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스가 총리 작심 비판 "종이에 쓰인 내용을 읽고 있을 뿐"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스가 총리 작심 비판 "종이에 쓰인 내용을 읽고 있을 뿐"
  • 승인 2020.12.27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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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사진= YTN 뉴스 캡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가 “일본 정치인의 근본적인 결함이 코로나19에서 드러났다”며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아베 신조 전 총리 등을 비판했다.  

하루키는 27일 일본 주간지 다이아몬드 온라인판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일어난 실수를 각국의 정치인이 어떻게 처리했는지 비교해 보면 일본 정치인들이 최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에 정치인도 전망을 잘 못 하거나 실수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며 “문제는 정치인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발뺌을 하면서 정치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데 있다”고 했다.

하루키는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 초기 일본 내 비판이 일었던 아베 전 총리의 천 마스크 배포 사업과 최근 논란이 된 스가 총리의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정책을 언급했다. 그는 “사람이니까 혼란 속에서 실수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아베노마스크를 나눠준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다’ ‘고투를 지금 한 것은 잘못이었다’라고 말하고 인정하면 된다”며 “그랬다면 국민들도 ‘틀리는 건 어쩔 수 없어, 앞으로 잘하면 돼’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키는 또 일본 총리를 지낸 다나카 가쿠에이,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나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같은 정치인들을 언급하며 “이런 사람들과 비교하면 지금 일본 정치인은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이 서툴다. 지금 총리도 종이에 쓰인 내용을 읽고 있을 뿐이지 않느냐”고 했다. 

하루키는 또 스가 총리가 정부 정책에 반대한 학자들을 일본학술회의 회원 임명에서 배제한 것 등을 두고 "세상이 유연성을 잃게 된다"며 "학술회의에 총체(總體·사물 전체)의 의견과 다른 무언가 문제가 있더라도, 오히려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인사이드 정용인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