 위협적 도발로 매도되고 남측의 군비 증강 활동은 대북 억제력 확보로 미화하는 이중기준은 비논리적이고 유치하다"며 "이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자주권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이자 도전"이라고 했다.

이어 "대조선 적대시정책, 이중기준, 신뢰를 파괴하는 적대적 언동 등의 불씨를 제거하기 위한 남조선당국의 움직임이 눈에 띄는 실천으로 나타나길 바란다"며 선결조건을 이행하라고 압박했다. 김 부부장은 앞으로 훈풍이 불어올지, 폭풍이 몰아칠지 예단할 수 없다며 남측의 반응에 따라 북측의 반응 역시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남한의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 입장에선 대북제제 완화나 미국 설득에 적극적이지 않은 현 정권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야당이 승리해 보수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북 정권이 꺼린다고 보고 있다. 

보수정권은 북한과의 대화협력에 적극적이지 않고, 미국의 대북한 압박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부 여당의 선거 승리를 위해 여러가지 화해, 협력의 제스처를 취할 수 있으며 그중 가장 적합한 행사를 남북정상회담으로 여긴다고 본다. 그러나 일부에선 그러한 보여주기식 행사가 이전과 같은 여당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로 보고 있다.  

[뉴스인사이드 정용인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