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인터뷰]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차승원 “이번 추석 금의환향하고 싶다”…웃음 섞인 따뜻한 바람
[인싸인터뷰]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차승원 “이번 추석 금의환향하고 싶다”…웃음 섞인 따뜻한 바람
  • 승인 2019.09.0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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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승원/사진=YG엔터테인먼트
배우 차승원/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계벽 감독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촬영하면서 감독의 순수함과 착함에 반했어요. 아무래도 작품이 잘돼야 다음에 보기도 좋고(웃음). 오래 두고 보고 싶은 사람이에요. 원래 제가 첫 촬영 앞두고도 잠을 못 자는 사람이 아닌데 요즘은 일찍 눈이 떠져요.”

오랜만에 코미디 장르로 돌아온 차승원에게 개봉을 앞둔 소감을 묻자 감독에 대한 애정을 털어놨다. 좋은 감독과 따뜻한 마음을 담은 작품이라 작품에 대한 애착도 크다. 다행히 얼마 전 시사회에 참석한 차승원은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이 남달랐다며 긍정적인 신호를 받았다.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하루아침에 딸 벼락을 맞은 철수(차승원 분)가 자신의 미스터리한 정체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반전 코미디다. 영화는 애 같은 아빠와 어른 같은 딸의 깜짝 여정을 통해 유쾌한 웃음과 함께 진한 눈물을 유발하는 반전을 선사한다.

“서로 다른 두 개의 결이 있으니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도 힘들었어요. 여러 레퍼런스를 축약해서 만들어 보려는 생각에 유튜브도 봤고 다큐멘터리도 종합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단순한 참고지 특정 인물을 정해서 똑같이 하진 않았어요. 그리고 후반부 소방관 모습에 관해서는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초반부에 톤을 잡는 게 걱정이었고 후반부는 캐릭터보다는 다른 문제로 걱정했어요. 대구 지하철 화재를 다루니까 그런 참사를 대하는 태도가 왜곡되지 않았으면 하는 우려가 있었어요. 다행히 블라인드 시사에서 안 좋은 반응은 없어서 다행이었어요. 촬영하면서도 우리 사회 곳곳에 있는 고마운 분들에 관해 감사하고 주변 사람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영화라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차승원이 연기한 철수는 과거 소방관이었으나 사고로 인해 지적장애를 얻게 된 인물이다. 어느 날 자신에게 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철수는 딸 샛별(엄채영 분)과 뜻밖의 여정을 떠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다. 

“누구나 결핍이 있잖아요. 전혀 도움이 안 될 것 같은 결핍이 있는 아빠와 딸이 험한 세상 속에서 서로에게 큰 힘이 되는 내용에 매력을 느꼈어요. 정말 도움이 안 될 것 같았는데 영화 끝나고 보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잖아요. 철수는 바보가 됐지만 자기 딸에게 만큼은 정말 큰 존재예요. 서로에게 방패가 되어주고 외롭지 않게 해주는 지점에 가장 끌렸어요.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 있다는 건 중요해요. 그리고 가족만큼 의지가 되는 것도 없죠.” 

배우 차승원/사진=YG엔터테인먼트
배우 차승원/사진=YG엔터테인먼트

영화의 메시지에 반하고 감독의 따뜻한 시선에 반한 차승원은 “이번 추석은 금의환향하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의 웃음 섞인 바람에는 철수와 샛별 부녀가 만들어내는 웃음과 눈물이 각박하게 흘러가는 피로사회에서 조금이나마 따뜻한 연쇄작용을 만들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 TV나 영화에도 죽이고 때리는 작품이 많아요. 물론 그런 것도 필요하지만 주변 사람에게 따뜻한 온기가 있다는 것도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살만하죠. 요즘 다들 분노가 많아요. 이건 연쇄작용이에요. 그렇게 안 흘러갔으면 좋겠어요. ‘착한 영화’라고 하면 안 좋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물론 경험하지 못한 강렬한 것들이 스크린에 펼쳐지면 대리만족도 느끼고 카타르시스도 있죠. 그래도 추석에는 저희 같은 영화도 괜찮은 거 같아요.”

차승원은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선생 김봉두’, ‘이장과 군수’ 등 2000년대 코미디 부흥을 이끌어 왔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캐릭터의 중심에는 ‘정’이 있다.

“기본적으로 저는 블랙코미디를 좋아해요. 조금은 부족하고 헐렁한 캐릭터에 훨씬 정이 가요. 그런 걸 하면 아이디어가 풍성해져요. 내가 좋아하는 거니까. 그렇지 않은 걸 할 때는 아무래도 새롭게 만들어야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아요. 기본적으로 저는 어떤 작품과 장르든 인물이 그런 감성을 지니면 좋겠어요.”

1970년생으로 올해 나이 50세인 차승원은 여전히 완벽히 관리된 몸매에 중후함까지 갖춰 많은 후배 배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사실 차승원은 운동을 싫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 몸매를 유지하는 이유에 관해 그는 ‘배우의 의무’라고 밝혔다.

“어떻게 하면 멋지게 나오는지 대충 알지만 낯간지러워요(웃음). 운동을 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건강 때문에도 그렇고 배우 생활을 하는데 있어 제 몸을 신성한 사원처럼 다루고 싶은 거예요. 대중을 상대하는 사람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모습이 있으니 될 수 있으면 밤에 술을 마시는 것도 안하고 하루에 한 번은 꼭 운동하고. 그런 루틴을 갖고 있으려고 해요. 유재석에게 운동을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너무 싫은데 해야 하니까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래요. 나와의 약속이 있으니 지키면서 살려고 하는 거죠. 그게 쌓이니 지금 제 나이의 다른 분들보다 몸을 유지하고 있죠. 저야 시간도 많으니까 해야죠. 배우로서 의무인 거예요.”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hyuck2@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