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원한 女 고객 술자리에 부른 은행지점장..."한 가정을 살려달라"
대출 원한 女 고객 술자리에 부른 은행지점장..."한 가정을 살려달라"
  • 승인 2021.04.05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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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남친이 올린 피해자-은행지점장 대화 카톡/ 사진= 보배드림 캡처
피해자 남친이 올린 피해자-은행지점장 대화 카톡/ 사진= 보배드림 캡처

 

모 시중은행 지점장이 대출을 원하는 여성 고객을 술자리에 불러 접대를 강요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은행 측은 해당 지점장을 대기 발령하고 내부 감찰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난 1일 ‘여자친구를 접대부로 이용하려고 한 은행 지점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피해자의 남자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 A씨는 “너무 분하고 미치겠다”며 “사업을 하는 여친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던 중 대출을 받으려 했고 신용보증재단 담당자에게 모 은행 지점장인 B씨를 연결받았다”고 운을 뗐다.

작성자는 이어 “다음날 오후 4시쯤 B지점장이 ‘○○횟집으로 오라’며 계속 전화를 걸어왔고 어디쯤이냐고 묻기도 했다. 횟집 앞에 도착하니 B지점장이 뜬금없이 두 손을 붙잡고 인사를 했다더라”며 “(B지점장은) 이미 일행과 거하게 술판을 벌여놓은 상황이었고 술병도 널브러져 있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여친이 술을 못한다고 하자 B지점장은 ‘술을 못 마셔?’라고 반말을 했고 일행에게 ‘요즘 80~90년대생들은 아직 어려서 처음인 자리에는 긴장해서 다들 저렇다’ ‘대리를 불러줄테니 술 마셔’ 등의 말을 했다”며 “겁에 질린 여친이 나가려고 하자 B지점장이 ‘가는 거냐’고 물어왔고 여친은 결국 전화를 핑계로 허둥지둥 밖으로 나왔다”고 분노했다.

또 “B지점장 아내에게도 전화가 왔었다. 자기 남편이 그럴 사람이 아니고 실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영업하러 다닌다면서 영업 자리를 만든 것이라고 했다더라”며 “자녀가 ○명이다, 한 가정을 살려달라, 남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봐 위치 추적을 해놨다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A씨는 피해자인 여친과 B지점장이 지난달 31일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 안에는 B지점장이 횟집 명함을 보내며 “몇 시쯤 도착하느냐”고 묻는 부분이 담겼다. 이후 피해자는 횟집을 빠져나온 이후로 추정되는 시각 “당신 내가 신고할 거야 각오하라” 등의 메시지를 남겼고, B지점장은 하루 뒤인 지난 1일 “초면에 큰 실수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답장했다.

얼마 뒤 A씨는 원문에 글을 덧붙여 “해당 지점 부장 외 2명이 찾아와 B지점장에 대한 내부 감찰 진행 사실과 사과의 뜻을 전해왔다”며 “월요일 감찰 결과를 말씀해주신다고 하셨다. B지점장과 동석한 인물의 정체도 밝혀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런 일들이 이 업계 음지에서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일이라면 이번 기회에 모든 걸 밝혀내 두 번 다시 재발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인사이드 정용인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