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민이 배우가 천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일 방송된 MBC FM포유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출연한 황정민은 "에이 브라더"라고 인사하며 등장해 웃음을 선사했다. 황정민은 "영화 ‘히말라야’ 때 ‘음악캠프’를 방문했던 걸로 기억한다. 출연한 건 기억나는데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목소리만 듣던 선배님을 보니까 심장이 벌렁벌렁거렸다. 식은 땀이 흘러서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영화 '인질' 개봉을 앞두고 있는 황정민은 "지금까지 인터뷰 중 최악의 질문이라기보다는 난감한 질문이 있다. 영화 '바람난 가족;에서 옷 벗은 연기 질문에 대해서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 그리고 내가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편이다. 친하면 그렇지 않지만 시작하기가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출연작마다 빼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며 믿고 보는 배우로 우뚝 섰지만 정작 스스로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자신감이 없었다.

그는 "배우가 천직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고 있지만 잘하는 일이 연기 말고도 더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연기 빼고는 악기 다루는 걸 좋아해서 첼로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 어렵긴 하지만 잘 하고 있다"며 "배우를 그만두고 음대를 들어가서 유학을 가는 것도 생각을 해봤다. 그렇게 아내에게 말을 해봤는데 닥치라고 하더라. 웃자고 하는 소리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황정민이 연기자의 길을 가게 된 계기는 어릴 때 본 뮤지컬이었다. 그는 "너무 궁금하기도 해서 예고를 갔고 연극을 전공하게 됐다. 연출, 무대 미술 등을 배웠다. 전반적인 예술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다. 데뷔는 연극 '지하철 1호선'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인질’에 대해 “인질이라는 이야기를 가지고 왔는데 내가 '배우 황정민'으로 나온다. 예를 들어 라디오 끝나고 술 한 잔 마시고 집에 가는 길에 납치를 당한다. 돈을 노리고 한 건데 복면을 벗겼더니 황정민인 거다"며 "그 에너지가 정말 재미있었다. 신기하기도 했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되지만 영화니까. 그 발상과 상상력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배우 황정민'을 연기한 점에 대해 "지금까지 연기와는 완전히 다르다. 초반에는 쉬웠는데 납치 당하고 나서부터 힘들었다. 납치 당해본 적이 없는데 연기를 해야 하니까. 인질 잡는 역할은 많이 해봤는데 잡혀 본 적이 없으니까 그걸 상상해서 실제로 잡혔다면 어떤 느낌일까에 대한 에너지로 가야 해서 어려웠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재미있었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계속 묶여 있으니까 말로만 연기 해야 하고, 손을 움직일 수 없으니 표정 연기만 해야 해서 한계가 있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황정민은 인질이 된다면 누가 가장 먼저 구하러 오겠느냐는 말에 "누가 오겠느냐. 경찰에 신고하지 않을까"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조승우 등과 놀러가서 찍은 사진 얘기가 나오자 "너무 창피하다. 남자들끼리 술 먹고 논 거다. 지진희, 조승우도 덜 유명할 때라서 편안했는데 유명해져서 사람들이 다 신기해한다. 나만 얼굴이 빨개서 창피하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