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인터뷰] ‘가장 보통의 연애’ 공효진 “미화된 연애 NO, 흑역사 나열한 듯한 이야기”
[인싸인터뷰] ‘가장 보통의 연애’ 공효진 “미화된 연애 NO, 흑역사 나열한 듯한 이야기”
  • 승인 2019.10.0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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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공효진/사진=NEW
배우 공효진/사진=NEW

멜로장인 공블리가 드라마와 영화로 동시에 대중을 만난다. 두 작품 모두 톤은 다르지만 멜로 장르로 그녀의 장점이 극대화된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전 여친에 상처받은 재훈(김래원 분)과 전 남친에 뒤통수 맞은 선영(공효진 분), 이제 막 이별한 두 남녀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현실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최악의 이별을 경험한 이들의 미련, 후회, 분노부터 새로운 사랑에 주저하는 복잡 미묘한 감정까지 연애와 이별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로 차별화된 재미를 전한다.

드라마 촬영으로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 인터뷰를 진행한 공블리는 “예쁘고 미화된 연애가 아니라 진짜 흑역사만 나열한 것 같은 이야기”라며 ‘가장 보통의 연애’의 매력을 언급했다. 

공효진은 영화 속 내용처럼 밤늦게 헤어진 연인에게 연락을 하거나 혹시 메신저 차단을 하진 않았는지 확인하는 경험 등을 떠올리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공효진은 처음 작품을 접했을 때 현실적인 내용과 극의 구성에 매력을 느꼈다.

“신의 배치와 구성이 아주 적절했다고 생각했어요. 시작 부분도 재밌었고요. 처음에 남녀가 썸을 타고 술 마시면서 대화하는 이야기라고 해서 궁금했어요. 그 소재 자체가 재밌었어요. 마침 작품에 관해서 들을 때가 겨울이라 포장마차 같은 정서도 느껴졌어요. 엔딩도 좋았어요. 로코를 비롯해 한국 영화들이 마무리가 아쉬운 경우가 있잖아요. 관객을 편하게 해주려는 배려심이 있는데 저는 그런 배려가 없는 엔딩이 좋아요. 그래야 극장에 나와서 생각을 이어가는 것도 있고요.”

드라마 ‘파스타’, ‘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 ‘괜찮아, 사랑이야’, ‘질투의 화신’ 등 수많은 작품에서 그녀만의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들어온 공효진. 이번 작품에서는 까칠하고 할 말은 하는 성격의 캐릭터로 이전과는 다른 매력을 만들어 낸다. 

“이전까지 했던 캐릭터에 중심에는 온기가 있었어요. 화가 많은 인물이나 정이 많은 인물이나 항상 마음에는 온기가 넘쳤는데 이번 캐릭터는 냉기만 남은 사람이에요. 직장에서의 모습을 봐도 회사에 꼭 있는 ‘자기만 잘난 줄 아는 사람’의 느낌이 있었어요. 우려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영화를 보니 내 친구의 이야기 같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보통 애는 아니잖아요(웃음).”

남녀의 사랑을 다루는 영화인만큼 선영, 재훈의 미묘한 감정들이 영화의 주를 이룬다. 공효진은 영화 속 캐릭터처럼 실제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현장을 리드하며 스크린 안팎으로 김래원을 이끌었다.

“재훈의 이야기가 영화의 기본 플롯이라 생각했어요. 공감도 있을 테고 표면적으로 더 아파하니까. 재훈은 본인이 받은 상처로 계속 자신을 생채기 내는 인물이에요. 다른 방법도 찾지 못하죠. 선영은 큰일을 겪고 이를 계속 타파하려고 하고 이 과정에서 좀 더 리더의 느낌이 생긴 거 같아요. 아무래도 선영이 더 씩씩하게 걸어가는 느낌이 들잖아요. 재훈이 리드당하는 것처럼 김래원 씨도 그랬어요. 전작에서는 리더였는데 이번에는 감독님, 대표님, PD님, 상대배우 모두 여자니까 어색한 느낌. 원래 래원씨가 여자 앞에서 불편해 하는 스타일에요. 진짜 참 남성이에요. 진지하고 점잖아요. 누구를 사랑하면 업고 다닐 것 같은 타입이죠.”

신인시절 드라마 ‘눈사람’에서 만난 두 사람은 16년 만에 영화로 다시 호흡을 맞췄다. 어느덧 대중의 신뢰를 받는 ‘멜로 장인’이 되어 만난 두 사람은 그동안의 성장을 증명이라고 하려는 듯 더욱 진지하게 캐릭터에 몰입하며 완벽한 케미를 만들어냈다.

“너무 코흘리개일 때 만나서 아무래도 그때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진지하게 임했던 거 같아요. 잘 해보이고 싶었어요. 그리고 래원 씨가 워낙 잘하니까 허점을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이 영화는 구조가 일대일로 날이 선 느낌으로 끌고 가는 거라 더 진지하게 임하게끔 만들었던 것 같아요. 불편해서 더 좋은 거 있잖아요. 영화가 더 텐션 있어 보이고 케미가 잘 나온 것 같아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첫 방송부터 호평과 함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가을 극장가에 어울리는 멜로 영화까지 개봉하며 어느 때보다 설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요즘 너무 좋아요. 운인 것 같아요. 특별히 기가 막히게 잘한 게 아닌데 타이밍이 좋았던 게 아닌가 싶어요. 지금 작품들이 응원을 하고 싶은 성향이 있는 거 같아요. ‘동백꽃 필 무렵’의 동백은 착해서 잘 됐으면 하고 힘을 주고 싶은 캐릭터고요. ‘가장 보통의 연애’는 영화계가 침체기인 와중에 작은 예산으로 톡 튀는 영화가 오랜만에 나와서 기를 북돋아주고 싶은 게 있는 거 같아요. 이런 시기가 또 언제 올까 싶어서 즐기려고 해요. 사실 이럴 땐 너무 정신없어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때가 있어요. 그래서 더 기억하려고 해요.”

‘가장 보통의 연애’와 ‘동백꽃 필 무렵’에서 선영과 동백은 운명의 짝을 만난 걸까. 수많은 멜로물에 출연하며 때로는 사랑의 환상을 때로는 사랑의 현실을 일깨우던 공효진. 인터뷰 말미 공효진에게 연애에 대한 환상이 있는지 묻자 운명의 짝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답했다.

“아직 환상이 있어요. 누구나 자기 짝이 있다는 말이 있잖아요. 주변에 보면 오랜 시간 독신으로 지내다가도 갑자기 소울메이트를 만나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있어요. 저는 개인적인 사람이고 나이와 일이 저를 그렇게 만들기도 했어요. 희생하면서 맞춰주는 게 가능할까 싶은 고민이 있어요. 그러다가도 ‘내가 이 사람을 만나려고 이 시간을 기다렸구나’ 하는 사람이 나타날 거라고 생각해요.”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hyuck2@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