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들: 풍문조작단’ 가지 들어 올린 정이품송·원각사 꽃비…세조실록 속 ‘언빌리버블 스토리’
‘광대들: 풍문조작단’ 가지 들어 올린 정이품송·원각사 꽃비…세조실록 속 ‘언빌리버블 스토리’
  • 승인 2019.08.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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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 스틸/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 스틸/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세조실록 뒤에 역사를 뒤바꾼 광대들이 있었다는 상상력을 더한 팩션 사극 ‘광대들: 풍문조작단’이 세조실록에 기록된 믿기 어려운 이적현상을 소개한다.

#세조 10년 음력 2월

속리산 소나무가 스스로 가지를 들어올리다

속리산 법주사로 행차하던 세조 앞에 오래된 소나무 가지가 길을 막았다. 그 때 소나무가 스스로 가지를 번쩍 들어올려 세조의 가마가 지나도록 길을 비켜주었다. 그 모습이 마치 부처님 손과 같아 세조는 소나무에 정2품의 벼슬을 내렸고, 그 소나무는 지금까지 ‘정이품송’으로 불리고 있다.

‘정이품송’ 에피소드는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에서 한명회의 명으로 세조의 미담을 조작하게 된 광대패 5인방이 처음으로 맡은 미션이다.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흔드는 광대들이 권력의 실세 한명회에 발탁되어 세조에 대한 미담을 만들어내면서 역사를 뒤바꾸는 이야기. 성공적으로 첫 미담을 퍼뜨린 광대패는 한양으로 부름을 받고 본격적인 풍문 조작에 돌입한다.

#세조 10년 5월 2일

회암사 법회 중 부처님이 현신하다

세조 10년 5월 2일, 회암사에서 법회를 올리던 중 환한 빛과 채색 안개가 공중에 가득 차더니 부처님이 실제로 나타났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이 상서로운 광경 또한 풍문조작단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눈보다 빠른 몸놀림의 재주 담당 팔풍이 오색 연막탄을 매달고 바람처럼 달려 만들어낸 채색 안개 위로 떠오른 부처의 정체는 과연 누구일지,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세조 10년 6월 19일

원각사 위, 황색 구름이 둘러싸고 꽃비가 내리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세조 10년 6월 19일, 원각사에서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원각사 위를 황색 구름이 가득 둘러싸고 사방에서 꽃비가 내린 것. 그 향기가 공중에 가득했으며 도성 사람, 시녀들이 이 광경을 보지 않은 이가 없었다고 전해진다. 극 중에서 풍문조작단은 하나하나 직접 딴 꽃잎과 연막탄, 그리고 풍등을 이용해 도성 사람들이 넋을 잃을 만큼 환상적인 장면을 감쪽같이 연출해냈다. 

#세조 12년 윤 3월 28일

금강산 순행 중 담무갈보살과 권속들이 나타나다

세조가 금강산 순행하던 중 땅이 진동하고 황금빛 하늘에서 꽃비가 쏟아졌다. 이윽고 화엄경 속 담무갈보살이 1만 2천 보살의 권속과 함께 나타났고 그 길이가 하늘에 닿았다는 놀라운 기록. 이는 극 중 풍문조작단의 무대 중에서도 가장 큰 스케일을 자랑한다. 대나무로 약 48m에 달하는 뼈대를 지어 미술 담당 진상이 담무갈보살의 얼굴을 그려 넣고, 기술 담당 홍칠이 금가루를 개어 바른 원형 판을 머리 뒤에 부착한 뒤 금강산 한복판에 띄워 올린다. 음향 담당 근덕이 예사롭지 않은 효과음으로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연출한 덕호가 거울을 통해 햇빛을 반사시켜 강렬한 후광을 뿜어내면 역사에 길이 남을 담무갈보살이 완성된다. 

#세조 12년 가을

목욕 중인 ‘세조’ 앞에 문수보살이 나타나다

집권 말기 극심한 피부병을 앓던 세조는 부처님의 힘으로 이를 치료하고자 오대산을 찾았다. 기도를 올리고 오대천에서 몸을 씻던 중, 한 동자승이 나타나 그의 등을 밀어주었다. 목욕을 마친 후 “문수보살을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며 동자승은 홀연히 사라졌는데, 그 후 세조의 몸에 났던 종기가 씻은 듯이 나아 크게 감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야말로 하늘의 뜻이 세조에게 있지 않고서 일어날 수 없는 이 일화는 영화 속 풍문조작단이 과연 이를 어떻게 구현했을지, 그 방법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세조 13년

상원사 고양이가 ‘세조’의 목숨을 구하다

병을 고친 이듬해 봄, 세조는 다시 오대산 상원사를 찾았다. 기도를 올리기 위해 법당에 들어가려는데 별안간 고양이 한 마리가 튀어나와 세조의 옷자락을 물고 가지 못하게 막았다. 이에 이상한 예감이 든 세조는 법당 안팎을 샅샅이 뒤졌고, 불상 아래 숨어 있던 자객을 발견했다. 세조는 목숨을 구해준 고양이를 위해 상원사에 고양이 석상을 세우고 논과 밭을 상으로 내렸다. 이 또한 풍문조작단이 기획한 판으로, 고양이까지 섭외한 그들의 귀신 같은 솜씨가 영화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가 모아진다. 

세조실록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기상천외한 팩션 사극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오는 8월 21일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hyuck2@newsinside.kr]