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인터뷰] 박정민 “‘타짜: 원 아이드 잭’, 하라는 말이 듣고 싶었던 작품”
[인싸인터뷰] 박정민 “‘타짜: 원 아이드 잭’, 하라는 말이 듣고 싶었던 작품”
  • 승인 2019.09.0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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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정민/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정민/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파수꾼’으로 얼굴을 알린 박정민은 ‘동주’를 시작으로 ‘사바하’에 이르기까지 매 작품 진한 인장을 남기며 대중의 신뢰를 받는 배우로 성장했다. 올해 ‘사바하’에 이어 박정민은 수많은 대작들이 맞붙는 추석 연휴에 주연작으로 다시 관객을 찾는다.

박정민은 수많은 팬을 양산한 ‘타짜’의 명맥을 이어가는 작품의 주인공으로 스크린의 중심에 섰다. 박정민 역시 ‘타짜’의 팬으로서 ‘타짜-신의 손’ 조연 오디션을 본 적도 있다. 세 번째 작품인 ‘타짜: 원 아이드 잭’ 주연 제안을 받은 박정민은 시리즈를 이어가는 주연이라는 무게감이 고민이 많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하던 박정민은 출연을 하지 말라는 사람들에게 설득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출연을 결심했다.

“저도 ‘타짜’의 엄청난 팬이니까 그 명맥을 이어가는 시리즈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이 부담이면서 동시에 좋았어요. 걱정도 되지만 많은 분들이 아는 영화의 주인공이 되는 건 감사한 일이죠. 원래 시나리오를 보고 작품을 고민할 때 주변에 물어보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이번에는 주변의 의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물었는데 반반이었어요. 그런데 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시는 사람들에게 제가 주석을 달고 있더라고요. 시나리오도 재밌고 승범이 형이 물망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하는 제 모습이 멍청하더라고요(웃음). 결국 하고 싶었던 거예요. 하라는 말이 듣고 싶었던 거 같아요.”

과장되지 않은 연기로 현실에 발붙인 인물을 그려오던 박정민은 ‘타짜: 원 아이드 잭’에서는 캐릭터를 접근하는 방식부터 달랐다. 생생한 캐릭터의 묘미가 있는 장르영화인만큼 이전 연기에 기대지 않고 새롭게 인물을 그리고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고심했다.

“모든 작품이 그런 건 아니지만 제가 그동안 했던 캐릭터는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을 영화 안에 데려온 것들이 많았어요. 이 표현을 좋아하진 않지만 ‘현실적인 연기’를 하다가 어쨌든 이번 영화는 캐릭터를 보는 맛이 있어야 하잖아요. 수많은 캐릭터들이 화면에서 튀어나오는 영화니까 제가 하던 방식, 편하고 그나마 잘하는 방식에 기대면 안 되겠다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타짜: 원 아이드 잭’은 전작들에 비해 팀플레이가 돋보인다. 애꾸가 팀을 꾸리는 것으로 시작해 모든 캐릭터들이 각자 역할에 맞게 행동하고 작전을 수행한다. 때문에 배우들의 호흡이 특히 중요했고 박정민은 “감동적일 정도”라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연기 호흡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어요. 다들 너무나 좋은 사람이고 서로 좋아하고 가족 같이 영화를 생각했어요. 주연과 조연에 경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영화를 사랑했어요. 거기서 나오는 시너지는 무시 못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서로 믿고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현장이었어요. 승범이 형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촬영 전에 만나서 친해졌고 권해요 선배님, 광수 형 지연이는 원래 인연이 있었어요. 유화 누나와 우현 선배는 성격이 너무 좋아서 한두 번 만에 바로 친해졌어요. 후배 연기를 존중해주시니 저는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죠. 아직도 감동적일 정도로 좋았어요.”

어려서부터 류승범을 보며 배우의 꿈을 키웠던 박정민은 촬영 전 류승범에게 편지를 써서 전했다는 일화가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팬레터였어요. 작품을 하고 싶다는 내용이 아니었어요. 제가 만약 선배인데 잘 모를 수도 있는 까마득한 후배가 그런 편지를 써서 준다면 어떨까 생각해봤는데 잘 모르겠고 우려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선배님 보면서 꿈을 키웠고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마음을 전달했어요. 번호도 모르고 외국에 계시니 마주칠 일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감독님을 통해서 보낸 거죠. 처음 뵐 때 편지 잘 읽었다고 해서 기분 좋았어요. 언론 시사회 때도 언급해주셔서 감동스러웠죠.”

매력적인 캐릭터를 위해 박정민은 20kg에 가까운 감량을 시도했다.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도일출 캐릭터는 더욱 날렵한 모습으로 변화하며 빠르게 진행되는 극의 전개에 힘을 보탠다. 또한 그는 ‘타짜: 원 와이드 잭’에서 베드신에도 도전하며 이전에 없던 배우 박정민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광수 씨 촬영을 구경 갔는데 정신이 탈탈 털려있더라고요(웃음). 저도 나중에 찍어야 하니 걱정이었죠. 광수 형이 노출신 때문에 닭 가슴살도 많이 먹고 몸 관리를 잘 했어요. 몸이 좋은 형이라 부럽더라고요. 저도 보통의 베드신은 처음이라 어렵더라고요. 부담도 많이 됐고 상대 배우는 더 힘들었을 거예요. 사실 유화 누나 덕분에 무사히 금방 끝낼 수 있었어요. 워낙 성격이 좋아요. 표현이 이상하지만 즐겁게 촬영하고 빨리 마쳤어요.”

배우 박정민/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정민/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타짜들의 치열한 대결을 그려온 ‘타짜’ 시리즈의 묘미는 목숨을 건 마지막 도박이다. ‘타짜’에서 고니(조승우 분)와 아귀(김윤석 분)의 대결은 여전히 회자되는 명장면이자 차기작이 넘어서야 하는 산이기도 하다.

“‘타짜’의 마지막 대결은 모두가 대사를 외울 정도로 유명해서 그 아성을 깨려는 생각은 건방진 것 같아요. 다른 결로 가자는 게 감독님과 저의 생각이었어요. 반전도 있어서 같은 컷을 봐도 뉘앙스가 다르게 느껴져요. 영리한 선택인 것 같아요. 감독님과 신마다 이야기 나누고 계산하면서 연기하느라 다들 머리는 아팠죠.” 

‘타짜: 원 아이드 잭’ 이후 박정민은 영화 ‘사냥의 시간’(가제), ‘시동’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쉼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온 박정민은 최근 여유가 생겨 책방 운영과 여행으로 시간을 보냈다. ‘타짜: 원 아이드 잭’ 개봉 이후 계획을 묻자 박정민은 “다시 열심히 일할 것”이라며 여전한 연기 열정을 내비쳤다.

“앞으로 정신없이 촬영할 것 같아요. 한 달반 전까지 정신없이 촬영하다 요즘 쉬고 있었어요. 너무 나태해지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을 놓고 있다가 며칠 전부터 이제는 조금씩 조일 시기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책방 사장으로 지냈나 싶기도 하고요(웃음). 여행도 나왔고 놀았으니 이정도면 된 것 같아요. 다시 열심히 일하고 그 안에서 보람을 느껴야죠.”

끝으로 박정민은 관람을 앞둔 예비 관객들에게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거 같아요. 기존 ‘타짜’와는 다른 냄새도 나고요.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어요. 그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이에요”라며 귀여운 추천 멘트를 남겼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hyuck2@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